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지난 2일 당내 온라인 회의에서 동료 의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최 의원 측은 이에 "왜 안 보이는 데서 숨어 있냐, 숨어서 '짤짤이'하고 있는 거 아니냐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해 오히려 빈축을 샀다. 최 의원의 발언 사실이 알려지자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당 윤리심판원에 징계 여부 검토를 요청하면서 향후 최 의원이 당 차원의 징계를 받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최 의원은 지난달 28일 김남국 의원 등 민주당 의원을 포함해 남녀 보좌진들과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 논의를 위한 화상 줌 회의에 참가했다. 최 의원은 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이 화상 카메라를 켜지 않아 "얼굴을 보여 달라"고 했고 그 의원은 "얼굴이 못생겨서요"라고 답했다. 최 의원은 카메라를 켤 것을 재차 요구하며 "○○○ 치느라 그러는 거 아니냐"라고 물었다. 해당 발언이 성적 행위를 연상하게 하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최 의원은 문제가 불거진 당일인 2일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올리고 "법사위원들 간 검찰개혁 관련 논의가 진행되는 중이었고 심각한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한 가벼운 농담에 불과한 발언이었음에도 그 취지가 왜곡돼 보도된 것에 심각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했다.
그는 "대화 당사자에 대한 확인 취재가 있었다면 결단코 성희롱 의도의 발언, 성희롱 취지의 발언이 아니었다는 점을 충분히 확인할 있었음에도 대화 당사자에 대한 확인 취재도 거치지 않은 점도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발언의 전후맥락을 떠나 발언이 오해를 일으켜 불쾌감을 느끼게 해 드린 점에 대해서는 참석자 여러분께 유감의 말씀 드린다"고 했다．
최 의원 측 관계자도 해당 발언이 성적 행위를 연상하게 하는 표현을 사용한 게 아니라 '왜 안 보이는 데서 숨어 있냐, 숨어서 '짤짤이'하고 있는 거 아니냐'라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짤짤이'는 학생들이 하는 일종의 돈 따먹기 놀이다. 성적 행위를 뜻하는 단어와 발음이 비슷해 생긴 오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민주당 보좌진협의회(민보협)는 최 의원의 해명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민보협은 입장문에서 "민보협은 이번 사안에 대해 '가벼운 농담에 불과한 발언'이라고 하기엔 해당 발언을 들은 다수가 '오해'를 넘어 '성적 불쾌감'을 느꼈다는 점을 강조하며,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당에서 명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그에 합당한 조치가 이루어지기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문제가 불거진 당일, 중앙당 윤리심판원을 통해 최 의원의 발언이 사실일 경우 징계가 가능한지를 조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이날 고위전략회의에서도 해당 의혹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인 3일 박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최 의원의 성희롱 발언 논란에 관한 질문에 "당내 조사 결과를 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오섭 당 대변인은 4일 비대위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최 의원의 발언과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비대위에는 (아직) 보고가 안 돼서 윤리심판원에서 사실관계를 확인 후 비대위에 보고되면 논의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