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2022] 윤석열의 10대 공약, 과연 가능할까?


경제-부동산-저출산 전문가들 "실현 가능하나 장기간 방안 모색해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통령 선거 10대 공약을 제출했다. 이에 <더팩트>는 윤 후보가 제시한 주요 공약 경제-부동산-저출산 공약에 대해 각 전문가들에게 실행 여부 가능성과 평가를 물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통령 선거 10대 공약을 제출했다. 경제·저출산·부동산 정책 등이다. 실현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더 장기간적인 관점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윤 후보가 발표한 주요 10대 공약에는 △지속 가능한 좋은 일자리 창출 △주택 250만 호 이상 공급 △출산 준비부터 산후조리, 양육까지 국가책임 강화 등이다. 10대 공약은 후보와 정당의 시대정신이 반영된 만큼 당선 이후 정책·정강 기조를 미리 볼 수 있는 가이드라인으로 불린다.

다만, 이번 대선은 유난히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이에 <더팩트>는 윤 후보의 코로나19 돌파를 위한 경제성장, 지난 정부 최대 실책으로 불리는 부동산,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는 저출산 대책 공약 등의 실행 가능성 및 평가를 전문가에게 물었다.

여론의 관심을 끌었던 1호 공약은 '코로나 극복 긴급 구조 및 포스트 코로나 플랜'이다. 코로나19 극복을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로 꼽은 것이다. 윤 후보는 피해자 지원 방식에 대해 피해 정도에 비례하는 '정당하고 온전한 손실 보상'을 주장한다. 특히 취임과 동시에 대통령 직속 기구인 '코로나 긴급 구조 특별본부'를 설치해 즉시 가동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2호 공약은 '지속가능한 좋은 일자리 창출'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중점을 맞춰 규제 혁신을 통한 기업 투자 활성화, 노동개혁에 따른 합리적 노사 관계 정립을 예고했다. 특히, 기업 성장을 통한 민간 주도 일자리 창출이 주된 골자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윤 후보의 경제 공약에 대해 기업 투자 활성화와 정부규제완화 등 성장 동력 확보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산업 경쟁력 강화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기업은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이기 때문에 기업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정부의 '신산업 정책'을 통한 역할 확대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신산업 정책이란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구조 개편과 기술인력 향상을 위한 정부의 지원으로, 분야를 뛰어넘는 폭넓은 지원을 의미한다.

김 교수는 또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으로 꼽히는 조선·철강 산업이 중국으로 이전되는 상황을 지적하면서 "중국의 추격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 향상과 정부의 투자가 필요하다. 정부의 지원으로 일자리 창출과 양극화 해소, 성장 동력 확보가 한꺼번에 제시되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윤 후보는 경제와 부동산 분야에서 성장과 주택 공급을 강조했다. 이에 '수요에 부응하는 주택 250만 가구 이상 공급'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부동산 시장 안정과 국민 주거 수준 향상을 위해 서울 50만 가구, 수도권 130만 가구 이상, 최대 150만 가구를 지어 전국에 250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사회학 교수는 부동산 250만 호 공급에 대해 "충분히 실행 가능한 공약"이라고 진단했다. 심 교수는 지난 10년간 평균 부동산 공급 물량을 57만 호 라고 제시하면서 "1년에 50만 호 공급만 해도 목표치는 가능한 수준"이라며 "현 정부가 지금까지 잡아놓은 물량이 205만 호 이기 때문에 250만 호 공약은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공 임대 주택보다는 민간 물량이 많이 투입되어야 한다"며 "현재 우리나라의 부동산 가격 문제는 공공임대주택이 모자라서가 아니기 때문에 민간의 집을 많이 짓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윤 후보의 공약에 대해 전문가들은 실현 불가능한 공약은 아니라면서도 오랜 기간 걸친 장기간 적 관점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선화 기자

윤 후보는 또 출산 준비부터 산후조리 양육까지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보건·의료 공약도 발표했다. 특히,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임신·출산 전 성인 여성 건강검진 지원 확대와 난임부부 치료비 지원을 약속했다.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는 올해 내로 국민건강보험법을 개정하고 2023년부터 임신·출산 전 성인여성 건강검진 지원을 확대하고, 모든 난임 부부에 대한 치료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아울러 출산 후 1년 동안 월 100만 원의 부모 급여 지급 방안도 밝혔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 교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것은 개인의 행위가 아닌 국가 미래를 결정짓는 아주 중요한 사회적 문제라는 점을 거론하며 "아이를 낳으면 돈을 주겠다는 것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공약이라고 바라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재원으로 지원하는 것보다는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는 환경을 국가가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법이 있지만 잘 실행되고 있지 않은 남성 육아 휴직 등을 더 살펴보고, 유치원·보육원·소아 의료비 지원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 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출산·교육·경제 같은 거대 담론 얘기는 오랜 기간 고민하고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분야"라며 "특정 정당과 인물을 떠나, 현재 대선 후보들은 자신들의 임기 내에 성과를 미칠 수 있는 단기간적인 것들을 많이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표를 의식한 공약들이 많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윤 후보의 10대 공약에는 △ 스마트하고 공정하게 봉사하는‘디지털 플랫폼 정부’구현과 대통령실 개혁 △ 과학기술 추격 국가에서 원천기술 선도국가로 △ 실현 가능한 탄소중립과 맑고 깨끗한 환경 △ 공정한 교육과 미래 인재 육성, 모두가 누리는 문화복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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