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한 경제대통령→일꾼 '이재명 승부수' 던진 민주당


당 총괄선대위원장직, 사실상 尹 견제 역할?…李 "방탄 출마 아냐"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통합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대선 해단식 이후 62일, 두 달 만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여의도 단상 위에 다시 섰다. 대선 패배의 당사자지만 오는 6·1 지방선거에서 민심의 파도를 직접 정면으로 부딪히는 것도 '무한책임'의 자세라는 게 이 선대위원장의 결단이다. '이재명의 민주당' 공식이 또 통할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다. 이 후보 측은 선대위원장을 맡은 만큼, 이 후보가 전국 유세에도 함께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야당 2일차'인 11일, 이 선대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중앙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국회 첫 일정을 시작했다. 단상에 오른 이 선대위원장은 "사실 제가 어떤 장소에 가도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표정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 정말 어려웠다"며 "그래도 우리가 다시 출발해서 새로운 길을 열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다시 선거에 나선 소감과 이유를 털어놨다.

이 선대위원장은 대선 패배 결과를 언급하면서도 선거에 나선 것이 오히려 그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누가 뭐라고 한들 대선 결과에 가장 큰 책임은 후보였던 저 이재명에게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며 "지난 대선에서 (국민들은) 심판자와 일꾼 중에서 심판자(윤석열 대통령)를 선택했다. 그러나 국가경영은 심판자만 가지고 제대로 하기는 어렵다. 균형을 맞추고 국정 안정시키기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유능한 일꾼들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방행정자치를 담당하는 책임자들을 뽑는 만큼, 지방선거에서는 '정권 심판론'이 강했던 대선과는 다른 결과를 낼 수도 있다는 게 이 선대위원장의 예측이다.

이 선대위원장은 이번 지방선거를 두고 우리 국민께서 진정한 균형과 국정 안정을 위해 국민을 위한 잘하기 경쟁을 위해 이번에는 일꾼으로서 우리의 삶을 더 낫게 만들 훌륭한 선택을 하실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남윤호 기자

민주당의 지방선거 표어는 '지방선거 든든한 지방정부! 유능한 민생일꾼!'이다. 지난 대선에서 당시 이 후보의 '유능한 경제 대통령' 슬로건과 상당히 닮아 있다. 이 선대위원장은 이번 지선에 있어 "우리 국민께서 진정한 균형과 국정 안정을 위해 국민을 위한 잘하기 경쟁을 위해 이번에는 일꾼으로서 우리의 삶을 더 낫게 만들 훌륭한 선택을 하실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우리의 삶을 더 낫게 만들 일꾼으로 훌륭한 선택을 하실 것을 확신한다"고도 단언했다.

일각에서는 이 선대위원장이 지방선거를 이끌며 방향키를 쥔 것은 사실상 '윤석열 정부 견제용'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또, 대선 주자였던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경기 분당갑 보궐선거 출마에 더해 이 선대위원장까지 공식 등판하면서 이번 선거가 '대선 연장전' 구도로 흐를 것이란 예측도 제기된다.

이날 공개석상에서도 이 선대위원장은 새 정부 출범을 언급하며 덕담과 견제구를 동시에 던졌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국민 뜻을 존중하고 국민 의지를 실천함으로써 더 나은 삶을 만드는 진정한 성공한 정부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면서도 "권력은 집중되면 부패한다는 명확한 진실이 있다. 그래서 권력은 나눠져야 하고 상호 균형을 이뤄야 하고 그 균형 속에서 견제를 하며 '서로 잘하기 경쟁'을 하며 국민에게 충성하는 거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인천 계양을 출마가 '대장동 비리 의혹' '배우자(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검찰 수사에 대비한 '방탄용 출마'라는 비판에 대해선 일축했다. 선대위 출범식 이후 이 선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해당 질문을 받자 "자꾸 방탄, 방탄하는데 여러분은 물도 안 든 물총이 두려우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꾸 빈 총으로 위협하고 총을 피하려 한다고 하는데, 잘못한 게 없으면 아무런 걱정할 일이 없다. 죄지은 사람이 두려운 것이지 잘못한 게 없는 사람이 왜 두려우냐"며 반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박지현,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통합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공천장 수여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이 선대위원장이 보궐선거 후보이기도 한 만큼, 당을 위해 '대선 0.73%포인트 차' 화력의 불쏘시개 역할과 자신의 지역구 유세 활동을 어떻게 적절히 배분할지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계양을' 출마를 두고 '무연고'라는 일부의 비판도 직면한 상태로, 초반에는 지역구 선거 활동에 집중하다 선거 막바지 전국을 돌며 '민심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선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지역구 유세 중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의 일정에 관해 "사실 갑작스럽게 역할 두 가지를 동시에 맡게 돼서 어떤 것이 효율적일 지에 대한 판단이 안 서서 캠프와 선대위가 전체적으로 계속 논의 중이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일단 계양을에 충실해야 하는 게 첫 번째고, 그 다음이 인천, 수도권, 전국 선거에 어떤 역할을 어느 정도 할 지는 시간을 두고 봐야 될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이 선대위원장 측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향후 전국 유세 일정에 관해 "총괄 선대위원장이 원래는 전국 지원 유세를 위한 역할이다 보니 나중에는 당연히 다니실 것 같다"고 말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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