우상호 "이재명 끌어들여 전대 룰 반발, 과하다"


당무위서 수정 의결 여지…'박지현 출마 불허' 입장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전당대회 룰로 당내 잡음이 커지고 있는 데 대해 당무위에서 수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는 우 위원장. /이선화 기자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일부 의원과 지지자들이 반발하는 8·28 전당대회 규칙과 관련해 당무위원회에서 재논의할 수 있다고 6일 밝혔다. 당대표 출마를 위해 '피선거권 자격' 유권해석을 해달라는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 요구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우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비대위가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안을 일부 수정한 것을 두고 '이재명 죽이기'라는 일각의 주장에 반박했다. 그는 "우리 당이 아직은 이런 식의 음모론적 시각들이 상당히 문제다. 예를 들어 제가 이재명 후보의 선대본부장을 한 사람인데 이재명 후보 떨어뜨리기 위한 제도를 설계하겠나. 한 나라의 대통령 후보까지 하신 분이 중앙위원회 컷오프에 떨어진다는 게 말이 되나"라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룰을 만들어 달라' 이렇게 요청하는 것 같으면 솔직한 것이다. 이재명 후보까지 끌고 들어가는 건 좀 과했다"라고 했다. 다만 이 의원을 앞세워 전대 룰에 반발하는 주체를 특정해달라는 사회자 물음에는 "슬슬 싸움을 부추기신다"라고 웃으며 언급을 피했다.

비대위는 전대 룰과 관련해 강한 반발에 직면한 상황이다. 앞서 전준위는 지난 4일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 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하는 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비대위는 이를 뒤집고 현행처럼 중앙위원 투표만 100%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또 비대위는 최고위원 선출 시 행사하는 1인 2표 중 1표를 자신이 속한 권역 출신 후보에게 행사하도록 하는 수정안을 내놓았다. 이에 민주당 의원 39명은 공개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강성 지지자들은 중앙당사 앞에서 시위에 나섰다.

이와 관련, 그는 전준위가 제안한 '컷오프 국민 여론 30% 반영'은 제도적 불안정성이 있어 현행 '중앙위 컷오프제' 유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 위원장은 "본선에서 당심과 민심 반영비율을 높였으나 당원들의 요구를 상당히 수용한 거 아니냐, 이렇게 판단했고, 예비 심사제도가 만약에 30% 여론조사가 대표 경선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지만 최고위원 후보를 압축할 때는 상당히 변별력에 문제가 있을 것 같다, 이런 실무적 고민을 했던 것"이라며 비대위 수정안을 내놓은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우 위원장은 이날 당무위에서 전대 룰을 수정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그는 "비대위에서 수정을 한 내용은 또 오늘 당무위원회에서 또 수정될 수 있다. 그것은 항상 그 윗급의 회의에서 여러 가지 문제들을 다 검토해서 조정할 수 있는 것"이라며 "지금 이 문제의 본질은 전준위안과 비대위에서 수정한 안에 조금 이견이 있다는 것 아니겠나. 그걸 당무위원회에서 조정하거나 당무위에서 한쪽의 의견을 폭넓게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권역별 투표제' 도입에 대해선 문제 제기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우 위원장은 "최근에 지도부 구성이 되게 치우쳐 있기 때문에 지역 여론을 반영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보자 하는 것이 이 제도의 취지"라며 "제도가 조금 너무 강제적이다, 이런 지적도 일리가 있어서 그거는 오늘 당무위원회에서 열어놓고 의논해 보자, 이런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대위가 전준위가 마련한 전대 룰을 사전 교감 없이 뒤집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반박했다. 안규백 전준위원장은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며 전날(5일) 위원장직을 사퇴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우 위원장은 "물론 전준위원장님과 일부 비대위원 사이에 견해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소통의 문제는 아니었다. 일요일 저녁에 3시간 이상을 충분히 맥주 한잔하면서 나눴던 대화들이 있다. 그리고 전준위에 이러이러한 문제들을 좀 반영해 달라고 비대위원들이 오히려 요청을 했었다"라고 했다. 이어 "항상 지도부는 기존의 룰을 수정할 때 그 수정할 근거가 무엇인가, 거기서 따르는 부작용은 없는가 늘 검토하게 돼 있다"며 "전준위는 주로 대폭 수정한 안을 가져온 것이고 그중에서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수정안은 받아들였다"고 강조했다.

강성 지지자들의 당사 점거시위 등 반발에 대해선 "이분들의 열정과 마음을 이해하는데 사실은 어떤 결정을 내려도, 어떤 제도를 도입해도 완벽한 룰은 없다"며 "좀 차분하게 이 결정 과정을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우 위원장은 박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자격을 위한 '피선거권 유권해석' 요구에 선을 그었다. 당규상 당직 피선거권을 가지려면 이달 1일 기준으로 6개월 이전에 입당한 권리당원이어야 한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입당한 박 전 위원장은 당무위 의결이 있어야만 전당대회에 출마할 수 있다. 민주당 비대위는 예외를 인정하지 않겠다면서 박 전 위원장 출마를 사실상 불허했는데,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이 지난 4월 비대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피선거권을 획득했다며 명확한 유권해석을 요청한 상태다.

이에 대해 우 위원장은 "박 전 위원장 말은 충분히 이해한다. 한 번 내려진 비대위원들의 유권해석을 필요하다면 오늘 당무위원회에서 제가 한 번,당무위원들 의견을 한번 물어보겠다"면서도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6개월 조항 선출직으로 나가는 문제 그거에 대해서는 조금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 않겠나"라고 선을 그었다. 박 전 위원장을 '토사구팽'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박지현 위원장, 당의 소중한 인재고 또 충분히 여러 가지 도전이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입당한 지 6개월이 안 된 그 조항 자체를 이 박지현 위원장에게만 예외로 인정하는 것이 공정성 시비가 걸릴 가능성이 크고 그것이 박지현 위원장 본인에게도 좋은 결과를 낳기는 어렵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이 결정을 잘 이해해 주고 앞으로 다음 도전을 잘 준비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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