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임기가 종료되는 5월 9일 자정까지 청와대에 있지 않고, 당일 오후 6시 업무를 마치고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퇴근을 한 뒤 청와대 바깥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내 녹지원에서 진행한 '청와대 출입기자단 초청 행사'에서 "2주 뒤에 대통령의 삶은 어떤가, 이게 모든 국민들께서의 가장 큰 관심사일 것 같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5월 9일 18시, 업무 마치는 퇴근시간에 청와대에서 퇴근할 계획"이라며 "하룻밤을 청와대 바깥에서 보내고, 다음 날 새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이후에 KTX로 지방(경남 양산 사저)으로 내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기) 마지막 날 밤을 청와대에서 보내지 않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다"라며 "그날 밤 12시까지는 우리 정부의 책임이기 때문에 우리 청와대의 야간 당직 근무자들이 근무를 하면 되고, 저는 여러 가지 업무 연락망을 잘 유지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그런 부분을 조금이라도 신구 정권 간의 무슨 갈등, 그렇게 표현하지 말아 주시기를 당부드린다"며 "저는 언론이 왜 '갈등'이라는 말을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아쉬운 속내를 털어놨다.
이는 일각에서 윤 당선인이 취임과 동시에 '청와대 전면 개방'을 약속하면서 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날 시간을 청와대에서 끝까지 보내지 못하고 청와대를 떠나게 된 것을 신구 권력 갈등으로 묘사한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과거에 노무현 대통령은 새 대통령 취임하는 날 아침까지 여기 청와대에 계시다가 취임식에 참석하러 나가는 것이 떠나는 것이었는데, 그것은 마지막 날 밤 청와대에 있는 것이 좋아서 그랬던 것이 아니다"라며 "그때는 이미 짐은 다 이사 가고 사람만 남는 상황이기 때문에 상당히 말하자면 어수선하고 불편한 그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 정부의 임기가 00시부터 시작이 되지만, 현실적으로는 새 대통령과 새 대통령의 참모진들은 취임식을 마치고 카퍼레이드 같은 것을 통해서 청와대로 처음 출근하게 된다"라며 "청와대에 새 대통령의 팀들이 입성할 때까지는 현실적으로 몇 시간의 공백이 있어서 말하자면 노 대통령님은 초과 근무로 (웃음) 그 시간까지 책임지겠다는 생각으로 계셨던 것이다. 지금은 (윤 당선인이) 다른 곳에 가서 직무를 할 계획이고, 바로 또 그날부터 개방을 한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제가 그렇게 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 모두 발언 말미에 '퇴임하면 잊혀진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특별히 무슨 은둔생활을 하겠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라며 "현실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특별히 주목을 끄는 그런 삶을 살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평범한 시민, 평범한 국민으로서 가고 싶은데 가보고, 먹고 싶은데 있으면 찾아가서 먹기도 하고, 여행도 다니고 여러 가지 그냥 보통 사람처럼 살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하루에 한 번씩은 시골까지 찾아온 분들이 고마워서 그분들과 인사하는 그런 시간을 가졌었는데, 저는 그렇게는 안 할 생각"이라며 "자연스럽게 우연히 만날 수는 있지만, 특별히 일부러 그런 시간을, 일정을 잡지는 않겠다. 그밖에는 지금으로서는 아무런 계획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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