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놓고 법사위 거센 공방…박범계 '버럭'하기도


국힘 "'문재명' 감싸기용 졸속 입법" vs 민주 "70년 검찰 잘못 바로 잡자는 것"

민주당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는 이른바 검수완박 관련 입법 추진을 두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여야 간의 열띤 공방이 펼쳐졌다. 국민의힘 측은 문재인 정권 권력형 비리 사건 은폐용이라고 거친 공세를 퍼부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수사권 집중으로 인한 검찰 폐해를 없애야 한다고 반박했다. 사진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민주당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는 이른바 '검수완박' 관련 입법 추진을 두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여야 간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측은 "문재인 정권 권력형 비리 사건 은폐용"이라고 거친 공세를 퍼부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수사권 집중으로 인한 검찰 폐해를 없애야 한다고 반박했다.

14일 오후 2시 법사위는 국회 본청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약 3시간 30분여 동안 회의를 진행했다. 여야는 '공군 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성폭력 2차 피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 등을 심사·의결한 뒤, 본격적으로 '검수완박' 입법 문제를 논의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검수완박' 입법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인사들을 감싸기 위한 졸속 처리라며 한 목소리로 비판을 쏟아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검수완박' 법안의 문제점이 발의된 시점과 진행 상황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처분 가처분 인용이 2020년 12월 24일에 있었고 5일 후 29일에 '검수완박' 법안이 발의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의원은 "윤 총장의 사퇴 이후 법사위에서 아무런 논의가 없다가 대선 이후 갑자기 4월 들어 (민주당에서) '검수완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진행하자는 것"이라며 "그동안 검찰에서 뭉개온 '대장동 게이트' 사건 그리고 문재인 정권의 여러 권력형 비리 사건을 뒤엎으려고 정권 말에 서둘러 '검수완박' 처리를 강행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다"고 말했다.

전주혜 의원은 검수완박 법안의 문제점이 발의된 시점과 진행 상황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처분 가처분 인용이 2020년 12월 24일에 있었고 5일 후 29일에 검수완박 법안이 발의됐다고 지적했다. /남윤호 기자

또 전 의원은 "민주당에서 당론채택 했다고 하는데, (바뀌어야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완전치 않고 법안을 만들고 있다고 얘기한다. 이건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출생신고를 하는 것과 똑같다"라며 법안 처리를 위해 강행 이전에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박범계 장관은 "현재 기준으로 수사-기소 분리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입장을 묻는다면 '입법 정책과 결단의 문제라는 말을 드린다"며 "어떤 법안이 제출된다면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 등 국회 차원 논의는 물론이고 그에 따른 사회적 논의도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답변했다.

같은 당 박형수 의원은 "우리가 '검수완박'이든 '수사권 박탈'이든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을 만들든 제도 논의의 기준은 국민의 이익 아니겠나. 그런데 '검수완박'으로 국민에게 어떤 이익이 돌아가냐"라며 세 번 물으며 박 장관의 구체적 답변을 요구했다.

또 박 의원은 "'검수완박'이라는,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려는 이 논의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히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이 마치 진리인 듯이 말을 하는 데 그것은 진리가 아니다. 기소하느냐 안 하느냐는 수사의 결과물이지 무슨 권한이 아니다. 착각하고 있는 거 같다"고도 덧붙였다.

박 의원은 "모든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100% 잘한 건 아니다. 잘못한 것 많다. 그렇지만 '인권 옹호 기관'으로서의 검찰의 순기능이 분명히 있다. 수사권을 완전 없애겠다는 것은 인권 옹호 기관으로서 검찰의 지위를 박탈하겠다는 건데 어떻게 생각하냐"고도 물었다.

이에 박 장관은 "민주당에서 이야기하는 현재의 수사-기소 분리의 설계가 어떻게 나오는지 확인해야 하고, 기존 검찰이 담당했던 수사 총량을 어떻게 기관 배분을 할 것인지, 내용이 나와야지 답을 드릴 수 있는 성격의 사안이다"라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조 의원은 검수완박이 민주당 의원들을 비호하기 위함 아니냐며 박 장관에게 질문하며 울산선거시장사건, 윤미향 의원의 후원금 사건, 이재명 전 지사 부인의 경기도민 세금 유형 사건, 이 전 지사가 몸통인 대장동 부패게이트 수사 등에 대못질해서 수사를 못 하겠다는 것이라며 문재명(문재인+이재명) 비리 덮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윤호 기자

조수진 의원의 질의 시간에는 박 장관이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조 의원은 '검수완박'이 민주당 의원들을 비호하기 위함 아니냐며 박 장관에게 질문하며 "울산시장선거사건, 윤미향 의원의 후원금 사건, 이재명 전 지사 부인의 경기도민 세금 유형 사건, 이 전 지사가 몸통인 '대장동 부패게이트' 수사 등에 대못질해서 수사를 못 하겠다는 것"이라며 "문재명(문재인+이재명) 비리 덮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문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검수완박'을 주장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공교롭게도 중대범죄의 피고인"이라며 힐난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조 의원께 거꾸로 질문하겠다. '검수완박'이 문 대통령을 수사 못 하게 하는 것이라면 조 의원 생각에는 문 대통령 수사를 검찰이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거냐"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에 조 의원은 "수사할 게 있냐, 수사해야 되냐"며 박 장관에게 되물었고 박 장관도 "질문을 그런 취지로 하시는 것 아니겠냐"며 되받아쳐 분위기가 격양되기도 했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검사의 수사권을 폐지한다는 것은 70년간 유지해왔던 형사사법시스템의 근본을 바꾸는 것"이라며 "그런데 군사작전하듯이 (처리 목표) 날짜를 박아서 법을 통과시키겠다는 행태를 우리가 어떻게 찬성하겠나"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이어 유 의원은 "민주당은 일단 검찰 수사권을 폐지하고, 6대 범죄에 대한 수사권을 어떻게 할지는 나중에 협의하자고 한다"라며 입법 공백을 지적하며 "법조계, 학계, 시민단체, 심지어 진보적인 민변과 참여연대도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 같은 형태의 '검수완박'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유 의원은 "국민적으로 민주당에서 추진하는 '검수완박' 입법에 대해 굉장히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검찰총장도 국회에서 와서 그런 입장을 밝혔다"라며 "내일 법사위에 검찰총장을 출석시켜 관련 질의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지난 70년간 바뀌지 않았던 검찰 기소-분리 제도 개선이 필요한 역사적 순간이 바로 지금이라며 '검수완박'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김종민 의원은 김오수 검찰총장이 '검수완박'이 위헌이라며 언급한 헌법 12조(③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에 대한 해석을 늘어놓으며 김 총장에게 "헌법 공부를 다시 하라"고 으름장을 놨다.

김 의원은 "'검사 신청에 의해 영장을 청구한다'는 부분을 검사의 수사권 보장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있는데, 영장 청구를 하는 주체로서의 검사는 수사를 사법적으로 통제하는 사법 통제관으로서의 역할을 명시된 것으로 봐야한다"며 검찰의 수사권이 헌법에 보장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김 총장은) 진짜 헌법 공부 다시 해야 된다"라며 "(검사가) 수사를 사법통제하에 인권과 법률 편에 서라는 게 헌법의 명령인 것"이라며 헌법에 검사가 기재된 이유가 검사의 수사권을 보장하는 위함이 아니라 인권 보호를 위해 쓰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남국 의원은 (그동안) 수사·기소가 집중돼 검찰에서 너무나 여러 가지 잘못된 수사, 표적수사, 기획수사, 정말 먼지 털이식 등 잘못된 수사도 있었다. 전관예우도 심각했다라며 (검수완박은) 일부 잘못된 형사사법 체계를 해결하자는 것이다라고 검수완박의 명분을 강조했다. /남윤호 기자

김남국 의원은 "(그동안) 수사·기소가 집중돼 검찰에서 너무나 여러 가지 잘못된 수사, 표적수사, 기획수사, 정말 먼지 털이식 등 잘못된 수사도 있었다. 전관예우도 심각했다"라며 "(검수완박은) 일부 잘못된 형사사법 체계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수사-기소를 분리해야한다는 원칙을 민주당이 지키고자 한 이유는 권한이 집중됐을 때 검찰이 보여준 폐해가 너무 컸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전 세계적으로 비교해봐도 한국의 검찰 수사권은 이례적이라고 근거를 들었다. 그는 G20 국가 19개국 비교 자료를 보이며 "한국·일본·이탈리아·프랑스·터키·남아공·아르헨티나에 수사권이 있다. 이중에서 수사 인력을 운영하는 곳은 한국·일본·이탈리아·멕시코 정도다. 일본은 직접 수사를 인정한다고 하는데, 실제 검찰에서 하는 수사 건수는 5분의 1에서 7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한국의 검찰 수사권이 해외에 견줘 특이한 사례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수사권을 경찰에게 넘겨주면 수사 역량이 부족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지금도 경찰에서 모든 범죄, 검찰에서 수사를 하고 있는 6대 범죄 수사를 하고 있다"라며 "6대 범죄 수사 건수를 보면 경찰이 40여만건, 검찰이 3만여건이다. 연도에 따라서 차이가 있지만, 10~12배 건을 경찰이 더 검찰보다 수사를 더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15일, 4월 임시국회에서 '검수완박' 관련 법안을 박홍근 원내대표의 대표발의 형태로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manyzero@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