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4일 여야 대선 후보 4인의 첫 TV토론 관전평을 내놓으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위기를 더 위기로 만들 수밖에 없는 준비 안 된 후보라는 것이 더 뚜렷해졌다"고 혹평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선대위 본부장단회의에서 전날(3일) 실시한 여야 대선주자 4인의 TV토론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 후보는 처음부터 정책 토론은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 토론시작부터 부동산 주제에서 자유토론까지 모두 새로울 것 하나 없는 대장동 네거티브에 집중할 뿐이었다"며 "'속성과외도 소용이 없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특히 윤 후보의 기후환경 분야 답변에 대해 "인식 수준이 한심했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전날 TV토론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RE100, EU택소노미 등 다소 생소한 용어들을 활용해 질문했고, 윤 후보가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모습이 나왔다. RE100은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것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캠페인이며, EU 택소노미는 녹색분류체계를 일컫는다.
윤 위원장은 "RE100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었다는 건 정말 심각하다. 대선후보가 RE100 자체를 모른다고 하는 건 충격이었다"며 "게다가 전 세계적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답변을 한 데 대해서 정말 충격을 더했다"고 했다.
이어 "EU(유럽연합) 택소노미에 대해서도 모르는 것 같다. 모르면서 원전으로 탄소중립하겠다는 말은 했다"며 "지난 연휴 때 사드 추가배치 공약으로 충청권 분노를 사더니 아마 명절 선물로 전국에 원전과 핵폐기장을 선물로 뿌리겠다는 게 아닌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고 비꼬았다.
윤 위원장은 "모르면 모를수록 국익, 국민에게는 독이 되는 것"이라며 "국민은 이번 토론을 보면서 그동안 찾을 수 없었던 윤 후보의 국정운영 철학, 정책의 구체성이 나오기보다는 불안감을 넘은 불쾌감을 더한 그런 TV토론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 후보에 대해선 "시종일관 경제, 민생을 가장 중심에 두고 토론에 임했다"며 "국민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깊이 공감하면서 부동산과 외교안보, 일자리 등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점과 그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 방향까지 뚜렷하게 제시했다. 준비된 대통령, 일 잘하는 대통령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고 호평했다.
한편 윤 위원장은 국민의힘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서울 서초갑 공천 방침을 비판했다. 서초갑은 부친의 세종 땅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윤희숙 전 의원이 국회의원직에서 스스로 물러나면서 공석이 됐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논란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곽상도 전 의원 지역구였던 대구 중·남구는 무공천하기로 했으나, 서초갑은 공천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내에서 서초 갑 출마 후보군으로는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을 비롯해 전희경·이혜훈 전 의원, 정미경 최고위원 등이 거론된다. 민주당은 서울 종로, 안성, 청주 상당 등 3곳은 무공천하고 서울 서초구갑, 대구 중·남구는 전략공천하기로 했다. 윤 위원장은 "윤 전 의원이 부친의 세종 땅 농지법 위반으로 부친이 결국 기소가 됐다. 그런데 윤 전 의원이 사퇴한 이 지역에 대해서 공천을 한다고 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라며 "국민의힘의 구태정치는 심판받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