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6·1 지방선거 공천 잡음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당내 주류로 부상하면서 '윤심(尹心)' 공천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4일 강원도지사 후보로 황상무 전 KBS 앵커를 공천하기로 했다. 김행 국민의힘 공관위 대변인은 "강원도지사 후보로 황 후보를 단수 추천하기로 결정했다"며 "이 지역에 경선을 신청한 두 분 중 한 분이 컷오프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분이 후보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황 후보의 공천 확정으로 탈락한 김진태 전 국민의힘 의원은 반발했다. 그는 입장문을 내고 공관위 결정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 이게 과연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는가"라면서 "재심을 신청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과거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했던 발언이 발목을 잡았다. 김 대변인은 김 전 의원 컷오프 배경에 대해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와 당이 세운 국민통합, 미래를 향한 전진 등과 같은 철학적 기준으로 볼 때 과거 그분의 일부 발언들이 국민통합에 저하된다는 게 중요한 결정 요소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당 공관위의 결정을 두고 뒷말이 나온다. 황 전 앵커는 대선 과정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언론전략 기획단장을 맡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TV 토론을 준비하는 역할을 했다. 이런 인연이 공천권을 가른 것 아니냐는 것이다.
울산시장에 도전했으나 컷오프된 박맹우 전 의원도 탈당한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국민의힘 공관위는 김두겸 전 남구청장과 서범수·이채익 의원,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경선 후보로 결정했다. 그는 "신권력에 가까운 울산의 일부 정치인들과 중앙의 신권력층 일부가 합세해 박맹우 죽이기에 나섰다"며 '윤심' 공천을 의심했다.
국민의힘 한 정당인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대규모 산업단지가 있는 울산은 근로자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해 진보 성향 유권자도 많다"며 "우리가 본선에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는데, 최근 여론조사 등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던 박 전 의원이 컷오프된 것은 의아하다"고 말했다. 이어 "윤핵관이 특정 후보에게 공천을 주기 위한 부당한 컷오프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충북지사 경선에는 김영환·오제세 전 의원과 박경국 전 충북 부지사가 경선을 벌인다. 이혜훈 전 의원은 컷오프됐다. 여기서도 뒷말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컷오프 전 4명의 충북지사 예비후보 중 이 전 의원과 김 전 의원의 싸움으로 봤다"며 "이 전 의원의 컷오프로 김 전 의원이 한결 편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김 전 의원은 경기도지사에 도전했다가 충북지사로 노선을 바꿨다. 지역 정가에선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윤 당선인을 도운 김 전 의원을 위해 '윤심'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이혜훈 전 의원은 통화에서 "당은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공천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심' 우려는 지난달 21일 '친윤' 의원들이 공관위 핵심 요직을 맡으면서 불거졌다. 정진석 의원이 공관위원장을 맡고 유능한 지방선거 출마자를 선별하기 위한 인재영입위원장에 권성동 원내대표가 선임됐다. 당 지도부와 윤 당선인은 원내대표 출마를 준비하던 김태흠 의원에게 지방선거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 의원은 원내대표 출마를 접고 충남지사에 도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