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곽현서·송다영 기자] '범이 내려오는' 임인년(壬寅年) 설이다. <더팩트>는 흑호랑이의 해를 맞이해 제21대 국회의원을 대표해 '범띠 의원(74·62년생)'들에게 2022년 새해 소망과 포부, 지난 한 해 아쉬웠던 점, 코로나19 상황에서 국민에게 보낼 메시지를 물었다.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하나같이 오는 3월에 있을 대선을 위해 힘쓰겠다며, 다가오는 새해에는 국민들이 '희망찬 일상'을 보냈으면 한다고 기원했다.
제21대 국회 전체 295명 중 범띠 의원은 24명이다.
여당에는 우상호(서울 서대문갑·4선) 의원을 비롯해 맹성규(인천 남동구갑·재선), 문진석(충남 천안갑), 조응천(경기 남양주갑·재선) 김경만(비례·이하 가나다순), 김경협(경기 부천갑·3선), 김병주(비례), 김회재(전남 여수을), 박정(경기 파주을·재선), 양경숙(비례), 양기대(경기 광명을), 전해철(경기 안산상록구갑·3선), 허종식(인천 동구미추홀구갑), 황운하(대전 중구) 민주당 의원 등이 1962년생으로 올해 환갑을 맞이했다. 1974년 생에는 이재정(경기 안양시동안구을·재선), 한준호 (경기 고양시을) 의원이 있다.
야당에는 국민의힘 김태호(경남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5선), 백종헌(부산 금정구·5선), 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구을·4선), 최형두(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 태영호(서울 강남구갑) 의원 등이 62년생, 국민의당 권은희(비례·3선) 의원이 74년생으로 범띠다.
62년생이라고 알려져 있는 안병길 국민의힘(부산 서구동구) 의원은 호적상 잘못 기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 '호랑이띠 의원들'의 올해 목표는?…'대선 승리' '코로나 극복'
2022년을 맞이해 여야를 불문하고 호랑이띠 의원들이 기원한 소망은 '대선 승리'였다. 다음으로는 '코로나19 극복'이 언급됐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한 해 동안 국가가 무탈, 평안하고 국민들에게도 좋은 일이 많기를 바라는 게 크다"며 "특히 코로나 위기를 빨리 극복해서 국민들이 일상생활을 회복하는 게 가장 절실한 바람이다"라고 밝혔다.
경찰 출신인 황운하 의원은 "대선에서 승리해 우리 대한민국이 '검찰 공화국'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게 최대의 목표다"라고 소망을 전했다.
이재정 의원도 대선 승리를 위해 힘쓰겠다며 선거의 '축제성'을 언급했다. 이 의원은 "선거라고 하면 늘 여·야가 첨예하게 '싸운다'고 느끼는 국민들이 많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대선은) 국민들이 관심 가져야 할 많은 정책들과 대전환 등을 품고 있는 정치적 '빅 이벤트'다"라며 "정치인들은 혼날 거 혼나고, 충분히 국민께 고개 숙이는 모습을 보이겠지만 국민들만큼은 축제처럼 (대선을)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인 허종식 의원은 '저출생' 문제를 꺼내 들었다. 그는 "저출생이 심각해 어린이집이 다 망하고 있다"며 "말로만 할 게 아니라 실제 저출생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펼치고 관련 법들을 재정비하는 등 국가 차원의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의원으로서) 고민을 더 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얘기했다. 그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서 (올해는) 국가 재정 원칙이 더 분명해졌으면 좋겠다"며 "현재 추경을 위해 국채를 끌어올리는 등 정부의 무분별한 돈 뿌리기 예산으로 인해 피해는 금융을 쓰는 시민들이 떠안게 된 상황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최 의원은 "재정 원칙에 맞게끔 예산을 재편해서라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는 여러 로드맵(목표와 기준)을 만들겠다"며 "국가균형발전과 관련해서는 지역 디지털 인재 100만 명 양성을 위한 혁신안을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백종헌 의원은 "현재 국회의원과 국민의힘 시당위원장을 함께 맡고 있다"며 "(두 직책을 잘 병행하기 위해) 호랑이의 기운과 백두산의 기상을 올 한 해 펼쳐보겠다"고 밝혔다.
태영호 의원은 구민들의 민생 안전을 언급했다. 그는 "(지역구인) 강남 거주 스타트업 입주자들을 위한 공제 기준 3법도 발의를 계획 중이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해도 집 한 채 마련하기 힘든 2030 청년들이 좌절감을 느끼지 않을 특화법이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회 호랑이'들, 지난해 의정 활동의 아쉬움은?
<더팩트>는 범띠 의원들에게 국회에 있는 동안 묵은해의 아쉬움은 뭐가 있었느냐고 물었다. 이들은 저마다 힘써왔지만 끝내 통과되지 못한 법안들을 입에 올렸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유난히 혹독한 2021년을 보냈다. 그는 국민권익위원회가 민주당 대상으로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농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 받았고, 공소시효 만료로 '혐의없음'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은 우 의원에게 '탈당'을 권유했었다. 우 의원은 "서울 시장에서도 지고, 농지법 위반 여부로도 2~3개월을 고생했다. 정치 인생 중 가장 고단했다"고 회상했다.
황운하 의원은 "작년에 '자원안보(요소수, 희토류 등) 기본법'을 매듭짓지 못했다. 올해는 꼭 해당 법을 (본회의)통과시키고 싶다"며 "그 외에 경찰관 집무집행법 개정법, (검·경)수사·기소 분리 법안 등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은 이재정 의원은 "지난해 외교나 통일 관련 현안들이 주목받았음에도 조정안을 내고 법안 심사까지 갔음에도 마지막 결실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허종식 의원은 "(의정활동을 떠올리면) 늘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무연고 사망자 관련) 장사법(대표발의 후 계류)도 기억나고, 아동관련(아동복지법 개정일부개정법률안 등) 법도 기억난다. (입법 활동은 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될 일이지만 우리 민족의 미래에 대해 더 고민해야겠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과거 허 의원은 기자 시절 당시인 2000년대 초 '화장 문화 운동'을 하며 장례 제도에 관심을 두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코로나19 손실보상'을 꼽았다. 최 의원은 "작년에 손실보상법이 제정되었음에도 소상공인들에게 정확하고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가장 안타까웠다"며 "세금을 열심히 내고 고용 활동을 열심히 한 사람들이 오히려 소외되고 (보편적 손실보상금) 그냥 '무조건 나눠주기식'으로 (보상이) 이뤄지는 것은 국가재정 원칙에 큰 위험을 초래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종헌 의원은 "(지난해 의정 활동을 하며) 주위 분들과 좀 더 화합하고 협조를 구해 더 낮은 자세로 임했으면 어땠을까(하는 반성을 한다)"라며 "(올해는)저부터 솔선수범해 마음을 다잡아 당의 통합을 향해 달리겠다"고 밝혔다.
태영호 의원은 "우리 지역구(서울 강남구갑)는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가 제일 큰 문제다. 지난해 종부세 기준을 9→11억으로 완화하는 법을 통과시켰음에도 '공시지가'가 급등하다 보니 구민들의 과세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부터 '공시지가 동결 촉구 운동'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며 "종부세 부담을 줄여주겠다 했던 구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지긋지긋한' 세 번째 코로나…'대선 승리'와 '일상 회복' 재결의한 의원들
'올해는 끝나겠지' 했지만, 오미크론 변이 출현 등의 변수들로 올해도 끝나지 않고 국민의 일상을 제약하고 있는 코로나19. 범띠 의원들은 국민에 죄송한 마음을 전하며 향후 일상 회복과 생활 안전 등에 더욱 힘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국가가 평안하고 국민들에게도 한해가 무탈하고 좋은 일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크다"며 "코로나 위기가 빨리 극복돼 국민들이 일상생활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절실하게 바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허종식 의원도 "코로나는 전 국민이 협조하지 않으면 다 같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사는 지역이 어디든, 정치 성향이 어떻든 간에 공동체를 위해 모든 국민들이 협조해 위기를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황운하 의원은 "2년 넘게 국민 여러분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 사태에 송구하다고 밝혔다. 피해받고 있는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해 그는 "이재명 후보를 중심으로 3차 접종까지 마친 분들은 영업시간 제한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손실 보상 지원 혹은 피해 보상으론 한계가 있으니 방역이 완화될 수 있도록 일상 회복에 최대한 노력을 하겠다"고 전했다.
이재정 의원은 "대선 국면이고 국회가 멈추다시피 하는 때가 시작됐지만, 소상공인 지원 문제 등 국민들의 일상 회복을 위한 노력을 가장 첫 번째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며 "부족하지만 국민의 염려를 반이라도 덜도록 노력하겠다. 조금만 더 힘내 달라. 늘 고맙다"라고 밝혔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대선은 법치와 상식을 바로 세우는 중요한 선거다. '내로남불'처럼 내 편은 봐주고 상대편을 죽이는 방식으로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공정한 법 집행과 상식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서 "코로나로 타격받은 시민과 지역민을 돕고 미래 성장 동력에 앞장서겠다. 국채, 부채, 국채금리, 대출이자, 가계부채 등 무분별한 예산 사용을 막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새로운 활력을 만들 수 있도록 로드맵을 구축하고 싶다"는 의지도 전했다.
태영호 의원은 "현재 가장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과 자영업자를 위해 (코로나가 장기화한 만큼) 데이터를 기반으로 과학에 기초한 적절한 방역 수칙을 적용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열심히 전문가들과 논의해 보겠다"며 일상 회복을 기원했다.
백종헌 의원도 "낮은 자세로 국민들에게 다가가 바라시는 게 뭔지 가까이서 듣겠다.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의원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