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무덤' 22사단 철책 새해 첫날 또 '뚫렸다'

새해 첫날부터 강원도 최전방에서 월북 사건이 발생하면서 군 감시망의 허점이 도마에 올랐다. 감시장비가 월북 정황을 포착했으나 인지 후 대응에 나서기까지 3시간 이상 걸린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22사단 철책선을 지키는 군인들의 모습. /임영무 기자

'노크 귀순' 등 잇단 경계 실패 도마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별들의 무덤'으로 불린 강원도 동부전선 22사단 지역 철책으로 새해 첫날 우리 국민이 월북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월북한 미상 인원 1명은 1일 오후 6시 40분 GOP(일반전초) 철책을 넘어 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로 진입했고, 이 모습은 경계감시장비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하지만 CCTV 감시병이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1차 제지 기회를 놓쳤다. 미상 인원은 이렇게 DMZ에서 북쪽을 향해 이동했으며 3시간 뒤인 오후 9시 20분 우리 군에 포착됐다.

군은 이에 즉각 병력을 출동 시켜 월북 제지 작전에 돌입했지만, 1시간 20분 뒤인 오후 10시 40분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에 성공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22사단은 그동안에도 유사한 사건이 수시로 발생한 지역으로 '별들의 무덤'이라고 불린다. 지난 10여 년간 임기를 제대로 채우지 못한 사단장이 대부분이다.

이 부대에서는 2009년엔 민간인이 철책을 절단하고 월북하는 사건이 있었다. 2012년 10월에는 북한군 병사가 군 초소 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표시한 일명 '노크 귀순'이 발생했다.

또, 2014년엔 임 모 병장 총기 난사 사건으로 사단장과 참모들이 줄줄이 보직 해임돼기도 했다.

2020년 11월에는 북한 남성이 최전방 철책을 넘은 지 14시간 30분 만에 기동수색팀에 발견됐고, 지난해 2월엔 북한 남성 1명이 고성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을 통해 오리발 등을 착용하고 뚫린 배수로를 통해 월남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22사단은 전군에서 유일하게 DMZ 감시소초(GP)와 일반전초(GOP) 등 전방경계와 해안경계를 동시에 맡는 사단으로, 책임구역만 전방 육상 30㎞, 해안 70㎞ 등 총 100㎞에 달한다. 다른 최전방 GOP 사단의 책임구역이 25∼4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너무 넓어, 애로사항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그러나 하지만 이런 환경을 고려해도 제대로 조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선대위 장영일 상근부대변인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문재인 정권이 결국 대한민국 국방을 절단했다"며 "이번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GP 패싱'이다. 남북 합의에 따른 GP 전면철수는 없던 일이 됐고, 결국 북한과의 GP 격차는 세 배 이상으로 벌어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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