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통의동=김정수 기자]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4일 공식 일정을 전면 취소하면서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전날 18개 부처 가운데 16개 부처 인사를 매듭지었지만 안 위원장 추천 인사가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안 위원장이 인수위원장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둘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수위에 따르면 안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소방본부 소방정책 현장 방문 일정에 대해 불참을 통보했다. 안 위원장은 전날 저녁 윤 당선인과의 도시락 만찬에도 불참했다. 이를 두고 안 위원장이 장관 인사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향후 거취를 고민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은 지난 20대 대선 6일 전 극적인 단일화를 통해 공동정부 구성과 양당 합당에 합의한 바 있다. 실제로 안 위원장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장을 맡았고 인수위원 24명 중 8명이 안 위원장 측 인사로 구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이 지난 10일에 이어 전날 발표한 16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는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로 알려진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 고산·유웅환 인수위원 등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날 배현진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은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안 위원장의 오전 일정 취소는 인수위에서 확인했지만, 당선인이 직접 보고받았는지는 모르겠다"라면서 "개인사정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배 대변인은 안 위원장의 만찬 불참에 대해 "어제 저녁 만찬은 오전 외교안보분과 브리핑에 이어 다 하지 못한 업무보고를 저녁에 받기 위해 열린 자리"라며 "이 자리에 안 위원장이 참석할 수도 있고 개인 사정이 있으면 참석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자리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배 대변인은 "(공동정부가 흔들린다는 등) 여러 해석이 있지만 당선인과 인수위 입장은 공동정부 목표를 가지고 이끌어가야 하는 시간은 5년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있다는 것"이라며 "인수위라는 기간은 채 한 달이 남지 않았고 국민들에게 열어드릴 새로운 5년을 위해 농축되고 중요한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 위원장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 책임을 다해줄 것이란 기대와 신뢰를 가지고 있다"며 "소통을 이어가기 위해 대화하고 말씀을 나누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배 대변인은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만날 가능성에 대해 "비공식 일정에서도 개별 만남은 예정된 게 없다"면서도 "두 분은 상시로 통화하고 만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2시 고용노동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를 내정하면서 18개 부처 인선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내정에서도 안 위원장 측 추천 인사가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 향배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