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최대 규모 MBR도서관 방문…'훈민정음 해례본' 기증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김정숙 여사는 16일(현지시간) 순방 첫 행사로, 중동 최대 규모의 모하메드빈라시드(MBR)도서관에서 열린 '한·UAE 지식문화 교류식'에 참석했다.
신혜현 청와대 부대변인에 따르면 이번 방문은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알리는 250여 권의 도서를 기증하고, 교류식을 계기로 한국 국립중앙도서관과 MBR도서관이 지식문화 교류 MOU를 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UAE 측에선 두바이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인 라티파 빈트 모하메드 공주, 할라 바드리 두바이 문화예술청장, 모하메드 알무르 도서관장 등이 참석했고, 우리 측에선 서혜란 국립중앙도서관장이 함께했다.
올 초 개관하는 MBR도서관은 디지털 자료를 포함해 최대 450만 권을 소장하고 있는 중동 최대 규모의 도서관이다.
모하메드 알무르 도서관장은 환영사에서 "MBR도서관은 세계의 지식문화 기관들과의 협력의 씨앗을 뿌리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으며 UAE, 중동뿐 아니라 전 세계적 차원에서의 다양한 지식 관련 분야 프로젝트들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양국 간 모든 문화 관련 분야에서 더 많은 협력을 갈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최근 신경숙 작가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아랍어로 번역이 되었다고 소개하면서 "이 창의적인 한국의 소설이 아랍세계에서 극찬을 받은 바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축사에서 "도서관은 직선의 미로라고 한다. 이곳에 펼쳐진 장대한 서가 앞에 서니 세상 모든 곳으로 향하는 길들이 활짝 열려 있는 것 같다"며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역사와 지식의 방대한 보고가 될 MBR도서관의 개관에 앞서 한국 도서와 자료를 기증하게 되어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동 최대 규모의 MBR도서관이 공공선을 향한 인류의 발자취가 담긴 K-문화 콘텐츠를 전파하고 확산시키는 거점으로서 자리매김하게 되기를 바란다"며 "오늘 한국과 UAE 간 지식문화 교류식은 올해 수교 42주년을 맞이한 양국의 이해와 협력을 통해 우의를 다지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는 "오늘 진행될 대한민국 국립중앙도서관과 MBR도서관의 교류 협력 체결을 통해 국립중앙도서관이 구축 중인 174만 책 디지털아카이브 '코리안 메모리'와 같은 양국의 다양하고 풍요로운 지식문화의 유산이 양국 국민들에게 제공됨으로써 미래지향적 문화공동체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후 김 여사는 모하메드 알무르 도서관장에게 직접 '훈민정음 해례본(영인본)'을 기증했다.
이와 관련 신 부대변인은 "세상의 모든 지식과 지혜가 활발히 공유되며, 이 공간에 들어오고자 하는 그 누구에게라도 평등하게 환대하고 응원하는 도서관의 정신을 훈민정음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게 이 책을 고른 이유"라며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훈민정음 해례본(영인본)은 양국을 잇는다는 의미의 조각보 보자기에 싸서 전달됐다"고 밝혔다.
이에 모하메드 알무르 도서관장은 답례로 아랍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이집트 여성가수라고 소개하면서 '움무 쿨쑴(Umm Kulthum)'의 포토북을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
김 여사는 교류식을 마친 뒤 라티파 공주, 국립중앙도서관장과 함께 MBR도서관장의 안내로 7층 전시실에 전시되어 있는 방대한 양의 희귀 고서·고지도를 관람했다.
sense83@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