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0일 민형배 의원이 민주당을 자진 탈당한 것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입법 프로세스 가동을 위해 안정적 구조를 만들어야 하지 않나 하는 고민 끝에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민 의원 '탈당 처리'에 대해 "개인적 비상한 결단이 있었다. 원내지도부에 본인이 고민하고 있다고 전달했고, 원내지도부는 상의, 숙고 끝에 수용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번 주 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상임위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야당의 안건조정위원회 소집에 대비해 법사위에 교체 투입된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속도 조절' 입장을 보여 전략에 차질이 생기자 조속히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원내대변인은 "(양 의원의 입장으로) 쉽지 않은 부분들이 보이는 만큼 그 과정에서 당 지도부도 고민이 있었을 거고, 그걸 지켜보는 민 의원 개인의 결단이었다"라며 "오전 중에 원내지도부에서 대안 고민이 있었는데 민 의원이 의견표명해 정리된 걸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어 "(안건조정위에서) 본인이 민주당 소속이 아닌 의원으로서 역할이 필요한 순간이 생긴다면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라고 했다.
'안건조정위'는 이견이 큰 법안을 숙의해 합의점을 찾도록 하는 국회의 의견 조율 장치다. 여야 동수 3명씩 구성해 4명 이상이 의결하지 않는 한 '최장 90일 간'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이번 탈당으로 무소속이 된 민 의원이 안건조정위에서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갑작스러운 탈당이 '검수완박' 법안 강행 처리를 위한 무리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오 원내대변인은 "다른 당과 협의가 시작됐고 의장님 주재하에 의견 수렴이 이어지고 있어서 만약의 상황에 대비한 개인적 고뇌를 (지도부가) 수용한 걸로 보인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