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2022] '깜깜이' 국면 돌입…막판 변수는 '투표율'


역대 선거 살펴보니 '선두가 당선'…2030 표심도 변수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왼쪽),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초박빙 판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3일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다. /이선화 기자·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3일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다. 여론 향방을 알 수 없는 '깜깜이 선거'의 시작이다. 20대 대선은 과거와 달리 막판까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양강 구도로 엎치락뒤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예측불허 '안갯속'이다. 역대 대선에서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 조사에서의 선두가 그대로 당선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초접전 판세인 상황에서 캐스팅보터로 간주되는 20·30세대의 표심, 투표율 등이 막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대선, '깜깜이' 직전 여론조사 '선두가 당선'

역대 대선을 살펴보면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이른바 '깜깜이' 선거가 시작되기 전 여론조사에서 선두인 후보가 실제 투표일에도 승리해왔다. '1위' 후보라는 인식은 대세론을 형성해 지지층을 단결하고, 중도·부동층 유권자들의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양 진영에서 막판까지 '여론조사' 기싸움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대선 관련 한국갤럽 조사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모두 여론조사 공표 금지 전 조사에서 선두를 달린 후보가 당선됐다. 대체로 투표일에 가까워질수록 진영 결집이 뚜렷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14대 대선에서는 대선을 1주일 앞두고 지역감정 조장을 모의한 이른바 '초원복집' 사건이 터졌지만, 판세를 뒤집을 수 없었다. 15대 대선 때도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중 1, 2위가 바뀌지는 않았지만, 실제 득표율에서는 1.6% 포인트에 불과했다. 16대 대선 당시에는 전체 선거기간(28일) 중 여론조사 공표가 불가능했는데, 이른바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직후 마지막 공표 여론조사에서 노 전 대통령이 40%대로 앞섰다. 이어 깜깜이 선거 국면에 돌입한 뒤 투표 전날 밤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가 지지 철회를 선언했지만 판세는 뒤집히지 않았다.

17대 대선부터는 선거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이 현행과 같은 '선거일 전 6일'로 완화됐다. 깜깜이 국면에서 BBK 동영상 공개, 이명박 특검법 국회 통과 등의 사건이 있었지만 이미 판세를 굳힌 상황에서 실제 투표에서도 이명박 후보가 정동영 후보(26.1%)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득표율(48.7%)을 보였다. 다만 마지막 공표 직전 정 후보의 지지율이 17.5%였음을 감안하면 막판에 상당한 상승 폭을 보였다.

18대와 19대 대선 모두 마지막 공표 직전 여론조사 때보다 1, 2위의 실제 득표율이 높았으나, 이들의 격차도 대체로 유지됐다. 18대 대선 5일 전 여론조사에서는 박근혜,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각각 46.4%, 44.5%였지만 실제로는 51.6%, 48%로 격차가 벌어졌다. 반면 19대 대선에서는 마지막 공표 때(D-7일) 문재인,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이 각각 38%, 17%였지만 실제 득표율은 41.1%, 24.0%로 격차가 좁혀졌다.

다만 이번 대선처럼 초접전 판세에서는 공표 금지 직전 여론조사 추이만으로는 대선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여론조사 공표 마지막 날인 2일 공개된 여론조사 5곳 중 4곳에서 윤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후보와의 격차는 좁혀졌다. 1일 서울 동작 유세하는 윤 후보. /남윤호 기자

◆여론조사 공표 마지막 날 여론조사 5곳 중 4곳 尹 '오차범위내' 우세

여론조사 공표 마지막 날인 2일 공개된 여론조사 5곳 중 4곳에서 윤 후보, 1곳에서 이 후보가 우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두 후보 간 격차가 직전 조사보다 좁혀지는 양상을 보였다.

자세히 살펴보면 글로벌리서치 여론조사(JTBC 의뢰, 2월 28일~3월 1일, 전국 유권자 1006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3.1%)결과, 윤 후보는 42.3%, 이 후보는 36.6%로 집계됐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직전 조사 8.3%p에서 5.7%로 좁혀졌다.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일요신문 의뢰, 2월 28일~3월 1일, 전국 유권자 1013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결과에서는 윤 후보가 44.9%, 이 후보는 42.1%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와 비교했을 때 두 후보 간 격차는 7.9%포인트에서 2.8%포인트로 좁혀졌다.

피플네트웍스리서치 여론조사(뉴데일리 의뢰, 2월26일~3월1일, 전국 유권자 4014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5%p) 결과, 윤 후보는 46.5%, 이 후보는 42.5%로 집계됐다. 두 후보 간 격차는 지난 조사보다 3.8%p 좁혀졌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뉴시스 의뢰, 2월 28일~3월 1일, 전국 유권자 1007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도 윤 후보는 46.3%, 이 후보는 43.1%로 집계됐다. 다만 두 후보 간 격차는 3.2%p차로, 약 4주 전 직전 조사보다 1.7%p 벌어졌다.

이 후보가 역전했다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OBS 의뢰, 2월 28일~3월 1일, 전국 유권자 1000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이 후보가 45%, 윤 후보는 44.9%였다. 직전 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1.0%p차로 앞섰지만, 일주일 만에 0.1%p로 이 후보가 우위를 보였다.

오차범위 내 지지율을 보이고 있어 막판 변수는 진영 결집력과 투표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2030세대의 표심도 대선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경북 경주 유세하는 이 후보. /이재명 캠프 제공

◆막판 변수는 진영 결집력·투표율

양 진영은 초박빙 판세에서 진영 결집력과 이를 반영한 투표율이 대선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 2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결국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 그 진영이 결집력이 누가 더 강하냐 이쪽이 판세의 결정적 요인이 될 것 같다"며 "중도부동층·진보부동층 쪽에 집중적으로 호소를 드리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2030 여성 유권자를 향해 남은 기간 집중 유세하고, 김동연 전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를 계기로 '통합정부론'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을 보이고 있다. 우 본부장은 "차선을 택하는 것도 지혜"라며 투표율 높이기에도 열을 올렸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남은 변수는 '투표율'이라며 "후보 단일화가 결렬되고 나서는 보수층의 투표율이 좀 높아지겠다는 느낌을 받는다"라고 했다. 윤 후보와 국민의힘 측은 여전히 높은 정권교체론을 자극해 보수 진영 결집을 최대한 높이겠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도 '투표율'을 최대 변수로 내다봤다. 중도·부동층에 구애해야 하는 상황에서 네거티브 공세는 효과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이미 양쪽에 40% 이상 지지가 결집해 있다. 나머지는 합리적인 전망이나 정책을 보고 판단하지, 네거티브에 따라 표심을 결정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사전투표 때 어느 세대가 투표를 많이 하는지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김 후보와의 단일화는) 판을 흔들 정도는 아니지만 이 후보의 '통합정부론'에 힘을 실어준 것이기 때문에 '통합정부' 메시지가 힘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중도층에 호소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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