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중단 선언' 이재명 "점쟁이 NO"


'위기극복·국민통합·경제 대통령' 강조…尹 '신천지·무속인 논란' 저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15일 공식 선거운동 첫날 위기극복, 경제, 국민통합 대통령 메시지를 강조했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집중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발언하는 이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서초구=박숙현 기자·신정인 인턴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5일 '파란 신발'을 신고 20대 대통령 선거를 향한 22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이 후보는 부산을 시작으로, 대구와 대전을 찍고 서울로 올라오는 광폭 유세 행보를 보이면서 '위기극복·국민통합·경제 대통령'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다만 '네거티브 중단 선언'이 무색하게 이 후보와 민주당은 신천지 압수수색 무마 의혹, 무속인 논란 등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날카로운 공세도 펼쳤다.

이 후보는 이날 0시 선거 운동이 개시되자마자 부산 영도구의 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를 찾아 '위기 극복의 사령탑'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날 오전 부산 부전역 앞에서 진행한 첫 유세와 대구, 대전, 서울 유세에서도 위기극복 적임자는 물론 △대한민국을 G5 세계 5대 강국으로 만드는 경제대통령 △국민 마음을 하나로 모아내는 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는 공통된 메시지를 전했다.

이 후보의 이날 마지막 일정인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앞에는 영하 3도의 날씨에도 300여 명의 지지자들이 모였다. 이들은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으로 외투와 마스크, 목도리 등을 깔맞춤했다. 또 선거유세송이 흘러나오자 '이재명'이라고 적힌 파란색 응원봉과 촛불 모양 응원봉을 들고 춤추며 호응했다. 곳곳에 '신천지냐 이재명이냐' '청와대를 굿당으로 만들 순 없다' 등의 피켓을 든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은 이 후보가 유세장에 입장하자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박수로 맞이했다.

연단에 오른 이 후보는 "제가 오늘 부산에서 첫 유세를 시작했는데 부산 청년들이 더 열심히 뛰라고 이렇게 운동화를 선물해줬다. 제가 이 신발을 신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국민보다 더 열심히 뛰겠다"면서 제자리에서 뛰는 자세로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영화 '동막골'에서 마을 주민이 서로 의지하고 협력하는 장면을 언급하며 "이게 정치이고 이게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다. 안보, 공정한 질서가 중요하고, 우리 민생, 먹고사는 문제, 경제를 해결하는 게 가장 중요한 역할 아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민통합정부'를 거듭 주장했다. 그는 "내 진영이 아닐지라도, 협조하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유능한 사람이면 적재적소에 기용하고 박정희(전 대통령)가 주장하던 정책이든, 홍준표(의원)가 주장하던 정책이든, 노무현(전 대통령) 정책이든 가리지 않고 필요한 정책은 실용적으로 반드시 쓰겠다"고 했다.

이어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소년노동자를 이 자리까지 보내주신 것만 해도 가문의 영광이고, 필생의 잊을 수 없는 영광"이라며 지지자들에게 거듭 감사를 표했다.

이 후보와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첫 유세 현장에서 연설하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신천지 압수수색 무마 의혹 등을 언급하며 네거티브 공세를 펼쳤다. 유세 현장에서는 신천지냐 재명이냐! 피켓을 든 지지자들이 있었다. /박숙현 기자

반면 윤 후보를 향해선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정치보복이 없는 나라, 국가권력이 국민의 더 나은 삶과 국가 발전을 위해 쓰는 나라, 운명이 걸린 정책을 점쟁이가 아니라 과학과 합리에 의해 결정하는 나라, 그런 나라를 만들 통합의 대통령 누구입니까"라며 "진심으로 부탁드린다. 감정이 아니라 이성으로,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 특정 정치인이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위해 이번 (3월) 9일에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해주시겠나"라고 호소했다. 이는 최근 여권으로부터 코로나19 신천지 사태 압수수색 무마 의혹과 무속인 친분 의혹 등이 제기된 윤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다.

이 후보는 앞서 이날 대구 동성로 거리 유세에서도 "이재명은 쥐꼬리만 한 도지사의 방역 권한을 이용해 신천지 본진에 쳐들어가 명부를 확보했다"며 "신천지가 코로나를 퍼뜨리고 방역에 비협조할 때 (검찰이) 신속하게 압수수색을 해서 명단을 구하고, 방역조치를 제대로 했더라면 단 한 명이라도 희생자를 줄일 수 있었을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대전 으느정이거리 유세에서는 "(윤 후보가) 필요하지 않은 사드를 충청에 배치하겠다고 해서 충청도민들을 고통 받게 하면 안 된다. 사드를 배치하면 유사시 첫 번째 타격 목표가 된다"며 윤 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저격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6일 "여의도 정치를 확 바꾸겠다"며 "앞으로 네거티브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접어들면서 네거티브 공세가 되살아나는 모양새다.

여당 의원들은 일찌감치 측면에서 '네거티브 공방'을 펼쳐왔다. 윤 후보 부부의 '무속인 논란'을 추궁해온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이날도 기자회견을 열어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 2018년 9월 '살아있는 소가죽 벗기는 굿'이 있었던 '2018 수륙대재' 행사에서 윤 후보 부부 이름이 적힌 연등이 있었다며, 행사를 주도한 건진법사 전 모 씨와의 관계 소명을 촉구했다.

이에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은 신천지 압수수색 영장 논란에 관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이 후보와 민주당 지도부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김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대통령 연등도 보인다"고 반격하며 "윤 후보 부부는 등값을 내거나 그 어떤 형태로든 해당 행사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열린 합동유세에 참석해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파란색 목도리를 둘러주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한편 이날 선대위 지도부와 경선 경쟁자였던 주요 인사도 쌀쌀한 날씨 속에서 전국을 누비며 지지를 호소한 뒤 서울로 상경했다. 이 후보는 서울 고속버스터미널로 모인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정세균 전 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에게 민주당 당색인 '파란색' 목도리를 둘러주며 '원팀 선대위'를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야당의 후보가 우리의 검찰개혁을 지워버리겠다고 선포했다"며 "민주주의 후퇴를 막아달라. 검찰 폭주를 막아달라. 그러자면 9일 민주당의 승리, 이재명에게 여러분의 표를 꼭 눌러주길 바란다"고 했다.

송영길 당대표는 "위대한 6월 항쟁과 촛불항쟁을 통해 아시아 최고의 민주주의 국가를 만들었고, 문재인 정부에서 역대 최대 수출, 10대 경제대국 8대 무역대국, 6대 군사대국으로 아무도 넘볼 수 없는 선진 대한민국을 만든 위대한 국민이 검찰 동호회에게 권력을 넘길 수가 있겠나"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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