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인턴기자] 24일 대구 달성군 사저에 도착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발전에 힘이 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고향인 대구 달성군에서 긴 메시지를 전한 것을 두고 그 해석이 분분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대국민 메시지에서 "오늘 이렇게 여러분을 만나 뵈니 지난날의 이야기 한 가지가 떠오른다"며 "제가 달성군에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을 때 지나가던 어떤 분이 '이곳 공기가 참 좋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시골이니까 좋겠지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선거 분위기가 좋다는 이야기였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다시 돌아가고 싶을 만큼 그때가 그립다"며 "제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이루지 못한 많은 꿈들이 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꿈들은 또 다른 이들의 몫"이라며 "좋은 인재들이 저의 고향인 대구에 도약을 이루고 대한민국의 발전에 힘이 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을 보태겠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여러분의 성원에 조금이나마 보답해가겠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선거의 여왕'이라 불릴 만큼 당내 경선 말고는 출마한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다. 정치권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박 전 대통령이 보수의 텃밭이라 불리는 대구에서 '못 다 이룬 꿈'을 담아 자신만의 영향력을 펼칠지 주목하고 있다.
당장 관측되는 박 전 대통령의 첫 공개 행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만남이다. 만남이 성사된다면 5월 10일에 개최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제20대 대통령 취임식 일정에도 참석할 것으로 예측된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도 다음 주부터 지방을 좀 가볼까 한다. 퇴원하셨다니까 찾아뵐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취임식에) 원래 전직 대통령은 당연히 오시게 돼 있다"며 박 전 대통령 초청 의사를 밝혔다.
박상병 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종합하면 앞으로 정치적인 문제에 개입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개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이번 지방선거와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서 자신이 의중에 있던 사람들을 지원하겠다는 얘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사실 박 전 대통령이 정치하겠다고 작심하고 한 발언"이라며 "대구 지역의 정치와 관련해서도 앞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이날 박 전 대통령을 대리하는 유영하 변호사는 윤 당선인에 대한 소회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 전 대통령께서 대선 관련한 말씀을 하시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유 변호사는 "윤 당선인 측에서 박 전 대통령을 방문한다는 얘기는 언론을 통해 들었다"며 "직접적으로 연락을 받은 것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