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일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6명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인사청문회 명단이라기보다 검찰의 수사 대상자 명단이라고 하는 게 더 적합하다"라며 맹폭했다. 아울러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겨냥한 '제2의 한덕수 방지법'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전관비리, 병역비리, 부동산 재산 증식, 탈세, 업무추진비 논란, 아빠 찬스 등 범죄 혐의자들로 가득 채워진 비리 만물상을 보는 것 같다"며 "자장면 시켜 먹으며 압수수색에 뜨거웠던 윤석열 검찰의 수사 방식대로라면 인사청문회보다 수사와 소환조사를 해야 할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전관을 악용한 고위공직의 부정축재 방지를 위해 '한덕수 방지법'을 속도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2일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국회 요청 시 비법조인 퇴직공직자의 법무법인 활동 내역 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신설하는 '변호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한 후보자가 2017년 12월부터 최근 4년 4개월간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고문으로 일하면서 총 18억 원의 거액을 수령했으나, 이와 관련 활동 업무 내역을 제대로 제출하지 않고 있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윤 위원장은 "한 후보자가 9년 동안 대형 로펌 등 전관예우로 챙긴 금액은 무려 46억 원이라고 한다. 평범한 국민이 월급 한 푼 안 쓰고 평생 저축해도 모으기 힘든 돈이다. 전관예우가 아닌 전관비리라 불러야 마땅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제2의 한덕수를 방지하기 위해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한 후보자의 부실 자료 제출을 꼬집었다. 그는 "한 후보자는 불성실 자료 제출로 인사청문회 일정이 연기되었음에도 여전히 핵심 의혹 관련된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한 차례 더 기회를 줬지만 김앤장 업무내역은 여전히 4건의 간담회 참석현황이 전부"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러 차례 검증없이 인준 없다고 밝혔다. 아무리 한 후보자가 전관예우와 특혜로 점철된 삶을 살았다고 인사청문회마저 특혜와 전관으로 무임승차하겠다는 건가"라면서 조속히 관련 자료를 제출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선 "지역 건설사로부터 고액 정치후원금을 받고 도지사 당시 본인 집을 셀프 용도 상향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단골식당에서 하루에 여섯 차례나 결제하는 등 수상한 업무추진비 사용도 도마에 올랐다 이런 후보가 국토부 장관이 되면 도정을 넘어 국정 무너뜨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정치자금으로 월세와 관리비를 충당하는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을, 박진 후보자는 위장전입과 뇌물수수 의혹까지 받고 있다. 검증이 아니라 법 위반으로 따져야 할 상황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전날(1일) 발표한 대통령실 인선에 대해선 '동창회 인사'라고 꼬집었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그 내각에 그 비서실"이라며 "능력이나 도덕성에 관계없이 친한 사람 데려다 쓰는 동창회 인사가 대통령 비서실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내로남불과 적반하장을 외치던 윤석열 당선인과 국민의힘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 혹시 국민께 위임받은 권력을 검찰 후배와 동창, 지인들의 전리품쯤으로 생각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한편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분리)' 법안 국회 본회의 강행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국민의힘 의원들의 언행 논란에 대해선 법적 조치를 밟겠다고 예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지난 26일 법사위에서 국민의힘이 저지른 국회선진화법 파괴행위와 30일 국회의장 진입 방해와 배 의원의 언동을 묵과할 수 없다"며 "징계안 상정 등 적법한 후속 조치를 밟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