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4일 '정치교체·국민통합'을 위해 밝힌 '임기 내 개헌' 구상과 관련해 "모든 정치세력이 동의할 수 있는 합리적인 안을 최대한 임기 초반에 빨리 합의하고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명동예술극장 사거리에서 '정치교체·국민통합 선언' 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구체적인 개헌 추진 시점을 묻자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합의 가능한 것부터 개헌하자는 입장"이라면서도 "시한을 못 박는 건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개헌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더 설명해달라'는 물음에 대해서도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헌법은 국가의 자원을 배분하는 정치, 그 정치의 룰을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 일방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정치세력이 합의만 한다면 저는 대통령 권한도 충분히 단축해서 새로운 정치체제를 만드는 데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했다. 이어 "국민적 합의는 임기 후반보다는 임기 전반이 훨씬 용이할 것으로 예측은 한다. 그러나 그게 현실이 될지, 실질적인 전면 개헌 합의가 가능할지는 최선을 다하되,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정치교체와 국민 통합에 동의하는 모든 정치 세력과 연대, 연합해 국민내각으로 국민통합정부를 구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를 추진할 '국민통합추진 위원회'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어느 세력까지 연대가 가능하다고 보나'라는 물음에 "그 범위가 어디가 될지 모르겠지만 협력가능한 모든 정치세력들이 함께 정부를 만들고 그 안에서 성과로, 정책으로 경쟁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민주당부터 양당 독점체제로 인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뜻"이라며 "그게 민주당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열린 마음으로 대의와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는 협력가능한 모든 정치세력이 함께 정부에 참여하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그래서 시민사회와 정치권에 통합정부추진위와 같은 형태에 정치적 연합연대가 가능한 틀을 만들어달라고 오늘 부탁한 것"이라고 했다.
비례대표 확대 방안에 대해선 1인1표 표의 등가성 최대한 보장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큰 틀의 방향만 제시했다. 이 후보는 현 준연동형 비례제 변경이나 국회의원 의석수 확대 등 비례대표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대한민국 정치를 대통령 혼자 정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대문에 기본적인 방향과 지침은 말해도 구체적으로 몇 명까지 언제까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렇게 말하는 건 월권에 가까운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지금 비례대표제도로는 부족하다는 말씀드리고, 지금 있는 제도마저 위성정당이라는 해괴한 변칙 때문에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위성정당을 금지하는 최소한, 지금의 정치적 합의라도 지켜지는 그런 상태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세부적인 것은 결국 여야 각 정치세력의 합의와 국민 뜻이 반영돼서 구체적으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또 '당당하게 지는 길을 가자'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위성정당은 사실 옳지 않은 일이었다"며 "거대양당이 비례때표제 문제에서도 실질적으로 다당제가 가능할 만큼 국민의 투표 의지가 그대로 반영될 만큼 충분히 배려하고 양보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의 위성정당 창당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선거에 우리가 승리하면 그때는 제가 할 수 있는 말도 좀 더 많아질 것이고, 또 영향력도 커지고 협의도 좀 더 제 정치적 의지가 관철되는 방향으로 더 흘러갈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기대한다"면서 대선 당선 후 선거제 개혁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기초의회 2인 선거구 제한에 대해서도 "국민이 기초의원을 뽑는 게 아니라 당이 기초의원을 거의 임명하다시피 하는 독점체제도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6월 지방선거 적용 가능성에 대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될 수 있을지 여부는 역시 민주당 혼자 정하는 게 아니어서 시간도 촉박하고 야당이 동의해야 하는데, 이것도 경기의 룰이니까 쉽지 않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