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직을 내려놓은 지 하루 만에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다. 대선주자였던 '거물급' 유승민 전 의원과 경쟁을 벌이게 됐다. 거물과 신인의 대결이 성사되면서 경선 흥행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 의원은 6일 경기지사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국민이자 경기도민의 한사람으로서 경기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다"며 "대선 승리는 국가 정상화의 시작일 뿐이며 이제 중앙정권교체를 지방정권교체로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번 경기지사 선거는 이재명의 시대를 지속하냐, 극복하느냐를 묻는 선거다. 무능하고 부패한 민주당 정권이 경기도에서 권력을 연장하느냐, 중단하느냐를 묻는 선거"라며 "민주당을 멈춰야 한다. 이것만이 경기도를 정상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지난달 31일 "따뜻한 공동체,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개혁보수의 정치를 경기도에서 꽃피우겠다"면서 공직사회 개혁과 △일자리 △주택 △교통 △복지 △보육 분야의 획기적인 개혁을 공언했다.
두 사람의 경쟁 구도는 이목을 끌 만하다. 4선 출신 유 전 의원은 19·20대 대선 주자로 뛰었던 '전국구' 정치인이다. 이번 대선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중도보수층의 지지는 견고하다. 때문에 유 전 의원의 장점으로 확장성이 꼽힌다. 경기에 연고가 없다는 점은 극복 과제다.
경기 성남시 분당갑이 지역구인 김 의원은 초선이지만, 역설적으로 참신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까지 당내에서 경기지사에 도전장을 내민 인물 중 유일한 여성이다. 게다가 윤 당선인의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얼굴과 이름을 많이 알렸다. 이준석 대표는 전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대선에서 김 의원도 굉장히 성장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은 '험지'로 분류되는 경기도를 탈환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경기도는 전국 최다 인구가 몰린 곳이라는 점에서 여러 선거의 판세를 가를 매력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3·9 대선에서 윤 당선인이 이재명 민주당 후보보다 경기도 표가 적었다는 것을 의식, 국민의힘 내부에서 중량감 있는 후보를 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었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심재철 전 의원과 함진규 전 의원도 경기지사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성희롱 발언으로 제명·출당 처분을 받았던 강용석 변호사도 경기지사 도전장을 내미는 동시에 국민의힘 복당 절차를 밟고 있다. 당 최고위원회의 승인만 남은 상태지만, 최종 복당 여부는 미지수다.
여론조사상으론 유 전 의원이 강세를 보였다.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1~2일 경기도 유권자 1009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에선 유 전 의원이 38.2%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윤희숙 전 의원(10.8%), 김 의원(10.1%), 심 전 의원(6.4%) 차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광역단체장 경선 방식(선거인단 50% 여론조사 50%)을 언급하며 "이미 나온 여론조사 결과는 크게 의미가 없다고 본다. 본격적으로 경쟁이 벌어지면 지형이 바뀔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 "경선이 흥행한다면 좋은 결과가 따라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