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북한이 또다시 무력 도발을 강행했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14번째 미사일을 발사하며 한반도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곧 출범을 앞두고 있어 추가 도발 가능성도 거론된다. '힘의 우위'를 점하려는 윤석열 정부와 북한의 속도 경쟁이 예상된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4일 오후 12시 3분께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1발의 탄도미사일을 쐈다. 지난달 16일 전술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이후 18일 만의 무력 시위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14차례 미사일 발사체를 발사했다.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등 각종 미사일 발사 시험을 강행했다.
북한이 여러 종류의 전략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한국과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하면서도 지속적인 국방비 증액으로 각종 첨단 무기 체계를 갖추는 등 군사력 강화에 힘썼다. 비핵화를 위한 북미 간 협상도 2018년 이후 멈춰선 상태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대북 포용 정책과 다른 노선을 예고한 윤석열 정부를 향한 공세 의도도 있어 보인다. 북한 매체들은 윤 당선인이 대선 승리를 확정한 이후 줄곧 대남 비난을 지속해왔다. 지난달에는 남측이 군사적 대결을 선택한다면 핵무기로 대응하겠다고 선포한 데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핵무력을 최대한 급속도로 강화 발전시켜나가겠다고 언급했다.
나아가 김 위원장은 "적대세력들에 의해 지속되고 가증되는 핵 위협을 포괄한 모든 위험한 시도들과 위협적 행동들을 필요하다면 선제적으로 철저히 제압·분쇄하기 위해 혁명 무력의 절대적 우세를 확고히 유지하고 부단히 상향시켜나가겠다"며 군사 역량 강화 기조를 밝혔다.
남북 간 군사적 긴장감과 군비 경쟁은 가팔라질 전망이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대북 강경책을 예고한 윤 당선인은 강력한 국방력에 기반한 평화를 추구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을 획기적으로 보강해 실질적인 대응 및 억제 능력을 향상하겠다는 방침이다.
인수위는 전날 원칙에 입각한 남북관계로 한반도 비핵‧평화를 실현해 통일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국정목표를 제시했다. 한미 간 긴밀한 조율 하에 예측가능한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하고 상호주의 원칙에 따른 대북 비핵화 협상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화를 통한 긴장 완화를 목표로 하지만, 마냥 북한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외교·안보 공약으로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합리한 행동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며 "굴종이 아니라 강력한 국방력에 기반한 평화를 추구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면서 '킬체인'(Kill-chain)을 비롯한 한국형 3축 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감시정찰 자산 등 첨단전력을 고도화하겠다고 공언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날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자 중대한 도발이라고 규정하며 강력 규탄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한미 간 철저한 공조를 토대로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의 도발에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북한 핵 미사일 위협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억제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