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2022] '尹-安' 보란 듯…이재명, 김동연 손 잡고 운동화 퍼포먼스


영등포 집중 유세서 李 "국민 믿는다"…지지자도 격앙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영등포 유세에서 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3일 영등포 유세에서 손을 맞잡고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 후보와 김 전 후보. /영등포=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영등포=이선영 인턴기자] "우리의 동지 김동연 전 후보와 정치교체 확실히 하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김동연 전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와 첫 유세 현장에서 "통합의 정치, 정치교체를 확실히 하겠다"고 외쳤다. 국민의힘 윤석열·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단일화 선언을 의식한 듯 김 후보의 손을 맞잡고 '동지'라고 부르며 밀착했다. 현장에 모인 지지자들은 한층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와 김 전 후보는 이날 오후 3시 30분께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앞 광장에서 선거송 '질풍가도'가 울려 퍼진 후 함께 등장했다. 이 후보는 김 전 후보의 손을 맞잡고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이 후보와 김 후보의 등장에 현장의 지지자들은 "격이 다르다" "멋쟁이들이다"라고 외치며 환호했다.

이 후보는 윤-안 단일화를 의식한 듯 김 전 후보를 동지라고 부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영등포 집중 유세에서 김동연 전 새로운물결 대선후보로부터 선물받은 운동화를 신어보고 있는 이 후보(오른쪽). /남윤호 기자

김 후보는 연설에 앞서 "이 후보가 당선을 위해 운동화 끈을 단단히 매라는 의미로 운동화를 선물한다"고 밝히며 운동화를 건넸고 이 후보는 현장에서 직접 운동화를 신었다.

김 후보는 "대한민국 위기 극복을 위해 이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자"며 "이제 이 후보와 공동선언을 발표했고 가치와 철학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의 추진력과 김동연의 일머리가 합쳐지면 못할 게 없다"면서 "이 후보의 현실감각과 김동연의 국제감각을 합쳐 함께 난국을 헤쳐나가자"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에 대해선 "이들은 나라의 비전은 제쳐놓고 어떤 자리에 어떤 권력을 나눌 것이냐고 묻는다"며 "이익에 따른 야합"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이어 이 후보가 연단에 섰다. 그는 "(김 후보가) 통합정부 가치에 동의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이 대장정에 함께 해줬다"며 "모두가 희망을 가지는 미래를 향해 뚜벅뚜벅 함께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3월 9일에 과거로 퇴행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는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끝내고 민주당은 역량을 모두 한 곳으로 모으는 통합의 정치를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선택하게 되니 상대방 실패만 기다려서 발목잡는 게 지금의 정치"라며 "정치인 몇몇이 이 나라의 운명을 마음대로 할 수 없고 이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처럼 담벼락에 대고 실천하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처럼 우리가 조직해서 행동하자"며 민주당 전통 지지층에 호소했다.

노무현정신계승연대는 Again 2002 꿈은 이루어진다 사람사는 세상이라는 팻말을 들고 유세 현장에 참여했다. /이선영 인턴기자

현장에 나온 500여명의 지지자들은 민주당 상징 색깔인 파란 풍선과 응원봉을 들고 파란 물결을 형성했다. "우리 가족은 결정했어요" 등의 팻말도 눈에 띄었다. 'Again 2002 꿈은 이루어진다 사람사는 세상'이라는 팻말을 들고 온 노무현정신계승연대 관계자도 보였다.

유세 중 일부 시민들은 "사쿠라(다른 속셈을 가지고 어떤 집단에 속한 사람. 여당과 야합하는 야당 정치인을 이르는 일본어)한테 국가 맡기면 안된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이 후보의 지지자들은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선언에 "오히려 잘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 후보의 지지자라고 밝힌 60대 남성 A 씨는 "두 후보의 선택은 옳은 길이 아니다"라며 "이번 두 후보의 단일화를 통해 지지자들은 이 후보에게 확신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성은 "처음부터 단일화 낌새가 있었다"며 "이번 민주시민의 선택을 기대한다. 이 후보를 믿는다"고 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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