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5시 35분부터 30분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8일 만이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단히 안타까운 상황에서 다시 통화하게 됐다"며 "러시아의 무력 침공으로 희생당한 분들과 유가족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하며 침략에 결연히 맞서 싸우는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용기와 희생에 경의를 표한다"고 위로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통화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 2020년 4월 10일 양 정상을 첫 통화를 갖고 코로나19 대응과 한국의 진단키트 지원 등을 논의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국은 전쟁을 겪었기 때문에 전쟁의 참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겪고 있는 슬픔과 역경에 깊이 공감한다"며 "우크라이나가 조속히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기를 기원하며 한국이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전황을 설명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위기 극복과 방어를 위한 가용한 지원을 한국 측에서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가 보존되어야 하며, 대화를 통한 평화적 노력을 지지한다"며 우리 정부의 입장과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 동참 등 조치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한국에 체류 중인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안심하고 체류할 수 있도록 인도적 상황을 고려한 '특별 체류 조치'를 취했다"며 "현재 우크라이나에 우리 국민 40여 명이 체류 중인데, 이들 중 일부는 우크라이나에 생활 기반이 있어 잔류를 희망하며, 일부는 출국을 준비 중이다. 우리 국민의 철수가 신속하고 원활히 이루어지고 남아 있는 국민이 안전하게 체류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인 교민 보호 필요성에 공감하며 우크라이나 외교부에 전하겠다고 말하고, 문 대통령의 따뜻한 말씀과 격려, 그리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단결과 희생이 있기에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해낼 것으로 믿고, 한국과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용기를 내시라"며 "반드시 역경을 이겨낼 것이라 믿으며, 굳건한 지지와 한국 국민들의 연대를 보낸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용기를 주는 말씀에 감사하며, 우크라이나 국민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통화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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