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복당' 정대철 "이재명과 안철수, '공동정부'로 단일화 가능"


"李는 개혁적이면서 유능, 尹은 옳게 살기 위해 노력"

최근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한 정대철 전 고문은 민주당 측에 이재명-안철수 공동정부 시나리오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여의도=박숙현 기자] 정대철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 더불어민주당에 돌아왔다. 2016년 1월 15일 민주당 분당 사태 때 안철수 당시 대표를 지지하며 당을 떠난 지 6년 만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범여권 통합을 위한 '당내 대사면'을 추진하면서 복당하게 된 정 전 고문은 "옛집으로 돌아온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정 전 고문의 가족사는 민주계열 정당의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 그는 1955년 민주당 창당 때 발기인으로 참여했던 고 정일형 박사의 아들이다. 그의 아들인 정호준 전 의원까지 3대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런 그에게 탈당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정 전 고문은 이 후보보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개인적 친분이 더 두텁다. 그래도 민주당 복당 결심이 확고했던 이유는 '부친이 만든 당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정 전 고문은 탈당 당시 문재인 대표를 겨냥해 "패권정치, 운동권적인 정치문화부터 청산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6년이 지났지만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후하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자신의 사무실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정 전 고문은 "문 대통령의 문제점은 소통 부재"라고 평가했다. 그가 인터뷰 사전 자료로 준비한 A4용지 21장 분량 중, 문 정부 평가 항목에 대한 답변은 8장에 이를 정도다.

민주당을 떠나면서 의지했던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도 혹평했다. 정 전 고문은 안 후보에 대해 "정치적으로 미숙하다. 새 정치를 하겠다는데 내용을 한 번도 제대로 들어본 일이 없다"며 "고치지 않는 한 정치를 안 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정 전 고문은 두 번이나 대선 선대위 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전략통으로 꼽혀왔다. 20대 대선 판세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는 "미세한 차의 박빙 승부로 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단일화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과 안철수뿐만 아니라 이재명과 안철수도 (단일화가) 가능하다. 이 후보와 민주당 쪽에 '공동정부'를 이야기해주고 있다"고 귀띔했다. 집권하게 되면 이 후보가 대통령을, 안 후보가 국무총리를 맡는 구상이다. 정 전 고문은 1997년 DJP(김대중-김종필)연합 때처럼 '공동정부 구성 시나리오가 "있을 만한 이야기"라고 관측했다.

정 전 고문은 2016년 탈당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남윤호 기자

다음은 인터뷰 질의응답 전문

Q. 6년 만에 더불어민주당에 돌아왔다. 소감은? 복당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민주당은 선친인 정일영 박사가 1950년대에 신익희, 조병옥, 장면, 박순천 등을 비롯해 후배 정치인인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 등과 함께 만든 정당이다. 민주당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옛날 집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3년 전부터 민주당에 복당하고 싶어했다. (2016년 당시) 안철수의 국민의당을 택했는데 안 후보와 국민의당의 여러 행태를 보고 후회를 꽤 했다. 다 지나간 소리지만 이희호 여사가 '안철수 같은 사람이 하면 어떻겠냐'라고 나와 권노갑 씨에게 권유했던 것도 (국민의당 합류에) 작용을 했다.

복당 계기는 이낙연 전 대표가 총리 때부터 저를 포함해 전직 의원들에게 '들어와 달라'고 했다. 하지만 (당내에서) 조금 저항이 있었다. 이후 이재명 후보가 여야 간 박빙 승부가 될 것으로 전제해서 민주 진영의 대동단결과 정권 재창출이 필요하다고 도와달라고 앞장서서 노력한 게 (복당 계기로) 효과를 봤다.

본집으로 돌아와 미력이나마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동원해 앞으로 정치 발전과 민주당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Q. 이낙연 전 대표 때는 왜 끝까지 복당 추진을 못 했을까.

그때는 (이낙연 전 대표가) 후보가 아니었으니까. (대선) 후보라는 위치가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다.

Q. 동교동계를 비롯해 옛 민주당 인사들이 대거 복당했다. 당내 일각의 비판에도 이재명 후보가 '당내 대사면'을 추진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정권 재창출을 위해선 진보진영 대동단결이 필요하고 범여권이 통합을 해내야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우려하는 시각이 있을 것이다. 형평성 원칙에서 당을 지켜왔던 사람들은 '우리는 뭐냐. 나갔던 사람들은 특혜 주고 우리는 역차별하느냐'라고 말할 수 있다. 이해한다. 큰 원칙은 대사면으로 하되, 우려하는 시각은 당내에서 조정을 통해 극복해냈으면 좋겠다는 게 기본 생각이다.

정 전 고문은 이재명 후보의 정치 지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 가치와 닮아 있다고 말했다. /남윤호 기자

Q. '이재명의 민주당'은 어떤 정체성, 지향성을 보일 것이라고 보나.

'이재명 민주당'의 정체성에 대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진보성을 띄었다고 이야기한다. (이 후보가 주장하는 것으로) 기본소득이나 기본주택 같은 것들이 있다. 기본적으로 나는 진보나 보수로 나누기보다 실용주의자라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 성장 과정에서 일어났던 양극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민주사회주의적 정책을 도입했다. 또 필요하다면 보수 진영에서 주장하는 정책들도 가져왔다. 정체성 문제를 굳이 이야기하자면 '중도에 가까운 실용주의' 노선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Q. DJ정신과 이재명 후보가 지향하는 가치 및 정치 철학이 부합한다고 보나.

DJ의 정신은 네 가지다. 우선 '용서와 화해'다. DJ는 전두환과 노태우, 박정희 씨를 다 용서했던 사람이다. 한번은 호텔 로비에서 우연히 전두환 씨를 만났는데 "김대중 씨가 대단합디다"라고 말하더라. 대통령 집권 경험을 물어보겠다고 청와대에 자신과 노태우 씨를 초청했는데 메모지까지 다 적으면서 화해하는 자세가 놀라웠다고 이야기했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우는 주변 저항에도 불구하고 박정희 기념관에 돈도 지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정치 보복을 하지 않았다. 또 남북과 동북아 안정을 위해 굉장히 노력했고,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어려움을 극복해냈던 인동초 정신이 있으며, 시대적인 소명을 잘 알고 실용주의 노선으로 실천한 모범적인 정치인이다.

이재명 후보도 거의 비슷하다고 본다. '공장 떼기'부터 시작해 불의에 굴복하지 않고 인동초 정신으로 여기까지 온 게 DJ와 비슷한 면이 있다. 또 그의 정치철학이 '화해와 타협'이다. 또 한반도 평화적 공존에 대해서도 계속 이야기하고 있고, 시대적 소명을 잘 파악해서 실용주의 노선으로 잘해나가고 있다. 소년공 시절부터 어려움을 겪으며 국가의 공정성을 제대로 살려야 한다는 점을 느낀 것 같고, 변호사가 되고 나서 노동운동과 시민운동을 하면서 기득권 세력의 힘이 막대하고 때론 정의롭지 않은 데 대해 뼈저리게 느꼈고, 경기지사가 돼서 소외 계층에 대한 문제와 양극화 현상을 극복해야 한다는 걸 알아서 기본주택, 기본소득 개념을 실증을 통해 연구해냈다. 김대중 선생의 정신을 기본적으로 잘 이어받아서 준비된 대통령 (후보)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Q. 이 후보는 '친일 적폐 청산'을 강조해왔는데

-국내 정치에서는 화해하고 타협하려고 하고 있다. (이 후보가) 대일 관계에서는 일본과 타협보다는 '일본이 조금 더 깨어나서 우리를 더 이해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쪽에 강조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Q. 문재인 정부 임기 말이다. 평가한다면?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보다 부정적인 평가가 좀 더 높아 보이는 건 현실이다. 정권재창출보다 정권교체쪽 여론이 더 높다.

검찰의 과거사 문제를 사과하고 청산했던 일들은 긍정적으로 본다. 또 이전 정부의 중대 비리를 잘 파악해내고, 고위공직자의 재산 투명성을 요구한 것들은 괜찮았다.

문제점은 소통 부재다. 중대 이슈가 있어도 나서지 않았다. 예를 들면 조국 문제에 대해서도 나중에는 한두 마디 하긴 했지만 (당시에는) 한마디 평가가 없었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조국 사태에 대해 '이 사람이 좋다. 저는 지지한다'라든지 '내가 몰랐던 점이 있으니 고치겠다' 이런 자세가 거의 없었다. 조국 사태뿐만 아니라 중대 이슈가 나타날 때마다 '대통령은 어디 있나' 했다. 소통 부재는 운동권 성향 때문에 그런다는 분석을 많이 한다. 문 대통령은 사실 운동권 (핵심)도 아니다. '운동권 지향적'이었다.

또 남 탓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밑바닥을 깔아놔서 (나쁜 결과가) 됐다는 소리는 별로다. 청와대를 더 키우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지 않았고, '내로남불'과 '말 바꾸기'가 꽤 있었다.

Q.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에 대해서도 각각 평가한다면?

윤 후보는 검사 때부터 상당한 시간을 내가 데리고 다녔다. 나보다 (서울대 법대) 17년 후배인데, 후배라고 다 아나. 같이 밥하고 술도 여러 번 먹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후보보다) 윤 후보하고 훨씬 더 가깝다. 이 후보는 (17대 대선 때) 내가 정동영 후보 총괄 선대위원장을 했는데 변호사로 들어와서 왔다 갔다 하는 걸 좀 봤다. 개인적으로는 성남시장 되고 나서 초청하길래 한 번 밥 먹은 것 빼고는 깊은 이야기를 해본 적은 없다. 윤 후보하고는 많은 이야기를 했다. 대통령 후보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니었으면 (대선 후보) 근처에 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문재인·추미애의 작품이라고 본다.

윤 후보는 대단히 정의롭게 생각하고 옳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게 꼭 옳은 길인지는 다음 문제다. "선배님, 이거 올바른 길인가요. 제가 가는 모습이 옳은 길인가요?" 이런 반문을 자주 하는 사람이었다. 특수부 검사인데 옳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점 때문에 문재인·추미애에 저항할 수 있었고 대통령 후보까지 됐다고 생각한다.

또 표현력은 좀 낮아도 폭넓은 지식과 지혜를 갖췄다고 본다. 고시를 여덟 번 떨어지는 동안 고시 공부는 거의 안 하고 1년은 칸트, 1년은 노·장자, 1년은 칼 포퍼에 빠졌다고 한다.

단점은 부인과 장모 의혹이 있다. 결혼 전이라고는 하지만. 또 정치를 안 해봤다. 국회의원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 갑자기 검찰총장하다가 대통령이 되는 게 어색한 측면이 있다. 그게 또 어떤 사람들은 신선감이 있다고 하니 장점 겸 단점이 될 수 있다.

이 후보는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서 서민들, 특히 소외 계층, 노동자, 농민, 도시 서민, 장애인, 청년 노인이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장점이 있다. 또 개혁적이면서도 유능하다. 보통 개혁적인 사람이 (능력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개혁 과제를 속도적으로 해낼 수 있다.

단점은 대장동 사업이다. 시장 때 문제라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안 느낄 수가 없다. 미리부터 특검을 하고 넘어갔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또 개혁적인 주장을 추진력 있게 열심히 계속하다 보니 일관성과 안정성이 좀 결여되고 앞뒤고 좀 맞지 않는 경우가 꽤 있다. 형수 욕설 등 개인적인 언행으로 폄하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해선 혹평했다. /남윤호 기자

Q. 2016년 당시 안철수 대표를 지지하고 국민의당으로 합류했다. 안 후보를 어떻게 평가하나.

내가 느낀 건 부정적인 요소가 더 많다. 특히 정치적으로 미숙하다. 새 정치를 하겠다는데 새 정치의 내용을 한 번도 제대로 들어본 일이 없다. 솔직히 뭐가 새로운지 알 수 없었다. 故 노회찬 전 의원은 '반문재인 빼놓고는 중도주의, 극중주의의 내용을 알 수 없었다'라고 표현했는데 나도 비슷하다. 또 노선도 진보로 시작해 손학규·김종인 쪽이었다가 나중에 분당해가면서 바른정당과 통합해서 보수 정당으로 가서 지금은 보수화돼 있지 않나. 소통에도 문제가 있다. 중대 결정을 하면서 한 번도 의논한 적이 없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전부. 사람을 제대로 대할 줄 모르고 절차를 무시하고 그냥 혼자 다 결정해버린다. 참 기가 막히더라. 그래서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거의 다 떨어져나왔다. 또 돈 쓰는 데 문제가 있었다. '돈을 쓴다'는 게 부정을 하려는 게 아니라, 정당이라는 게 사람을 쓰는 건데 (활동비 등) 비용이 왜 안 필요하겠나. 필요할 때 현명하게 써야 한다. 그런데 돈 쓰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었다. 당에 60억 원을 빌려주고 이자까지 받아간 사람이다. 내가 "돈을 왜 안 쓰나"라고 물으니 "그거 부정적인 요소 아닙니까?"라고 했다. 돈 문제를 이야기하면 치사해보이니 누구도 (그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이 사람은 정치를 안 하는 편이 좋겠다. 고치지 않고 정치할 경우엔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인간적으로) 나쁜 사람은 아닌데, 고치지 않는 한 정치를 안 해야 한다.

Q.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점은 없다고 보나.

여기저기서 들었는데 정치적 미숙함과 소통 문제는 전혀 바뀐 것 같지 않다. 절대 그를 깎아내리려는 건 아니고 정치에 맞지 않는 사람이다.

Q.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이 고쳐야 할 점이 있다고 보나.

민주당이 지금까지 문재인 정권에 의해 집권 여당을 하면서 어떤 문제점이 있었느냐를 고쳐가야 한다. 이 후보도 민주당 정권의 부분이었기 때문에 문재인 정권이 고쳐야 할 점이 민주당과 이 후보가 고쳐야 할 부분이다.

아까 말했던 대로 소통 문제를 해결해서 대통령에 문제가 있을 때는 유체이탈적 입장이 아니라 나서서 해야 한다. 지금 이 후보는 (소통을) 잘하고 있는데 계속해야 한다.

또 청와대를 더 키워서는 안 된다. 청와대를 좀 줄이고 내각에 의해서 정상적으로 굴러가는 정권이 돼야 한다. 또 각종 말 바꾸기와 내로남불도 안 해야 한다.

탈원전 문제는 민주당이 좀 더 깊이 생각해야 한다. 아직 세계적인 조류가 원전 쪽이라 탈원전에 따른 손해가 너무 크다. 탈원전 문제도 시간 조정과 수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출산 급감에 대한 대책과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외교 문제는 미·중 관계에서 너무 중국 쪽으로 가려는 것을 균형 있게 가야 하고, 남북 관계도 조금 수정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북한과의 관계에서 상호 균형주의가 조금 깨진 것 같다. 나는 평화주의자이고 남북 화해와 평화공존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저쪽에 무조건 굴종하는 자세는 이롭지 못하다. 독일도 서독이 동독에 대해 끊임없이 상대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동독을 도왔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

20대 대선은 마지막까지 박빙 승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남윤호 기자

Q. 대선 판세를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

결과적으로 미세한 차의 박빙 승부로 갈 것이다. 지켜봐야 할 몇 가지 측면이 있다.

3강 구도로 갈지, (즉) 안 후보가 20%를 넘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그러나 후보 단일화 문제는 계속 끝까지 있을 것이다. 꼭 윤석열과 안철수뿐만 아니라 이재명과 안철수도 가능하다. 공동정부하자고 하면 될 것 아닌가. 이걸 이 후보와 민주당 쪽에 이야기해주고 있다. 가능성을 열어놓고 후보 단일화 문제를 봐야 한다. 안철수·심상정·김동연 후보 등 제3지대 단일화 문제가 끝까지 어떻게 움직일지도 볼거리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안·심·김 후보의 제3지대 단일화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고, 막판에 1997년 대선 때 DJP연합처럼 공동정부 구성 시나리오도 생각해볼 수 있는 상황"라고 말한 바 있다. 있을 만한 이야기다.

Q. 이 후보에게 조언해준다면?

지금은 토론 잘하고 좋은 정책을 많이 내놓아서 국민에 직접 자기의 능력과 가능성을 보여야 한다. 자신의 선거운동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판세를 얻기 위해 후보 간 조정은 지금은 별로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 심상정·김동연 후보와는 (단일화) 했으면 좋겠다. 안 후보에 대해선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건 마지막 순간이다.

Q. 이번 대선에서는 과거와 달리 2030이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할 만큼 유권자 지형이 바뀌었다. 이번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

할 수 있는 건 다 도울 것이다. 입당 전부터 원혜영 전 의원과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등과 함께 새로운 인물, 우리를 지지해줄 수 있는 인물들을 찾아 대화도 하고 설득도 하고 있다.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김덕룡 국회의원 등이다.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 또 호남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운동이나, 유세 지원도 요청하면 할 수 있다.

Q. 송영길 대표가 정치개혁안(재보궐 3곳 무공천, 차기 총선 불출마, 지방선거 청년 대거 공천, 4선 연임 금지)을 밝혔다. 어떻게 평가하나.

'4선 이상은 무조건 안 된다'는 것에는 회의적이다. 이에 대해 국민은 시원하다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정치에서 정치 경험은 상당히 필요하다. 지도자는 경륜과 경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다만 자기희생을 통해 당과 이 후보를 위한다는 송 대표의 큰 뜻은 높이 평가한다. 당과 후보를 위해 도움이 됐다고 본다.

Q.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이 나온다. 후배 정치인에게 한 말씀.

항상 시대적 소명이 무엇인지, 이 시대에 우리가 뭘 해야 할지 고민하고 찾아내고 큰 틀에서 여기에 맞춰가는 정치를 해줬으면 한다. 소명은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에게 다 있는데 공정한 사회로 가는 것, 어려운 이들과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사회,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극복하는 게 시대적인 소명일 것이다. 정치해보니 시대적 소명을 찾아내지 못하고 그런 방향에서 노력하지 않으면 그 노력이 크게 효과가 없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 무슨 방향으로 가는 게 올바른 길인지 잘 찾아내 맞춰가야 한다.

정 전 고문은 후배 정치인들에게 시대적 소명을 항상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윤호 기자

☞ 정대철 전 고문은 누구?

경기고·서울대·미국 미주리대(박사)를 나와 5선 의원을 지낸 정치 원로다. 1955년 민주당을 만든 이들 중 한 사람인 고(故) 정일형 박사와 여성변호사 1호 이태영 박사의 아들이다. 2003년 당 대표를 지냈고, 16·17대 대선 때 노무현 민주당·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두 대선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았었다. 2016년 분당 사태 때 탈당해 국민의당에 합류했다가 최근 이재명 대선 후보가 '당내 대사면'을 추진하면서 지난 1월 13일 6년 만에 복당했다. 이재명 선대위 후보 직속 정무특보단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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