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 개편<하>] 靑·기재부·여가부 개편 임박…차기 정부 조직은?


기로에선 청와대와 부처들…당선자에 따라 명운 갈린다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운 가운데 주요 대선 후보의 정부 조직 개편 구상도 드러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더팩트 DB

☞<상>편에 이어

정부 조직은 그 시대 국가가 처한 정치·경제·사회·문화적 환경 속에서 새 정부의 국정 철학과 국정 비전 실현을 위한 통치수단으로 정권 교체기마다 바뀌어왔다. 문재인 정부도 '일자리 창출', '혁신 성장', '국민 안전'을 기본 목표로 개편을 단행했다. 이러한 개편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 등 임기 후반부에도 이어졌다. 오는 3월 9일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면, 또 한 번의 대대적 정부 조직 개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역대 정부 조직 개편의 특징과 주요 후보들의 개편 구상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대선 후보 지지도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37%,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6%로 선두권은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13%, 심상정 정의당 후보 3% 순이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대선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요 후보들의 정부 조직 개편 구상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기획재정부, 여성가족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은 경우에 따라 대대적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기존 청와대 해체 및 여성가족부 폐지를 약속했다. 윤 후보가 지난 10일 서울시 서초구 The-K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재경전라북도민회 신년 인사회 참석하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청와대 해체, 여가부 폐지'…작은 정부 구상

윤 후보는 당선 시 기존 '청와대 해체' 등을 통한 작은 정부로의 대대적 조직 개편을 예고했다. 기존 청와대 부지는 개방해 국민에게 돌려드리고, 임기 첫날부터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 새 대통령실을 구축해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국정을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대통령비서실은 '정예화 한 참모'와 분야별 '민·관 합동위원회'로 구성해 조직 구조도 대대적으로 바꾸기로 했다. 대통령실에선 투명한 행정과 역량 결집으로 코로나19 위기 극복 등 주요 국정 현안과 미래 비전 창출에만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연장선에서 수석비서관 폐지, 민정수석실 폐지, 제2부속실 폐지, 대통령실 인원 30% 감축 등 조직 슬림화를 예고했다. 기존 청와대 내에 있던 대통령 관저는 삼청동 총리 공관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윤 후보는 지난달 27일 국정 운영 계획을 발표하면서 기존 청와대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해선 "필요한 역사관을 만들지, 시민공원으로 활용한다든지 해서 청와대를 어떻게 활용하겠다는 것은 제가 판단할 게 아니고 일단 국민께서 판단하시고 어떻게 활용할지 여러 전문가 의견을 듣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국무총리와 장관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해 각 분야 최고 인재들과 소통하고, 정부는 정부만이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는 체계로 변모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도 예고했다. 이와 관련 윤 후보는 "더이상 남녀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아동, 가족, 인구감소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부처의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체 행정조직은 인공지능(AI)에 기반을 둔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구축해 운영할 계획이다. 그는 "AI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앞장서서 공교육, 행정, 국방, 복지, 재정 모든 분야에 AI를 적극 도입해서 시장의 선도자가 되겠다"며 임기 3년 내 디지털플랫폼 정부를 완성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기획재정부와 여성가족부 개편을 약속했다. 이 후보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 당사에서 열린 직능단체 연속 정책 협약식에 참석한 모습. /이선화 기자

◆이재명, '기재부 힘 빼기'…큰 정부 예고

이 후보는 '기획재정부'와 '여성가족부' 개편을 약속했다. 앞서 이 후보는 코로나 피해 지원금 관련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와 수차례 충돌한 바 있다. 연장선에서 이 후보는 기재부가 가진 핵심 기능인 예산 편성 기능을 청와대나 국무총리실 직속으로 옮겨 힘을 빼겠다는 구상이다. 이 경우 청와대의 힘은 더 커질 수 있다.

여성부의 경우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명칭을 바꾸고, 남성들이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과학기술혁신부총리제' 도입, '기후환경에너지부' 및 '데이터 전담부서' 신설도 예고했다.

아울러 국방 정책의 일환으로 미래전에 대비하기 위해 '우주사령부 창설', 대통령 직속 '국방혁신기구 설치'도 약속했다.

특히 이 후보는 대통령 임기를 4년으로 단축하고 중임제를 도입하는 내용 등을 담은 개헌안도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이 후보 당선 시 기존 권력 체계의 대대적 변화가 추진될 전망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앞서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약속했다. 안 후보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안철수, '광화문 대통령 시대'…정부 권한 축소

안 후보는 국정 운영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예고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구중궁궐 청와대에서 삼권 위에 왕처럼 존재하고, 내각은 겉돌고 청와대 비서진이 국가를 운영하는 '청와대 정부' 관행이 계속되고 있다"라며 "대통령의 위상과 역할을 민주적으로 재정립하고, 국정 운영 스타일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 명칭 '행정부'로 변경을 통한 제왕적 대통령 탈피 계기 마련 △집무실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이전을 통한 '광화문 대통령 시대' 개막 △대통령 비서실 축소 및 책임총리, 책임장관제 보장 등을 약속했다.

이 중 광화문 대통령 시대 공약은 윤 후보와 겹치는 부분이 있는데, 안 후보가 이틀 먼저 발표했다. 또한 안 후보는 총리나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처', '과학기술부총리' 신설도 약속했다.

후보별로 새로운 정부 조직 개편을 구상 중인 가운데 차기 정부의 새로운 조직은 대선 후 두 달간 진행되는 대통령인수위원회 기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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