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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민주당, 지선 앞두고 '또' 성 비위…3선 중진 박완주 제명
-민주당이 12일 당내 성 비위 사건으로 박완주 의원(3선·충남 천안을)을 제명 처리해 발칵 뒤집혔지.
-이날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긴급 비공개 비대위 회의 후 브리핑에서 "오늘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박완주 의원에 대한 제명 건을 의결했다"면서 "사유는 당내 성 비위 사건이 발생해 당 차원에서 처리한 것"이라고 밝혔어. 또 "국회 차원에서 관련 건에 대해 강력하게 (후속 조치가) 진행되도록 국회 차원의 징계를 요청할 것"이라며 "당내에서 성 비위 사건이 발생한 것에 송구하다"라고 말했어. 관련 제보 접수 시점 등에 대해서도 피해자 보호 등을 위해 말을 아끼며 "경찰 수사가 시작된 건 아닌 것으로 안다. 최근 당에 제보가 접수된 것을 빠르게 처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586 운동권 세대로 송영길 전 대표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을 지냈어. 지난 2017년 대선에서는 안희정 전 충남 지사를 지지해 '안희정계'로 분류되기도 해. 당내 중진이면서 충남 천안시을 선거구 지역에 3번 내리 당선된 박 의원의 갑작스러운 성 비위 사건으로 인한 제명이 알려지자 정치권은 큰 충격에 빠졌어.
-당내에서 '온정주의'와 '성 비위' 철폐를 외친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제명 의결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어. 이어 "우리 당은 잘못된 과거를 끊어내야 한다"며 "당내 반복되는 성 비위 사건이 진심으로 고통스럽다"고 했어.
-박 의원의 제명으로 민주당이 오는 지방선거에서 타격을 받을 거라는 여론이 형성되는 중이야. 과거 민주당에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비롯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성 추문 사건으로 보궐선거를 치른 바 있잖아.
-당 지도부도 예상치 못한 돌발 수에 크게 당황한 모습이야. 이날 윤호중,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오후에 박 의원의 지역구인 충남 천안시에서 열린 양승조 충남도지사 후보 사무실 개소식에 찾아 해당 사실에 대해 공식 사과했어. 윤 위원장은 "축하의 말씀을 드리기 전에 사과의 말씀부터 드려야 될 것 같다"며 "저희와 함께 의정활동을 해온 이 지역 출신 박완주 의원이 불미스러운 일로 당에서 제명되는 일이 있었다. 좋은 정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데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지.
-박 위원장도 "성폭력은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고 당내 성 비위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또 사고가 터졌다"며 "제가 많이 부족했다. 민주당을 대표해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마찬가지로 고개를 내렸어. 그러나 박 위원장과 윤 위원장의 사과를 두고 일부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지선을 앞두고 잔칫집(개소식)에서 초를 치는 거냐'며 공격을 퍼붓기도 했어.
-이날 SNS에는 일부 지지자들이 개소식 행사 이후 퇴장하는 박 위원장의 차를 막거나 "뭘 사과하냐" "당신이 무슨 비대위원장이냐? 자격도 없다" "사과 좀 하지 마" "비대위 해체"라고 외치거나 쌍욕을 퍼붓는 음성이 담긴 영상이 공유됐어. 영상 속 특히 한 중년 여성으로 추정되는 지지자가 박 위원장을 향해 살벌한 욕을 하는데 마지막에 다른 지지자들이 속 시원하다며 박수를 쳐 주기도 해.
-이날 윤 위원장과 박 위원장은 저녁 7시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에서 또 공식 사과를 했어. 성 비위 사건 재발을 방지하고 피해자에게는 2차 피해 방지를 비롯한 지원이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어.
-강성 지지자들의 사과 항의는 당원 게시판에서도 계속됐어. 한 당원은 "사과만 하면 지방선거를 진다는 것 모르냐. 국민들은 민주당은 진짜 잘못만 한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며 박 위원장을 비난하는가 하면, "지선 일부러 지고 이재명 상임고문에게 덮어씌우려고 쇼하는 거냐. 당의 부정적인 이미지만 키워서 지선이 어려워지니까 제발 사과하지 말라"는 당원도 있었어.
-당내 비위에 대해 비대위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사과한 것을 두고 당 분위기를 망친다고 비난하는 것에 대해 기자들과 강성 지지자들이 아닌 사람들은 황당해하고 있어. 사과할 위치에 있는 사람은 사과하는 거고, 그렇다고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들이 사과하라고 권유를 한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냐는 거지. 꼭 당심이 민심인 것도 아니지만, 일부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침묵의 나선'처럼 당을 향한 전체 의견처럼 왜곡돼 보이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어 보여.
-지지자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성 비위 사건으로 인해 민주당이 지선에서 또 역풍을 맞지 않으려면 앞으로의 민주당의 대처가 더 중요할 것 같아. 사실 박 의원의 제명을 두고도 비대위의 결정이 있기까지는 관련해 아무 소리소문없었던 걸 보면 피해자의 신변 보호를 위해 당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걸로 보여. 이런 부분은 이전보다 발전한 상황인 건 부인할 수 없지. 박 위원장이 '온정주의 철폐'를 연일 외치고 있는 만큼, 당 제명을 넘어선 의원직 박탈 등의 더 엄격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요구도 있고. 당에서 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무조건 비관하기보다도, 사건 수습을 어떻게 하느냐도 민심은 촉각을 기울일 것 같으니까, 민주당에서도 향후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고민이 커 보여.
◆국민의힘 "더불어 M번방"…회자되는 김건희 발언
-안희정·박원순·오거돈 성범죄 사건으로 오명을 쓴 민주당에서 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어. 박완주 의원 성비위 사건과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발언 논란, 김원이 의원실의 2차 가해 논란까지 최근 성추문만 3건이 불거졌어.
-6·1 지방선거를 앞둔 상태에서 성비위 사건은 치명타일 것으로 보여. 민주당은 거센 후폭풍에 시달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 물론 박 의원의 성비위 사건에 발빠르게 제명 조치하고 재발 방지도 약속했어. 하지만 이번이 처음 있는 일도 아니라는 점에서 국민의 실망이 클 것으로 보여.
-그래서인지 국민의힘은 공세의 끈을 바짝 조이고 있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일부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 부정적인 민주당에 감정이 좋을 리 없는 상황에서 성 비위 사건을 부각하고 있는 모습이야.
-김기현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13일 "민주당에서 박원순, 오거돈, 안희정을 관통하면서 이어져 온 성범죄 DNA는 개선되기는커녕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성범죄 전문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지경"이라고 직격했어. 또한 박 의원에 대한 신속한 제명 조치에 관해 "이 문제가 불거진 때가 지난해 말이라고 하는데 혹시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쉬쉬한 것 아닌지 의혹이 생긴다"고도 했어.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의 성범죄 파문이 점입가경"이라며 "단 하루 만에 박완주, 김원이 등 복수 의원의 성추행 및 2차 가해 정황들이 드러났으며, 최강욱 의원이 여성 보좌진의 몸매를 품평했다는 추가 폭로까지 제기됐다"면서 "궤변과 은폐로 자당 의원, 보좌진들의 성추문을 두둔하는 민주당의 정치인 모두 마찬가지로 공범이다. 이쯤 되면 '텔레그램 N번방'을 잇는 '더불어M번방'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비난했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민주당을 비판하는 글들이 많아. 심지어 진보성향의 커뮤니티에서도 민주당의 반복된 성추문 사건을 질타하는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어. 반대로 극우성향 커뮤니티에서는 민주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각종 패러디를 양산하고 있지.
-온라인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과거 발언도 재조명되고 있더라고. 유독 민주당에서 성비위 사건이 터지는 것과 관련해 일부 누리꾼들이 김 여사의 발언을 회자하는 것으로 보여.
-올해 초 김 여사와 기자와의 통화 내용이 뜨거운 감자긴 했지. 지난해 11월 김 여사와 유튜브채널의 한 기자와 나눈 '7시간 통화' 일부가 지난 1월 MBC '스트레이트' 방송에서 공개됐었지. 해당 방송에 따르면 김 여사는 "보수들이 챙겨주는 건 확실하다. 공짜로 부려 먹거나 이런 일은 없어서 '미투'가 별로 안 터진다"고 말했어. 또 "보수는 돈 주고 해야지. 나중에 화를 당한다"고 주장했어.
-어디까지나 당시 김 여사의 주장이니까 크게 의미를 둘 필요는 없을 것 같아. 하지만 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정치권에서 성비위 사건이 일어나면 국민의 분노와 실망은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분명해. 앞으로 다시는 정치권에서 성 관련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해.
◆공개 행보 이재명, "아이 밀쳤다" 구설..과욕 혹은 견제?
-6·1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이번 주 본격적으로 공개 행보를 이어갔어. 그런데 복귀하자마자 구설에 올랐다고?
-이 위원장이 민생투어 중에 여자아이를 밀쳤다는 의혹이 온라인상에서 제기됐어. 논란이 된 영상은 지난 10일 이 위원장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있어. 영상을 살펴보면 이 위원장은 인천 계양구 한 식당에서 즉석 열설을 하기 위해 가게 앞으로 이동했는데, 이 과정에서 문 앞쪽 있던 아이를 벽 쪽으로 미는 듯한 모습이 담겨 있어.
-논란이 되자 민주당 인천시당은 논평을 내고 "어떤 정치인이 국민이 지켜보고, 촬영되는 것을 뻔히 알고 있는데 연설 몇 마디 하겠다고 아이를 밀친단 말인가"라고 반박했어. 대선 당시 이 위원장 수석대변인을 지낸 박찬대 민주당 의원도 "현장에 있던 사람들에게 확인해보니, 단상 위에 있는 아이 앞에 사람들이 굉장히 몰려 있는 상황이라 보호 차원에서 한 행동이었더라"고 해명했어.
-실제 영상을 보면 세기의 정도가 약했기 때문에 '밀쳤다'는 지적은 과해 보여. 생중계되는 걸 알 텐데 밀치는 게 말이 되느냐는 반박도 일리 있어 보여. 아이 보호 차원'이었다는 해명은 잘 와닿진 않네(웃음). 두 달 만에 등판해 지지자들의 환호와 응원을 듣다 보니 텐션이 올라서 그랬던 것 같아. 이 위원장이 '무의식' 중에 그런 행동을 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경황이 없어서 그랬다고 사과하면 될 것을 아이의 안전 운운하며 변명으로 일관하는 모습이 참 치졸하다"고 지적했어. 국민의힘은 이 위원장의 과거 행위까지 소환했어.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지난 대선 유세현장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정세균 전 총리를 포옹하기 위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밀치는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며 "습관성 밀치기"라고 지적했어.
-'밀치기' 구설로 지난 대선 당시 '로봇 학대 의혹'이 다시 주목을 받기도 했어. 이 위원장은 지난해 '2021 로봇월드'에 참석해 성능 테스트 목적으로 로봇 몸통을 미는 사진이 공개됐는데 과격하게 밀었다면서 인성 논란이 일었어. 하지만 로봇 복원 기능을 살피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이때도 이 위원장 측은 '가짜뉴스'라고 지적했었지.
-구설은 또 있었어. '밀치기' 논란에 앞서 '막걸리 먹방' 의혹이 나온 거야. 이 위원장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당시 이 위원장은 출마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에서 민생 탐방에 나섰는데, 이때 한 중년 여성이 종이컵에 따라준 음료를 받아 마셨어. 이를 두고 일부 언론은 "막걸리를 받아 마셨다"고 보도했어. 이에 대해 캠프 측은 '식혜'였다며 반박했지. 당일은 대선 라이벌이었던 윤석열 대통령 취임날이기도 해서 이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을 과하게 조명한 것 같아.
-같은 영상 섬네일도 논란이 됐어. '이재명, 인천 계양구 부일공원에서 숨 쉰 채 발견'이라고 붙인 제목 때문이야. 이를 두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대장동 사건'으로 숨진 관련자들을 언급하면서 "이 고문은 인터넷 밈을 따라 한답시고 '숨 쉰 채 발견'같은 이야기를 하는데 이건 해서는 안 되는 이야기"라고 지적했어. 대장동 사건과 이 영상을 연관짓는 건 무리지만 정치인 영상 제목을 이렇게 자극적으로 쓰는 건 조금 부적절해 보여.
-이 위원장은 자신의 지역구를 챙기는 것은 물론이고 지방선거 총지휘라는 막대한 임무를 지고 있어. 의욕은 넘쳐 보여. 이 위원장은 13일 첫 중앙선대위에 참석했는데, 이날 공개발언만 약 10분 했어. 취재진 사이에선 '투머치토커 이재명이 돌아왔다'는 반응이 나왔어(웃음). 민주당은 '당내 성비위 논란'으로 가라앉아 있는 상황이야. 하지만 긴 발언 중 '사과'는 없었어. 회의 후 취재진이 묻고 나서야 "(박완주 의원 제명이라는) 당 조치에 사과한다"고 간단히 입장을 밝혔어. 이 위원장이 난관을 돌파하고 지선 승리를 잘 이끌지 주목돼.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김정수 기자, 곽현서 기자, 송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