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선'에 민주당 인사들 '나 혼자 산다' 쓴소리


이원욱 "상처 뿐인 영광", 박지원 "당은 죽고 자기만 살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일 새벽 인천 계양구 경명대로 캠프사무실을 찾아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인천=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6·1 지방선거에서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이 확실해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을 두고 민주당 인사들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이들은 비록 이 위원장이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을지라도, 당 전체를 승리로 이끌지는 못 했다는 '책임론'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1일 밤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TV 3사, JTBC 출구조사를 시청하고 밖으로 나와 정처없이 걷습니다. 이 책임을 누가 질까요"라고 적었다.

이어 "自生黨死(자생당사) 자기는 살고 당은 죽는다는 말이 당내에 유행한다더니. 국민의 판단은 항상 정확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박 전 원장이 이 위원장을 저격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또 박 전 원장은 "광주의 투표율을 보시며 길을 찾으세요"라고 전했다. 이번 선거에서 광주광역시 투표율은 37.7%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호남 지역의 민주당을 향한 실망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설치된 민주당 상황실에서 출구조사를 시청한 후 의원회관을 떠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마지막으로 박 전 원장은 "세계적 항공사 JAL(일본항공)이 방만한 경영으로 상장 폐지되고 3년간 피나는 구조조정 후 다시 상장하며 당시 회장이 ‘망(亡)하니까 보이더라’라고 했다. 당생자사(黨生自死), 당이 살고 자기가 죽어야 국민이 감동합니다"며 민주당을 향한 쓴소리를 연이어 남겼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 위원장의 당선이 확실시된 이후 페이스북에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라며 비판에 가까운 축하 인사를 남겼다. '상처뿐인 영광'은 민주당이 전국에서 열세 속인 상황에서 이 위원장이 홀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게 된 데에 대한 비유인 것으로 보인다.

19대 국회 국회부의장이었던 이석현 전 민주당 의원도 2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명 살고 다 죽었군요. 험난한 역사 속에 부대끼며 생존해 온 민주당 70년을 돌아 본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면피용 반성문, 진정성 없는 혁신에 국민은 식상하다"라며 "쇄신은 책임 큰 사람들이 물러나는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당을 향한 쓴소리를 남겼다.

이날 공개된 지상파 3사 (KBS·MBC·SBS) 출구조사에 따르면 17개 광역단체장 중 민주당이 앞선 곳은 4곳뿐이었다. 국회에 마련된 중앙당 개표 상황실은 당의 참패로 출구조사 공개 30분 만에 대부분 인원이 철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한편 이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선거 캠프에서 당선 확실 소감을 전하며 "지역 주민들이 바라는 대로 성실하게 역량을 발휘해서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최대한 잘 해내겠다"고 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선거 결과에 관해서는 "이번 선거는 예상됐던 대로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과 엄중한 경고를 겸허히 잘 받들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선거 책임론'이 함께 제기되는 당 비대위는 2일 오전 10시 비공개 회의를 열고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한 지도부 총사퇴 여부를 최종 확정해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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