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강남=신진환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종료를 앞둔 8일 밤 서울 강남 한 복판에서 섰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선대본 관계자들도 총출동해 윤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윤 후보는 연이은 강행군에 목 상태가 좋지 않은 듯 보였다. 목이 많이 쉬었음에도 혼신을 다해 마지막 힘을 쥐어짰다. 그는 2030 세대가 많이 찾는 강남역 인근에서 '캐스팅 보터'로 꼽히는 청년 표심을 향해 '직구'를 던졌다.
윤 후보는 청년들을 향해 "청년이 멋진 꿈을 꿀 수 있는 나라, 청년의 희망이 기죽지 않는 나라를 꼭 만들겠다. (청년이) 마음껏 공부하고 쌓아 놓은 재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대로 만들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집값이 올라 청년들이 이제 집을 사는 것도 포기하고, 그러면 일할 맛이 나겠냐"고 되물으면서 "여러분께서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도록 제가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청년들은 함성과 환호를 지르며 화답했다.
윤 후보는 "저를 여기까지 오게 만든 것도 우리 청년들의 열렬한 지지 (덕분이) 아니었나"라면서 "잊지 않겠다. 청년 여러분 힘 내시라. 저와 함께 뛰자. 여러분이 가진 희망의 끈을 저도 함께 당당히 잡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늦은 시각과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중장년층부터 청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유세장을 찾았다. 아이를 대동한 부부 등 길을 멈추고 먼 발치에서 윤 후보의 연설을 지켜보는 시민도 있었다. 윤 후보 지지자들은 빨간 풍선을 흔들며 그를 응원하고 격려했다.
오후 11시까지 영업이 제한된 인근 술집과 카페에서 사람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서 유세장 주변은 북새통을 이뤘다. 또 2030 세대들이 우연히 윤 후보의 연설을 보고 연신 플래시를 터트렸다. 한 청년은 "윤석열"을 외치다 야유를 듣기도 했다. 헤어디자이너라고 소개한 20대 청년은 "석열이 형을 실제로 처음 보는데 잘 생겼다. 듬직하다"며 "내일 (윤 후보를) 찍어야겠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은 전통적으로 보수 텃밭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 후보의 승부를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 초박빙 양상인 만큼 보수 표심을 결집하기 위해 강남을 마지막 유세지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이날 제주 유세를 시작으로 부산과 대구, 대전을 거슬러 오르는 '경부선' 일정을 소화한 이후 상경한 뒤 서울시청 앞 광장과 건대입구 거리 인사 유세를 벌였다. 마지막으로 강남역 앞에서 피날레 유세를 끝으로 22일간의 공식 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지난 4~5일 치러진 20대 대선 사전투표의 투표율은 36.9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3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20만 명을 넘는 상황인데도 많은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9일은 본 투표가 실시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저마다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