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 2년 영광…검찰개혁법 여야 합의 파기 아쉬워"


국회의장 퇴임 기자간담회…"민생 최우선으로 일해"

박병석 국회의장이 26일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우리의 정치는 편 가르기와 증오, 적대적 비난에 익숙하다며 침묵하는 다수, 합리적인 다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이념과 지역, 세대, 성별로 갈라진 국민 분열의 적대적 정치를 청산하자고 소감을 밝혔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박병석 국회의장이 퇴임(5월 29일)을 앞두고 "지금 우리의 정치는 편 가르기와 증오, 적대적 비난에 익숙하다"라며 "침묵하는 다수, 합리적인 다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이념과 지역, 세대, 성별로 갈라진 '국민 분열'의 적대적 정치를 청산하자"고 소감을 남겼다.

박 의장은 26일 오전 10시 30분 국회 본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박 의장은 "2년 전 6월, 의장직을 맡은 첫날의 다짐을 새겨본다. 저는 '소통'을 으뜸으로 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국회를 운영할 것을 약속했다. '군주민수(君舟民水)'를 마음 깊숙이 새겼다"며 "정치는 배, 국민은 강물과 같다. 강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장 기간 동안) 대화와 타협의 의회주의를 꽃피우고자 했다. 21대 국회는 거의 모든 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20년 가까이 논란이 됐던 세종시국회의사당 설치법을 여야가 한마음으로 처리했다"고 성과를 언급했다.

박 의장은 "여야의 의견이 다른 법안들도 대화와 타협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중재에 전력을 다했다"며 "최근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의 충돌이 있었다. 국회의장의 중재안은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사안이었고, 양당 의원총회에서 추인도 받았다. 새 정부 인수위에서도 합의를 존중한다고 밝혔고, 당시 대통령은 잘된 합의라고 평가했다"고 협의 과정을 소개했다.

박 의장은 '검수완박' 합의안이 정치권 거의 모든 단위의 동의와 공감대를 거친 아주 높은 수준의 합의였음에도 막판 국민의힘이 합의를 파기한 것에 아쉬움을 표하며 "이러한 합의가 한순간에 부정당한다면 대화와 타협의 의회정치는 더 이상 설 땅이 없을 것이다. 의회 정치의 모범을 보였으나 일방적으로 뒤집혔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국회 임기 간 '민생을 최우선'으로 했다며 "21대 국회는 정부 예산안과 소상공인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 민생 관련 법안들을 최우선으로 다루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국민의 고통을 덜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예산안도 2년 연속 여야 합의로 법정시한 내에 통과시켜 아주 드문 좋은 선례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외교와 관련해 박 의장은 "코로나 대유행으로 국가 간 외교 공백이 컸음에도 의회 외교에 팔을 걷었다. 지난 2년 동안 각종 회의에서 67개국의 국회의장과 23개국의 대통령, 국왕, 총리 등 최고 지도자들을 만났다"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아시아태평양의회포럼(APPF) 총회에서 한반도 평화결의안을 채택한 것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국민과 우리를 도운 현지인들을 무사히 탈출시킬 수 있도록 인도한 것 △요소수 파동 당시 베트남, 인도네시아, 바레인 등을 직접 접촉해 글로벌 공급망 협력을 구하기 위해 했던 노력 △코로나 대유행 당시 여러 나라에서 우리 기업인들의 특별 입국 절차에 관한 협조를 받은 것 △세계보건기구(WHO)를 직접 방문해 한국이 백신·바이오 인력 양성 허브로 지정받는 데 기여한 것 등을 언급했다.

박 의장은 "21대 국회는 지난 2년 동안 본회의에서 역대 최다인 4355건의 법안을 처리했다. 상임위 법안 소위는 이전 국회 대비 37%(36.6%) 증가한 470회를 열었다"며 "이런 노력과 원칙에도 불구하고,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했다. 부족하고 아쉬운 점도 있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일도 있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박 의장은 "국회의장으로서 국민과 더불어 일했던 지난 2년은 큰 영광이었다. 이제 저는 며칠 후면 평의원으로 돌아간다"라며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과 국익을 위한 헌신의 길을 흔들림 없이 뚜벅뚜벅 걷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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