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첫 NSC 주재한 尹대통령 눈길..."왜 머리가?"


민주당, 암울한 여론조사 결과에 '투표 읍소' 전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5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른 첫 NSC를 주재하기 위해 이날 오전 평소보다 90분가량 일찍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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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리=허주열 기자]

◆北, '장·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머리 손질도 못하고 출근한 尹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5일 처음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했어. 북한이 이날 오전 6시 신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95분 만에 열린 회의였어. 이 사이 급박한 일들이 있었다고?

-윤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 옛 국방부 청사로 옮기면서, 인근에 관저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 북한의 중대한 도발과 같은 비상 상황 발생 시 NSC를 즉각 열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어. 당장 더불어민주당 쪽에선 지난 12일 북한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도발(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 발사)을 했을 때 윤 대통령 주재 NSC가 아닌 국가안보실장 주재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연 것을 두고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지.

-이를 염두에 둔 듯 25일 오전 6시부터 42분간 북한이 동해상으로 ICBM 한 발과 SRBM(단거리탄도미사일) 두 발을 쐈을 때는 상황이 좀 달랐어. 통상 9시쯤 출근하는 윤 대통령은 이날은 90분가량 일찍 헤어스타일을 평소처럼 정돈하지 않고 앞머리가 흘러내린 상태로 출근했어. 윤 대통령의 서초동 자택에서 용산 집무실까지는 8분가량 걸리는데, 급하게 온 듯한 모습이었어.

2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하기 위한 윤석열 대통령 주재 NSC가 열리고 있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최초 보고는 언제 받은 거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NSC 사무처장 겸직)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전 6시 3분께 대통령께 보고가 됐다. 위기관리센터장이 먼저 관저 재택 부속실 직원에게 즉시 알려달라고 전화를 했고, 그다음에 10여 분 지나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대통령께 유선전화를 드려서 (대응) 회의체를 어떻게 할지 점검하고 있으니 다른 날보다 조금 일찍 출근할 것을 권유했다"고 설명했어. 김 1차장은 또 "두 번째 발사(6시 37분)가 이루어지기 전에 대통령을 모시고 NSC를 해야겠다고 결정했다"고 했어. 이후 대통령실 측은 당초 출입기자들에게 7시 30분에 NSC가 열릴 예정이라고 공지했는데, 실제로는 7시 35분에 열렸어. 당초 공지한 것보다 5분 늦어진 것에 대해 김 1차장은 "사전 비공개 보도를 거쳐서 7시 35분에 시작했다"고 설명했어. 아마 관련한 보고 내용을 취합하면서 윤 대통령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1시간가량 걸렸던 것 같아.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도 달랐지?

-대화를 통한 비핵화를 강조했던 전임 정부는 북한의 도발을 강하게 비판하기보다는 '유감' 표명 정도만 하는 경우가 많았어.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맞대응으로 한국군이 현무-2 지대지미사일을 쏘고, 미군도 에이태킴스(ATCCMS) 지대지미사일을 쐈어. 또 우리 군 F-15 전투기가 '엘리펀트 워킹'을 하는 영상을 공개해 막강한 공중전투 능력을 가진 30여 대의 우리나라 전투기가 우리나라 영공을 언제든지 떠서 지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지. 이러한 군사적 조치 외에도 박진 외교부 장관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이어 김성한 안보실장이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를 하면서 북한의 위협에 한미가 즉각 공조해 대응하기로 했어. 특히 김 1차장은 "북한이 모종의 군사 조치를 할 때 거기에 대해서 반드시 상응하는 후속 조치가 따른다는 것을 보여 줄 것"이라고 했는데,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한 '강 대 강' 대치가 북한의 도발 행위를 위축시키거나, 못 하게 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밀리는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여론조사를 믿지 말라며 끝까지 해 봐야 할 수 있다는 태도를 유지 중이다. /송영길 캠프 제공

◆위기의 민주당, 지지자에 투표 참여 거듭 호소

-26일부터 6·1 지방선거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이야. 깜깜이 국면에 접어들었는데, 그간 나온 조사들은 대체로 민주당이 열세라는 결과가 많았지?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사 3사가 지난 23일부터 25일 공동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국민의힘 우세 지역은 9곳, 더불어민주당 우세 지역은 4곳으로 나타났어. 경기, 인천, 대전, 세종 4곳은 양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을 벌였고.(95% 신뢰수준 ±3.1~3.5%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정당 지지도의 경우 헤럴드경제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23~24일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5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물었더니, 국민의힘은 48.7%, 민주당은 34.8%의 지지를 얻었어. 이외에도 오차범위 밖 격차가 이어지는 조사들이 줄을 이었어. 여기에 쉬운 승리가 점쳐졌던 이재명 민주당 계양을 보궐선거 후보까지 최근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발표돼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어.

-민주당의 반응은 어때?

-이재명 인천 계양을 후보는 이런 결과들에 대해 "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우리 후보들이 전체적으로 어려운데 저라고 예외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어. 민주당에 싸늘한 민심이 대선 후보였던 자신에게도 적용된다는 취지의 발언이야. 그런데 다음 날 이 후보는 라디오에 출연해 "특히 지방선거에서 ARS 조사 결과는 실제 최종 결과와 잘 안 맞는 경향이 많다"며 "현장의 반응은 그 ARS 조사 결과와는 많이 다르다"고 했어. 응답률이 낮은 전화 조사는 정확도가 떨어지고 정치 적극 참여자들만 받는다는 게 이 후보의 주장이야.

-이런 상황에서 처음으로 이 후보가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뒤처진다는 결과를 낸 여론조사 업체의 경우 시민단체에 고발당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어.

-이 후보도 위기 의식을 느꼈는지 투표를 적극 독려 중이라도?

-맞아. 이 후보는 SNS를 통해 계양 주민들의 투표를 독려하고 있어. 자신의 지지자들에게는 '계양 구민을 찾으라'는 미션(?)을 던지기도 했지. 그는 "'계양을 보궐선거’ 계산동, 계양동 지인 찾아 투표 독려해달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자신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인천 계양을 연고자 찾기 부탁하잖아…"라며 "인천 계양을(계산 1·2·3·4동, 계양 1·2·3동) 연고자 찾아 투표 독려하는 메시지 전화 부탁하잖아. 주변에 많이 알려주라잖아"라는 내용의 글을 썼어.

이 후보는 자신의 팬카페 재명이네마을에 계양을 연고자에게 투표를 독려해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재명이네 마을 갈무리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경우에도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여론조사에서 약 20%포인트 차이로 뒤처진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어. 앞서 언급한 지상파 3사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는 오 후보가 53.6%, 송 후보가 31.2%지.

-송 후보는 표 차에 대해서 어떤 반응이야?

-'여론조사는 안 믿는다, 투표하면 이긴다'고 외치고 있어. 지난 26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집중 유세를 진행한 송 후보는 "지금 이 여론조사가 말이 되나"라며 "지금 이대로 그냥 오 후보가 돼 버리면 아무런 느낌이 없지 않겠나"라며 서울시민의 지지를 호소했지.

-서울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우상호 의원은 2010년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와 당시 오 후보의 대결 양상을 소환했어. 그는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 후보도 여론조사에선 18%포인트로 진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0.6%p 차이로 졌다"면서 여론조사를 보지 말라고 했지. 민주당이 뒤처지는 여론조사 결과 때문에 투표를 안 하면 '아깝게' 질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야.

-서울 지역구인 고민정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론조사는 투표가 아니다. 투표하면 이긴다"는 내용의 사진을 올렸어. 내용에는 통상 보수층의 여론조사 응답률이 더 높기 때문에 민주당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야.

-27일부터 사전투표도 시작되고 지방선거 전 마지막 주말에는 후보들이 총력을 다해 지역 표심 잡기에 나설 예정이야. 선거 막바지에 민주당이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돼.

지난 25일 더팩트 취재진이 찾은 원주 중앙시장 모습. 시장 민심은 지역 표심의 바로미터로 통한다. /김정수·곽현서 기자

◆6·1 보궐선거 초접전 '원주갑'의 엇갈린 '민심'

-6·1 지방선거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강원 원주갑'도 주목할 필요가 있지?

-맞아. 원주갑 지역은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강원도지사에 출마하면서 공석이 된 곳이야. 상대적으로 정치적 관심도가 떨어지는 강원도에 속한 지역이지만, 원주갑도 격전지 중 격전지로 꼽혀. 이 전 의원의 지역구인 만큼 민주당이 어렵지 않게 자리를 이어받을 것 같았지만, 국민의힘 기세가 만만치 않거든. 민주당에선 원주시장 3선을 지냈던 원창묵 후보가 출마했고, 국민의힘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이 전 의원에게 6925표(7.43%) 차이로 석패한 박정하 후보가 나왔어. 두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소수점' 차이를 보이는 등 결과를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야.

-직접 원주갑을 다녀왔는데, 지역 민심은 어땠어?

-가장 먼저 지역 표심의 바로미터인 시장(원주 중앙시장)을 찾았어. 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미니 인터뷰를 했는데, '격전지는 격전지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보통 지지자들은 판세가 초접전이거나 어렵더라도 반드시 이길 것이란 자신감이 있잖아. 이곳은 달랐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민주당이 승리해야 한다면서도 많은 사람이 국민의힘으로 돌아섰다며 걱정하는 분위기가 강했지. 국민의힘 지지자들 역시 아무래도 민주당 지역이라 승리를 예단하기 어렵다며 조심스러워했어.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돌아선 쪽에서는 이구동성으로 코로나19와 경제 문제를 이야기한 점이 인상적이었어. 코로나로 지역 경제가 많이 어려워지면서 지지하는 정당을 바꿨다고 하더라고.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만큼 박정하 후보가 당선돼야 원주가 발전하는 데 더 용이하지 않겠느냐는 논리였어.

-민주당 지지층은 원창묵 후보의 원주시장 경력에 높은 점수를 줬어. 3선 재임 기간 지역 구석구석을 잘 살폈다는 평가였어. 이제는 국회의원으로 뽑아줄 만하다는 거야.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지키기 위해 민주당에 투표할 것이라는 말도 기억에 남네.

퇴근길 원주갑 보궐선거 유세에 나서고 있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선거운동원. /김정수·곽현서 기자

-인터뷰 진행에 큰 어려움은 없었어?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민이 인터뷰에 응했어. 멀리서 왔다며 고생한다는 위로(?)를 해주신 아저씨도 계셨고, 날 더운데 물이라도 한잔하고 가라는 아주머니도 있었어. 시장을 돌아다니다가 인터뷰했던 상인분들을 다시 마주칠 때도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웃으면서 인사를 해주셨어. 물론 모든 분이 인터뷰에 호의적이었던 건 아니지만.(웃음)

-대학가도 둘러봤다고 했는데, 분위기는 어땠어?

-시장과 반대로 가장 인터뷰가 어려웠어. 아무래도 시장 상인분들은 대부분 중장년층이다 보니 청년층 목소리도 들어봐야 한다는 생각에 지역 대학으로 향했거든. 또 2030세대들이 지난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던 만큼 이번 지방선거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무척 궁금하기도 했고. 시장에서 충전한 자신감(?)으로 호기롭게 인터뷰에 나섰지만, 번번이 거절당했어. 지방선거 자체에 관심 없는 분위기더라고. 학교를 몇 바퀴씩 돌았는데도 인터뷰에 응하겠다는 학생들을 찾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

-지역 유세 현장은 뜨거웠다며?

-지역민들을 만나다 보니 어느새 오후 5시가 훌쩍 넘었더라고. 당시 후보들은 퇴근길 유세를 하고 있었어. 차들이 많이 오가는 거리에 모여 지지를 호소하는 식이었지.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같은 장소에서 상대 후보 기세에 질세라 경쟁하듯 유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 이따금 선거운동을 응원하는 분들도 계셨어. 차 속도를 서서히 줄이면서 창문을 내리고 선거운동원들을 격려하는 식이었지. 그럴 때마다 선거운동원들은 환호성을 지르면서 선거 유세에 더 힘을 쏟는 모습이었어.

-그러다 보니 오해 아닌 오해(?)를 받기도 했어. 유세 현장 촬영을 위해 차를 주차하려 했는데 마땅한 곳이 없더라고. 결국 천천히 운전하면서 촬영해야 했어. 창문을 내리고 유세 현장을 촬영하자 선거운동원들이 지지자로 착각해 환호성을 지르더라고(웃음).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김정수 기자, 곽현서 기자, 송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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