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이재명 회동' 김종인, 윤석열보다 李 인정하는 듯"


김혜경 씨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에 "손님 접대 아니겠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보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더 긍정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6년 6월 8일 정부의 지방재정개편에 반발해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김종인 당시 민주당 비대위 대표(왼쪽).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관련해 "윤석열 후보에 대해서 이재명 후보가 잘 준비돼 있다는 것은 인정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으로 자가격리 중인 송 대표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과 이 후보의 비공개 회동에 대해 "국가가 나아갈 방향과 경제 문제에 대해서 아무래도 비교가 된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전날(6일) 저녁 광화문에 있는 김 전 위원장 개인 사무실을 찾아 약 80분간 비공개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코로나 방역과 서민경제 극복 방안 등 각종 현안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표는 자신이 김 전 위원장과 만났을 때도 이 후보에 대한 호평이 있었다며 "끄덕끄덕하는 정도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김 위원장의 경제철학을 이해할 수준이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로 비교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평가에) 김 위원장도 동의하셨다는 말씀인가'라는 진행자 물음에 "네. 먼저 동의했다고 들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재명-김종인 비공개 회동을 두고 정치권에선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회동 배경에 대해 송 대표는 "원래 한번 만나시겠다고 그랬다"라면서 말을 아꼈다. 회동 당시 나눈 이야기에 대해서도 "(이 후보와) 지금 전화가 안 된다. 후보가 아직 자고 있는 모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도 "두 분 만났다는 것 외 선대위에서 추가 의견을 낼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다만 송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의 이 후보 지지선언 가능성에 대해 "특별한 왔다 갔다 뭘 지지하고 이런 것이 아니라, 국가가 나아갈 올바른 방향에 맞는 조언이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윤석열 국민의힘 선대위를 이끈 선봉장이었던 만큼 상대편인 이 후보 지지선언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겠지만, 조언 정도의 지원은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송 대표는 또 윤석열-안철수 단일화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범여권 연대'에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국가가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에 있다.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전 국민의 역량이 집결돼야 된다"라며 "정파에 관계없이 능력있는 분들을 발탁해서 통합 정부를 만들겠다는 원칙은 지속될 것"이라면서 '통합정부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에 대해 "이번 선거에 돕냐 안 돕냐에 따라서 그와 상관없이, 안철수 후보가 제기한 과학기술 강국 대한민국의 아젠다를 적극 수용해서 이재명 정부가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책임총리제를 통한 연립정부 구성 방안을 밝혔다. 송 대표는 승자독식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언급하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 헌법이 가지고 있는 내각제적인 요소, 즉 총리제도라는 게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책임총리제로 만들어서 뭔가 이 연립정부의 구성을 만들어가야 된다. 이게 맞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책임총리로 안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를 염두에 두는지에 대해서도 "누구를 특정할 수는 없겠다"면서도" 정파가 연합하려면 그렇게 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공무원 갑질 의혹 등 논란에 대해선 거듭 "자세한 사항은 모르겠다"라며 일축했다.

송 대표는 "김혜경 여사도 그분 7급 별정직 공무원을 채용할 때 한 번인가 봤다는 거 아니겠나. 저도 제 비서가 당대표, 판공비 카드 외 정치자금, 국회의원 정치자금 카드를 다 가지고 있다. 어떻게 제가 쓰는지를 알 수가 없다"며 "이런 문제를 가지고 이미 후보와 후보 부인이 사과를 했는데 계속 가짜 뉴스를 만들어서. 이거는 너무 지나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옹호했다.

그는 또 경기도 법인카드로 소고기, 초밥, 샐러드 등을 구입해 공관으로 배달시켰다는 의혹과 관련해 손님 접대를 위한 것이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송 대표는 "공관에 여러 모임과 회의에도 손님을 초대해서 식사하고 하는 그런 업무에 있는 것으로 저는 알고 있다"며 "공관에서 공식적 손님들 초대하면, 외교 공관도 마찬가지고 다 거기에 있는 직원과 사모님이 나와서 같이 음식 준비해서 오는 손님들 접대하고 하는 거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이에 진행자가 '손님 접대를 위한 거였다고 확인했나'라고 재차 묻자 "그런 내용을 저는 잘 모른다고. 저한테 그거는 묻지 마시라"라며 "이미 그거는 두 분이 사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약 대리 처방에 대해서도 "저도 나 아플 때 제 약을 저희 비서가 사다줄 때가 있다"라고 김 씨 논란을 두둔했다. 진행자가 '다른 사람 이름으로 처방받으신 적은 없으실 거 아닌가.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하자 송 대표는 "아무튼 이 문제는 제가 잘 모르니까 저한테 묻지 마시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 의혹으로 화살을 돌렸다. 송 대표는 "지금 얼마나 김건희 씨 문제가 심각합니까. 이거는 국정농단의 문제 아닙니까?"라며 한동훈 검사장과 김 씨 간 수십차례 연락이 오간 사실을 꼬집었다. 또 박영수 전 특별검사(특검) 딸이 화천대유에서 수차례에 걸쳐 11억 원을 지급받은 의혹을 언급하며 "대장동의 실체가 지금 사실 이때까지 이재명으로 페인트를 칠하고 공격을 해 왔는데, 박영수, 윤석열이 대장동의 몸통이라는 것이 확인되고 있는 거 아닌가"라며 국민의힘에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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