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한국 '핵 보유', 정치인이 삼가야 할 어처구니없는 주장"


남북관계 원위치 비판에는 "비판받을 일 아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침류각에서 손석희 JTBC 전 앵커와 대담(26일 방송)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정치권 일각에서 북한의 '핵 보유'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도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 "현실적이지 않은 것을 넘어서 정치인들이 삼가야 할 주장, 어처구니없는 주장, 기본이 안 된 주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JTBC를 통해 방송된 손석희 전 앵커와의 특별대담 2편(15일 청와대 녹화)에서 "(우리나라가) 충분한 기술을 갖고 있으니 물리적으로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당장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해야 하고, 그러면 국제적 제재를 받아 한미동맹도 위태로워진다. 그 모든 것을 감수하더라도 남북 간 핵 경쟁을 하게 되고, 그러면 일본·대만까지 포함해 동북아 지역에 도미노 핵 확산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초·중반 북한과의 유화적 시기를 지나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등을 겪으며 남북 관계가 원위치로 돌아간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 "왜 비판하는가"라며 "끝까지 (한반도 평화가) 성사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과정을 비판받을 일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노무현·문재인 정부, 두 정부 동안 한 건도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이 없었다. 반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선 '천안함', '연평도', '목함 지뢰' 이런 군사적 충돌로 아까운 우리 군인, 민간인도 희생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라며 "누가 우리 평화와 안보를 잘 지킨 것인가. 진보 정부가 잘 지켰다. 국방비도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훨씬 높은 증가가 있었고, 국방력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안보·국방의 한 축이 보훈인데, 보훈 면에서 봐도 6·25 참전 수당, 월남전 참전 수당, 고엽제 보상, 특수유공자 보상, 발굴되지 못한 유해 발굴도 다 진보 정부에서 한 것"이라며 "보수 정부는 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채 막연하게 안보는 보수가 더 잘 챙기고, 진보는 안보에 대해서 무능하다는 딱지는 딱지를 붙인다"고 비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대선 과정부터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해 '선제 타격', '북한의 버르장머리를 고친다' 등 거친 표현을 한 것에 대해 "국가 지도자로서는 적절하지 못하다. 말 한마디가 대화를 어렵게 할 수도 있고, 긴장을 고조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당선인이 북한을 상대해 본 외교 경험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 생각하고, 그런 부분은 빠르게 대통령 모드로 돌아가야 한다. 후보 시절과 당선 후 모드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운전자론이 허구라는 비판이 있다'는 손 전 앵커 질문에 대해서도 "그러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북한 외교도 실패라는 것인데, 2017년 우리 정부 출범 초기 북한의 핵 실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한반도 전쟁 위기를 (대화) 노력을 통해서 해소하고 대화와 외교의 국면으로 전환시켰다는 점에서 저도 트럼프 전 대통령도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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