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세' 안철수, '연금·노동·농업 정책'으로 지지율 반등 노린다


안혜진 대변인 "단일화는 논의조차 한 적 없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 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연금개혁 합의를 이끌어 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최근 지지율 하락세가 지속되자 정치권에선 보수 단일화가 거론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대선 레이스에 비상이 걸렸다. 20%에 육박했던 지지율이 연이은 하락세를 거듭하며 한 자릿수에 머물면서다. 이에 안 후보는 최근 '무결점 가족 리스크'를 앞세워 지지율 반등에 힘쓰고 있다. 다가오는 대선에서 '야권 단일화'가 최대 변수로 떠오른 만큼 안 후보의 행보에 여론의 관심이 쏠린다.

지난 4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발표한 '20대 대통령선거 다자대결'에서 안 후보는 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1주 차 동기관 조사에서 13%를 기록한 뒤 4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보수 야권 후보 단일화가 진행됐다고 가정한 설문조사에서도 안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다소 뒤처지는 결과도 나온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이날 야권 후보 단일화 시 경쟁력을 조사한 결과 윤 후보는 47.0%를, 안 후보는 30.3%를 얻었다. 격차는 17.1%포인트로 오차범위를 크게 벗어난 수치다. (오차범위95% 신뢰수준 ±3.1%포인트, 기사에 기재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후보는 대부분의 연령대와 지역에서 안 후보에 비해 야권 단일후보로서 경쟁력이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두 여론조사는 '민심 분수령'으로 꼽히는 설 연휴 직후이자, 대선 한 달을 앞둔 시점에서 나온 조사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부분의 설문조사에서 '정권 재창출' 항목보다 '정권교체' 여론이 높아 야당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라는 점도 눈에 띈다. 이에 야당 후보 단일화가 선거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안 후보에 대한 '단일화' 압박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안 후보는 최근 가족들과 공개 활동을 통해 '가족리스크'가 없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는가 하면, TV 토론회에서 '연금개혁' 등 본인만의 정책으로 존재감을 부각하며 지지율 반등을 꾀하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3일 열린 3사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심상정 정의당 후보로부터 연금 개혁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끌어냈다. 윤 후보에겐 청년 정책의 실효성을 공격하면서 주택 청약 만점이 몇 점인지 물어 '40점'이라는 오답을 유인하기도 했으며, 이 후보에겐 "그동안 발언을 보면 반미, 친중 노선으로 보인다 '굴욕적인 중국 사대주의 아니냐'"고 지적하며 토론회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기도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서울 중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부인 김미경 교수, 딸 안설희 박사와 함께 코로나19 검체 채취 봉사활동을 하기 앞서 가운을 착용하고 있다. 딸 안설희 박사는 행정 업무 등을 지원했다. /이새롬 기자

여기에 안 후보의 가족들도 가세했다. 안 후보는 지난 3일 아침,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딸 설희 씨와 함께 광화문역 앞에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등을 외치며 시민들에게 출근길 인사를 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서울 중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가 김 교수, 설희 씨와 함께 코로나 19 검체 채취 봉사활동을 했다. '가족 리스크'로 곤욕을 치르는 거대 양당 후보들과 차별화하는 시도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안 후보의 현 상황에 대해 "현실적으로 4자 구도에서 당선하기는 어려울지 모르나 정권 교체의 '키맨'은 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유재일 정치평론가는 "안 후보가 지지율 하락세를 탄 상황에서 누군가를 떨어트릴 수는 없지만, 누군가를 확실하게 당선시킬 수 있는 힘은 있다"며 "만약 단일화를 하지 않아 윤 후보가 낙선한다면 안 후보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물리적인 시간을 계산했을 때 지금이 단일화할 가장 좋은 찬스라고 바라본다"고 했다.

비록 3석이지만, 국민의당이 의석수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윤 후보와 연대 필요성도 제기된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국민의힘 지지층만으로는 의회 정치에서 힘이 부족하다"며 "한 석이라도 아까운 수준에서 '식물국회'가 되지 않으려면, 윤 후보가 통 큰 리더십을 발휘해 안 후보에게 적극적으로 단일화 협상을 제안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보수권 단일화에 대해 안 후보 측은 '생각도 해본 적 없다'며 딱 잘라 말했다. 안혜진 선대위 대변인은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고자 하는 후보의 의지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그 누구도 단일화에 대한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계속 제기되는 단일화에 불안해하는 중도층과 유권자, 지지자들에게 더 큰 믿음을 주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 달 남은 대선 기간 동안 지지율 반등을 위해 '샤이 보수'와 '중도층'을 포섭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안 대변인은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수많은 분들의 열망을 알고 있다"며 "네거티브 선거 없이, 연금·농업·노동 개혁 등 국가 미래 아젠다를 끊임없이 공약하며 나아가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불거진 선대위 내부 상황에 대해서도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된 국민의당 '내홍'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최근 안 후보를 중심으로 선대위 내부 분위기가 매우 밝아졌기 때문에 '진정성과 도덕성'을 갖춘 안 후보의 완주를 끝까지 돕겠다"고 했다.

남은 대선 기간 동안 안 후보가 정체권에 갇힌 지지율을 타파하고 보수 야권의 단독 후보로서 존재감을 회복할 수 있을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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