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리더' 이준석 '맑음' 박지현 '흐림'…가열되는 '표심' 대결


전국 곳곳 누비며 유세…'대국민 호소' 공방도

여야 청년 정치인들의 종횡무진 선거 유세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사진은 지난달 3일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 74회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박지현(왼쪽)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행사에 참가한 모습. /인수위사진기자단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여야가 6·1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청년 리더들의 종횡무진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지난 19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전국 곳곳을 누비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민심을 잡기 위한 여론전도 마다치 않는다. 이준석 국민의당 대표와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얘기다.

이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총성이 울린 이후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9일 자정 충남 천안을 찾은 것을 시작으로, 오전에는 인천에서 중앙선대위 현장회의를 열어 '국정안정론'을 설파하고 GTX 노선 등 지역 숙원사업 해결을 약속했다. 경합 지역인 충남과 인천의 승기를 잡기 위한 행보였다.

20일 오전엔 광주 전남대 앞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오후에는 경기 용인의 단국대를 찾아 대학생들과 차담회를 했다. 청년세대 표심을 겨냥한 맞춤형 일정이었다. 애초 예정에 없던 일정을 추가해 밤 9시 인천 계양구 유세의 선봉장으로 나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견제하기도 했다.

다음 날에도 새벽부터 광주를 찾은 데 이어 강원 홍천과 춘천을 누볐다. 거리로만 1000km가 넘는 동선이다. 이후 경북 영천·경주·포항·울산·부산·창원 등 국민의힘의 표밭인 영남권을 훑은 이 대표는 경기 군포와 서울 유세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인천 계양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집중 견제하기 위해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총성이 울린 이후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9일 인천 부평 문화의 거리에서 이 대표가 지지자들과 인사하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이런 숨 가쁜 지방선거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윤석열 대통령 주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초청 만찬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 한덕수 국무총리 예방 접견 등 여당 대표로서 굵직한 행사도 챙겼다. 이 대표는 26일 기준 하루 평균 7개 정도 일정을 해결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전국을 돌아다니는 일정 자체뿐 아니라 유권자 한분 한분과 만나 인사하고 연설하는 것도 체력 소모가 크다"면서 "이동하는 중 잠깐씩 숨을 돌리긴 하지만 각종 보고와 지역별 공약, 현안 이슈를 직접 챙겨야 하기에 쉴 틈이 없다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박 위원장의 현장 유세 일정은 이 대표보다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다. 하지만 각종 라디오 인터뷰는 물론 인천·대구·구미·대전·안성·서울·김포·일산·부천·강릉 등 전국의 주요 격전지를 찾아 해당 지역 시장·구청장 후보를 지원사격했다. 마찬가지로 이 대표처럼 주요 행사 역시 빠트리지 않았다.

세심한 온라인 홍보도 눈길을 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이 다녀온 유세 현장 사진과 해당 지역 후보를 소개하는 글을 올리며 유권자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여성과 관련한 행보는 이 대표와 차별화된 부분이다. 지난 19일 대전에서 20·30 여성들과 만나 젠더 문제 등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던 일정이 대표적이다. 다만 현재까지 여성 표심을 노리는 행보는 드물다.

두 청년 정치인이 대국민 메시지로 맞붙은 것은 이번 지방선거 운동에서 백미로 꼽힐 듯하다. 서로 민심을 잡기 위한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인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박 위원장이 포문을 열었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개딸 현상이라 불리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지지에 대해 팬덤 정치라고 하는 것이 지금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박 위원장은 지난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팬덤정당이 아니라 대중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우리 편의 큰 잘못은 감싸고 상대편의 작은 잘못은 비난하는 잘못된 정치문화를 바꾸겠다"고 했다.

그는 "요즘 전국을 돌며 유세 현장을 다니고 있다. 시민들의 격려도 많았지만 '왜 반성해야 하는 사람들이 다 나오냐'고 아픈 소리도 들었다"며 "정말 면목이 없고 정말 많이 잘못했다.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더 사과드리겠다"고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이른바 '읍소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자 이 대표가 애초 예정에 없던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발 윤석열 정부가 거대 야당의 무리한 발목잡기를 뚫고 원 없이 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저희를 신뢰해 주시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방정부를 맡겨주신다면 다른 생각하지 않고 윤석열 정부에 지역공약들을 성실하게 실천해 내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며 "저희에게 4년을 맡겨 보신 후 그 성과가 좋지 않다면 저희는 다음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것이고 그 뒤에 치러질 다음 대선에서도 심판받을 것"이라고 신뢰를 당부했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각 당과 함께 두 청년 정치인의 희비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분위기가 다르다. 이 대표는 '국정안정론'을 설파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어려움에 처했다. '586(50대·80년대 학번·60대년생) 정치인 용퇴론' '팬덤정치 결별' 등 쇄신안을 발표한 이후 당이 혼란에 빠졌다. 27일부터 이틀간 사전투표가 실시되는 가운데 한 표라도 더 얻으려는 두 청년 정치인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shincombi@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