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여야 대선 후보가 다가오는 4일부터 5일까지 진행되는 사전투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초접전을 벌이는 탓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전투표에서 역대급 투표율을 기대하면서도 어느 후보에게 유리할지에 대해선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고 전망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번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유리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특히, 정권교체 여론이 높을수록 투표율이 높았다는 점을 들어 국민의힘 내부에선 '투표율을 높여라'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원희룡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은 2일 선대본 회의에서 "사전투표는 이틀 남았고 대세는 정권교체로 확고히 굳어지고 있다"며 "남은 기간 승패는 투표장의 결집에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통 보수층의 부정투표 이슈로 사전투표 참여 의사가 낮다는 점이 투표율 저하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이와 관련 윤석열 대선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전투표에 적극 참여해주십시오. 저 윤석열도 사전투표하겠다"며 사전투표를 독려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모든 공명선거 조직을 가동해 공정한 선거가 되도록 철저히 감시하겠다"며 "민심이 왜곡되지 않도록 최대한 사전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높은 사전투표율이 국민의힘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되받았다. 강훈식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은 같은 날(2일) 오전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투표율로 인해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과거의 형태"라며 "사전투표가 상대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것에 대해선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도 지난달 28일 경북 포항 유세에서 "사전투표 열심히 해주고 주변에도 많이 권장해달라"며 "이 투표가 '내 미래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주변에 꼭 말해달라"며 당부했다.
이번 사전투표는 역대급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지난 대선보다 높은 투표율이 나올 것은 분명하기에 사전투표율도 자연스레 오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달 28일 <더팩트>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한 설문조사에서 성인 남녀 1009명에게 '이번 대선에 투표하겠느냐'라고 물은 결과 88.8%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했다. '가급적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비율도 6.6%에 달해, 총 95.4%가 투표 의사를 밝혔다. 또, '언제 투표하실 생각이냐'는 질문에 35.1%는 '사전투표'일에 하겠다고 했다.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이처럼 역대급 사전투표율이 예상되자, 정치권은 민심을 판가름 할 수 있는 '1차 승부처'로 사전투표일을 내다봤다. 사전투표가 본투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사전투표가 사실상 판세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전투표는 자신의 주소지가 아닌 곳에서 투표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4050세대를 비롯한 직장인들이 주로 선호해 왔다. 이에 민주당은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는 과거 사례를 들며, 지지자들에게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실제 26.69%라는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던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은 약 180석이라는 과반 승리를 달성했고, 사전투표율 2위(26.06%)였던 19대 대선 때는 문재인 대통령이 2위인 홍준표 후보를 큰 차이로 승리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측에선 2030세대의 정치 참여가 활발하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또, 젊은 층의 사전투표 독려를 위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오는 4일 광주에서 사전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목표로 설정한 '호남권 30%' 득표 효과를 동시 노린 것이다. 이 후보는 "사전투표에 적극 참여하셔서 대한민국을 바꿀, 그리고 여러분의 자녀와 가족의 미래를 바꿀 기회를 놓치지 말아 달라"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전선거가 역대급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면서도, '사전투표율'이 어느 후보에게 유리할지에 대해선 "알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정당·세대·지역 등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갈등을 빚고 있기에 높은 투표율이 예상된다"면서도 "지금까지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에게 유리한 경향이 있었으나 정권심판론이 거세지면서 오히려 야당에게 유리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여야의 초박빙 상황에서 사전투표율만으로는 판단하기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상철 경기대 교수도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진영이 유리하다는 공식은 깨졌다. 사전투표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총동원 수단으로 봐야 한다"면서 "어느 진영이 유리할지는 정말 예측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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