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을 핵심으로 하는 검찰개혁안의 추진 방향과 시점 등 논의에 착수했다. 원내 지도부는 다음 주 당 입장을 정할 수 있도록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5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넘게 정책 의원총회를 열고 '검찰·언론개혁' 관련 원내 진행 상황을 공유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박주민 의원이 현황을 보고하면서 검수완박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강경파는 현재 6대 중대범죄로 제한된 검찰의 수사권까지 중대범죄수사청 등을 신설해 이관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당내 일각에선 '경찰의 비대화' 등 부작용 우려와 함께 강행 처리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날 의총에서도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경찰에 권한이 집중되는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한 뒤 추진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또 "시행 시기 조정을 통해 얼마든지 민주적 통제 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단독 처리 가능성에 대해선 "전략적인 부분도 고민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며 "다만 그런 부분이 의총에서 다뤄지진 않았고 지도부의 판단은 의원들과 치열하게 빠른 시일 내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내지도부는 쟁점으로 떠오른 '개혁 과제' 추진을 서둘러 매듭짓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이재명 상임고문을 겨냥한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현 정부를 향한 의혹이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강경파 중심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전 관련 입법을 진행해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온라인상에서는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검언개혁 찬반 리스트'를 만들어 개별 의원들에게 조속한 법안 처리를 압박하는 분위기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날 의총 모두발언에서 "오랫동안 당내에서 그리고 여야가 논의를 거듭해온 검찰의 수사권 분리 문제와 미디어 혁신, 즉 언론 개혁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며 "그것이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이고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음 의원총회에서 본격적인 토론을 통해 공식 입장을 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번 주부터 관련 상임위나 선수별 간담회를 거쳐 의견을 최대한 모으고, 오는 12일쯤 의원총회를 다시 열어 당론을 결정할 예정이다. 필요한 경우 끝장토론을 해서라도 조속히 당론을 모아야 한다는 박 원내대표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언론개혁' 과제도 논의했다. 오 대변인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방안과 관련해 "이사회 구성 운영에 대한 것을 정치적 중립성을 위해 정당 추천, 대통령 추천을 없애는 방법으로, 민주당은 국민추천위원회나 공영방송운영위 같은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며 "두 가지 정도를 고민하고 있고 저쪽(국민의힘)과 협의 가능한 부분으로 판단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언론중재법·정보통신망법에 대해서는 "허의조작정보 권익침해에 대해 실효적이고 신속한 피해 구제를 위한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조작정보 처벌이나 삭제요구권을 신설하는 방법, 부정확하고 부당한 방법에 대한 반론권 신설 방법 이런 것도 고민하고 있다"며 "미디어특위를 최대한 빨리 가동해서 고민할 것이고 우리 당 입장도 정리할 것이라고 보고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여야는 오는 5월29일까지 국회 언론·미디어특위에서 관련 법안을 다루기로 했지만, 현재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민주당은 또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을 비롯해 △청년기본적금 △병사월급 200만 원 보장 △기초연금 10만 원 인상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1년 유예 △가상자산 수익 5000만 원까지 비과세 등 대선 공통공약 추진 방안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