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카드 꺼내든 국민의힘, 2년뒤 '총선' 승리 노린다


공천 과정 전면 수정 예고…인선과 규모는 '아직'

국민의힘이 2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대비해 개혁의 칼을 빼들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지난 2일 당내 혁신위원회 설치를 의결했다. 이준석 대표는 혁신위원장으로 감사원장 출신인 최재형 의웡늘 임명했다. /이선화 기자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6‧1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국민의힘이 '절대 오만하지 않고 민심을 받들겠다'며 몸을 낮췄다. 축배를 들기보단 2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 때까지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이에 국민의힘은 선거가 끝나자마자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켜 정당 개혁을 예고했다.

'12:5' 국민의힘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자치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받아든 성적표다. 당초 국민의힘은 과반을 넘기는 9곳에서의 승리를 기대했었다. 하지만 3개월 전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 흐름의 영향 탓일까.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은 12곳에서 승리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는 불과 4년 전, 탄핵 정국 속에 치러진 제7회 지선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단 2곳만을 수성하는 대패를 맛봤다.

롤러코스터 같은 매서운 민심을 직접 겪은 탓인지, 국민의힘은 선거가 끝나자마자 자축보다는 채찍질을 택하며 내부 진열을 빠르게 다듬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방선거 직후인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에 혁신위원회를 설치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겸손의 자세를 강조하며 "2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대비해 혁신과 개혁의 기치를 내려놓으면 안 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혁신위원장으로 감사원장 출신인 최재형 의원을 임명했다.

그간 국민의힘은 공천과 인선 과정에 있어 '윤석열 대통령 선호에 따라 결정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혁신위 설치를 통해 공천 신뢰도를 높여 당원은 물론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겠다는 목표가 돋보인다. 특정 인물이 공천 과정에 개입하는 등 부정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겠다는 것이다.

최 위원장도 "(혁신위 운영에 있어) 권력자나 특정 개인에 의해 좌우되지 않고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당이 대대적인 공천 개혁을 선언한 만큼, 혁신위가 후보자의 당위성과 경쟁력을 높여 향후 전국단위 선거에서 다시 한번 승리를 거두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다만, 혁신위 인선과 규모에 대한 구체적 사항은 아직까지 부재하다. 최고위원 한 명 씩의 추천을 받아 9명으로 구성한다는 대략적인 밑그림만 존재한다. 이를 두고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위해 국민의힘이 서둘러 혁신위를 추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필두로 추진되는 혁신위에는 으뜸 당원 제도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이는 그간 공정의 잣대를 능력으로 평가한 이 대표의 의지로도 읽힌다. 지지층 결집을 끌어내려는 전략인 것이다. /이선화 기자

혁신위는 또 '으뜸 당원'을 도입하는 등 당원 시스템 검토 작업도 구상 중이다. 으뜸 당원은 이 대표가 계획 중인 일종의 '엘리트 당원'으로, 1년에 일정 시간 이상 이수 교육을 받은 뒤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이 대표가 그간 '공정'의 잣대를 능력으로 평가한 만큼, 혁신위에도 능력주의를 도입해 지지층 결집을 끌어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혁신위 추진은 민주당으로부터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민주당과 대비돼, 분명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선거에 이긴 뒤에도 겸손하다는 인상을 남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혁신' 이슈로 인해 윤 대통령의 '허니문' 기간이 분산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혁신하겠다는 의지는 좋으나 갑작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당내 의원들과 함께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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