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17일 라스 알 카이마에서 서울대병원이 위탁운영 중인 셰이크칼리파 전문병원(SKSH)을 찾아 중동에서 'K-의료'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한국 의료진과 직원들을 격려했다.
SKSH는 UAE 정부가 설립한 246병상의 공공병원으로 지난 2014년 UAE 대통령실로부터 위탁을 받아 서울대병원이 병원을 전담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파견 인력은 임원 3명, 의사 54명, 간호사 44명, 약무·보건 21명, 사무기술 9명 등 총 131명(2021년 11월 기준)이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49분(현지시간) 우리나라와 UAE의 우수 보건의료 협력 사례로 꼽히는 SKSH를 방문해 병원을 돌아본 뒤 한국 의료진 및 직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UAE에서 한국에 와서 진료받고 돌아가는 환자 수가 4000명이 넘었을 정도로 서울대병원이 일으키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UAE에서 서울대병원의 성공으로 여러 국가에서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참여 요청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이는 우리 의료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고, 그 나라 의료의 질도 높여 주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박민정 소화내과 의사(인사본부장)는 "서울대병원이 처음에 경쟁 상대로 삼은 것은 미국 클리브랜드클리닉, 메이요클리닉, 존스홉킨스병원 등"이라며 "UAE 현지에서 서울대병원이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높아진 대한민국의 위상과 보건복지부·보건산업진흥원·서울대의 적극적인 지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정 의사는 이어 "개인적으로는 성공 요인으로 한국 의사들의 뛰어난 기술과 손재주, 멀티태스킹, 지역 의료진의 적극적인 협조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UAE에 대한민국 국민들이 많이 나와 있는데, 서울대병원을 이용하고 싶어도 보험체계 등 어려움이 많다"고 개선 방안 마련을 요청했다.
권은옥 간호본부장은 "소속 간호사들 국적이 16개국 이상이고 언어와 문화적 배경이 다르지만, 이를 극복하고 서울대병원의 우수한 간호를 세계에 전달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수현 진단검사실장은 "2014년부터 7년 넘게 파견근무를 했다"며 "정착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UAE 최고의 진단검사시스템을 구축했다는 뿌듯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황일웅 부원장은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이 얼마나 선진적인지 UAE 서울대병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우리 의료산업이 발전하고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의견을 청취한 문 대통령은 "교민과 주재원이 현지 병원을 이용하려면 언어 등 어려움이 있는데, 급할 때 서울대병원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보험체계 등 제도적인 개선 방안을 강구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우리 의료가 세계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의료진들이 성심성의껏 진료한다는 것"이라며 의료진과 관계자들을 노고를 치하하며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SKSH의 병원장과 부원장은 모두 청와대와 인연이 깊다. 병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주치의였던 서창석 전 서울대 병원장이며, 부원장으로 근무 중인 황일웅 전 의무사령관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의무실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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