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통화' 대부분 허용…尹, 정치적 부담 커질까


당분간 '녹취' 논란 지속 전망…野, 예의주시

법원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와 유튜브채널 서울의소리 기자와의 7시간 통화 녹음 대부분 내용의 공개를 허용했다. 김건희 녹취록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선화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법원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와 유튜브채널 '서울의소리' 기자와의 7시간 통화 녹음 대부분 내용의 공개를 허용했다. 이미 공개된 내용 외 또다른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지 관심이 쏠린다. 윤 후보의 정치적 부담이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김태업 수석부장판사)는 21일 김 씨가 서울의소리를 상대로 낸 방영금지·배포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공적 영역과 무관한 사생활 관련 발언과 서울의소리 기자가 녹음한 것으로서 ‘김 씨가 포함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만 방영을 금지하도록 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법원 결정이 있었으므로 사생활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방송을 하지 않아야 할 것이고 악의적 편집을 통해 대화 맥락과 취지가 달라지면 그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며 경고했다.

지난 16일 '녹취록' 일부 공개 이후 김 씨를 향해 조명이 쏠린다. 지난해 12월 허위 경력 기재 논란이 커지자 대국민 사과를 한 김 씨는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남편의 대선 운동을 돕지 못하는 상황에서 윤 후보에 대한 국민의 집중도를 낮추는 모습이다. 윤 후보의 비호감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7시간 녹취록' 중 아직 추가로 공개될 내용은 알 수 없다. 다만 국민의 눈높이와 정서에 반하는 대목이 있다면 윤 후보에게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 후보의 혼전 양상에서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윤 후보는 여성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앞서 MBC '스트레이트' 방송에 따르면 김 씨는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을 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두고 "불쌍하다. 나랑 우리 아저씨(윤 후보)는 되게 안희정 편"이라며 "보수들은 챙겨주는 건 확실해 '미투'가 별로 안 터진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MBC를 통해 7시간 녹취록이 일부 공개된 이후 김건희(사진) 씨를 향해 조명이 쏠린다. /남윤호 기자

윤 후보는 지난 17일 김 씨가 '나와 남편은 안희정 편'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그 내용에 대해서는 따로 드릴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여성계의 반발이 지속되자 "사적인 대화들이 공개된 것이지만, 경위를 불문하고 상처받으신 분들에게 송구하고 사과드린다"(19일) "상처 입은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고, 그 마음에 변함이 없다"(21일)고 했다.

'무속'과 관련된 내용이 추가로 나온다면 국민의 불신은 강해질 공산이 크다. 앞선 방송에서 김 씨는 자신이 "영적인 사람"이라며 "도사들과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고 언급했다. 이후 윤 후보는 18일 선대본에서 '건진법사'라는 무속인이 활동한다는 주장에 논란이 된 선거대책 본부 내 네트워크 본부의 해산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비선'을 우려하는 여론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윤 후보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추가로 공개될 녹취 내용이 이미 나온 내용의 '재탕' 수준이거나 결정적인 '한 방'이 없다면 윤 후보는 녹취 리스크를 빗겨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씨가 민감한 정치 사안이나 자신의 의혹에 관해 거침없이 견해를 밝혔다며 그의 팬클럽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 사례로 들린다. 이를 두고 보수층의 결집이 더 단단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MBC 방송 이후에도 윤 후보의 지지율도 굳건하다. 한국갤럽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이 후보의 지지율은 34%, 윤 후보는 33%로 집계됐다. 전주 조사 대비 이 후보의 지지율은 3%포인트 떨어졌지만, 윤 후보의 지지율은 오히려 2%포인트 올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국민의힘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기자와 취재원 간의 사적인 통화라는 점을 국민이 잘 아실 것"이라며 "(나머지 통화 녹음 내용을) 지켜보겠다"고 짧게 언급했다. 서울의소리는 오는 23일 김 씨와 통화 녹취를 유튜브에 공개할 예정이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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