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강구도' 구축 안철수, 지지율 심상치 않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지난 14일 발표된 한국개럽 지지도 조사에서 안 후보는 17%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선화 기자

安 측"설날 전까지 3강 체제 이루겠다"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반사이익'으로 평가받던 안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 회복세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다. 안 후보가 '단일화' 접근권에 도달하며 '3자구도'를 형성하자 향후 그의 지지율 추이에 여론의 관심이 쏠린다.

잠깐일 줄 알았던 안 후보의 지지율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일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 지지도 조사에서 안 후보는 17%로, 이 후보 37%, 윤 후보 31%의 뒤를 이었다. 지난주 갤럽 조사와 비교하면 윤 후보는 5%포인트, 이·안 후보는 각각 1%·2%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후보 단일화를 했을 경우를 가정한 결과는 더 흥미롭다. 윤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엔 이 후보 40%, 윤 후보 42%로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였다. 안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엔 이 후보 35%, 안 후보 45%로 나타났다. 안 후보가 7%포인트 차로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한 결과를 보인 것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예상치 못한 안 후보의 지지율 추이에 바짝 긴장한 듯 날 선 대립각을 보이고 있다.

강병원 민주당 최고위원은 "안 후보 정치엔 여전히 새 정치가 없고, 간 보기와 말 바꾸기 등 습관 같은 철수만 있을 뿐"이라고 직격했다.

이준석 대표는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를 '일시적'이라며 평가절하했다. 이 대표는 "지금 안철수 후보가 가지고 있는 지지율을 잘게 뜯어보면 일시적 지지율 상승"이었다며 "윤 후보가 안 후보의 지지율을 상당 부분 다시 흡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자 국민의당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권은희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에서 '반사이익에 불과하다', '바로 회복될 것이다'라고 깎아내리고 있다"면서 "깨끗한 안 후보의 상승세가 견고하게 나타나고 있고, 앞으로 추가적으로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자신했다.

특히 일각에서 제기되는 단일화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 없다"며 잘라 말했다. 안 후보는 지난 11일 한국기자협회 초청토론회에서 "단일화에 관심 없다. 정권교체를 위해 (대선에) 나왔다"고 했다. 또 "두 후보는 도덕적으로 그리고 가족 문제로 자유롭지 못하다"며 여야 대선후보를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타이틀에 안 후보의 도덕성이 재평가받자, 여야의 견제에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키며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현재 이 후보는 음주운전 등 4개의 전과, 가족 욕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있고, 윤 후보는 아내 김건희 씨 허위 이력과 실언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반면, 안 후보는 10년 동안 가족 문제를 포함한 어떠한 '도덕성 리스크'도 없었다. 또 창당과 분당, 당대표·대선 출마 등의 이력이 정치적 경험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약 10년 동안 '제3지대'를 외치며 기성 정치권의 진영논리에서 벗어난 점이 강한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가 정권교체 슬로건을 들고 나오면서 윤 후보와의 단일화가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안 후보가 단일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 지금의 지지율 추이 유지가 굉장히 중요해졌다. /국회사진취재단

이같은 분위기에 안 후보 선대위 측은 '이제 시작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선대위 관계자는 "국민들은 정권교체와 함께 후보자 역량에 대한 기대치가 있다. 둘 다 만족시킬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안 후보"라며 "일희일비하지 않고 충분히 지켜보고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관건은 안 후보의 지지율 유지다. 안 후보가 '정권교체' 슬로건을 들고나온 이상 윤 후보와 대등한 수준의 지지율 상승을 보여야 하며, '단일화'에서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는 점에서다.

안 후보 측은 다가오는 설날 전까지 3강 체제 트로이카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위 관계자는 "현재 두 후보는 탈모, 여성가족부 폐지 등 이슈가 될만한 정책을 발표하는 위험한 전략을 하고 있다"며 "우리들은 연금개혁, 먹거리 등 깊이 있는 공약으로 큰 줄기를 만들어나가겠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안 후보가 윤 후보의 벽을 넘고 단일화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선 강력한 '한방'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안 후보에 대해 기성정치에서 벗어나 소구력 있는 중도정치, 다른 후보에겐 없는 도덕성을 갖고 있다면서도 "3강으로 가기엔 힘들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의 지지율 상승은 안 후보가 잘해서가 아닌, 이 후보와 윤 후보로 인한 반사 이익"이라며 "안 후보만의 강력한 정체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안 후보가 완주에 성공하기 위해선 약한 조직력을 보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안 후보의 지지율이 높지만, 유권자들은 투표소에서 '선호'가 아닌 '선택'을 하게 된다"면서 "안 후보가 완주하기 위해선 '사표'가 되지 않겠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했다.

안 후보는 현재 '시대교체'라는 여론의 흐름을 타고 청년과 중도층에 표심을 호소하고 있다. 안 후보가 어떤 전략적 선택을 통해 오랜만에 불어온 '安風'을 강풍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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