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데이'…직접 '이재명' 홍보 나선 지지자들

페이스북 등 각종 SNS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민주당과 이 후보를 의미하는 파란 옷을 입고 인증사진을 올리는 파란데이 챌린지가 진행 중이다. / 페이스북 갈무리

李 지지자들, 자발적 SNS 홍보 활동 전면전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파란을 일으키자' '매주 수요일은 파란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자들의 '파란데이 챌린지' 홍보 문구)

이 후보 지지자들은 내년 대선일인 3월 9일까지 매주 수요일에 파란 옷을 입는다고 한다.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옷차림을 한 '인증샷'을 자신의 SNS에 올리고 다른 지지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파란데이 챌린지'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 후보 측은 지지자들의 적극적인 홍보 활동이 향후 판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이들의 과도한 활동은 무당층, 중도층의 진입벽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주 수요일을 시작으로 한 '파란데이' 챌린지는 지지자들이 이 후보를 홍보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움직인 것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에 '#파란데이' 해시태그(같은 종류의 게시물을 묶어서 볼 수 있는 꼬리표)를 검색하면 지지자들이 푸른색 옷을 입고 이 후보 지지를 널리 알리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지지자들은 푸른 옷차림 사진과 함께 '이재명의 민주당이 전국에 파란을 일으킬 것' '집에서 '방콕' 중이지만 파란 옷을 입고 지지의 뜻을 보낸다' 등의 응원의 글을 함께 남기고 있다. 지지자들은 '#파란을_일으키자' '#파란을_다시한번' '#파란집(청와대)가자' '#우리가_이재명이다' '#우리가_언론이다' 등 다양한 해시태그를 남겨 더 많은 사람들이 챌린지에 동참할 수 있도록 권유하기도 한다. '파란을 일으키자'는 지난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홍보 포스터에 썼던 선거 문구이기도 하다. 때문에 '다시 한번' 파란 물결을 일으켜 민주당의 정권 명맥을 이어가자는 지지자들의 요청이 줄을 잇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진행된 파란데이 챌린지 참여 사진. 이 후보 지지자들은 대선일까지 파란 옷을 입은 인증샷을 자신의 SNS에 공유해 이 후보를 향한 응원을 계속할 예정이다. / 트위터 갈무리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의 홍보 문구는 파란을 일으키자 였다. 때문에 이 후보의 지지자들도 파란을 일으키자 파란을 다시 한번 등의 응원 문구로 다음 대선의 정권 유지를 염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지지자들의 자발적 '이재명 SNS 홍보'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이재명의 민주당은 ㅇㅇ이다'라는 주제로 표어의 공백에 앞으로 이 후보가 꾸려가야 할 미래 비전이나 당의 가치로 채워 넣어 후보에게 응원을 보내는 '#이재명의_민주당은_챌린지'도 소소하게 번지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지지자들은 이재명의 민주당을 '평화' '혁신' '공감' 등 다양한 단어로 표현하며 자신들이 원하는 '변화된 이재명의 민주당'을 제시하고 있다. 다음 순서를 이어갈 사람을 2~3명 지목하기도 한다.

이런 '이재명 응원 챌린지'에 참여한 사람 중에는 일반 시민 뿐 아니라 민주당 현직 국회의원·시의원들도 더럿 있었다. 그중 임종성 민주당(경기 광주시을)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단체카톡방에서 '파란데이'라고 사진을 올리겠다는 제안들이 있길래 의원도 참여하면 좋겠다 해서 동참하게 됐다. 지지자들 사이 이러한 움직임이 있다는 건 선거운동 중에서도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며 "다음 주에는 저도 배우자와 함께 (홍보 사진 속)이 후보와 김혜경 씨처럼 파란 옷을 입고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재명이네 슈퍼는 오뚜기처럼 일어서는 지지율이라는 문구를 삽입해 오뚜기의 로고를 본딴 이 후보 지지용 패러디 홍보물을 제작해 공유했으나 오뚜기 측의 항의에 해당 사진을 내리고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재명이네슈퍼 누리집 갈무리

하지만 이런 지지자들의 움직임이 때론 탈이 날 때도 있다. 홍보 도구를 이용하는 데 있어 사전 논의 같은 '거름망'이 따로 없는 탓이다. 대표적으로 이 후보의 지지자 모임 '재명이네 슈퍼'은 식품기업 오뚜기의 상표권 침해 논란으로 비판을 받았다.

앞서 재명이네 슈퍼는 '오뚜기처럼 일어서는 지지율'이라는 문구를 삽입해 오뚜기의 로고를 본뜬 이 후보 지지용 패러디 홍보물을 제작해 공유했다. 이를 두고 오뚜기 측은 "특정 정당,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행위에 오뚜기 상표가 무단 도용됐다"며 재명이네 슈퍼 측에 메일을 보내 홍보물 삭제를 요청했다. 재명이네 슈퍼는 논란이 커지자 재정비의 시간을 갖는다며 '임시 휴업'을 결정하기도 했다.

한편 이 후보 측은 지지자들의 홍보에 "고마울 따름"이라는 반응이다. 이경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지지자들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챌린지' 같은 것들은 늘 감사하고 좋다. 지지자들이 때로는 SNS 댓글이나 메시지 등으로 선대위도 모르는 정보를 전달해 주기도 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지지자들에게)항상 듣는 말이 '개싸움은 우리가 할 테니 선대위는 이 후보를 민생 대통령으로 만들어라'는 말을 정말 많이 한다"며 현재 윤 후보에 비해 이 후보의 지지율이 뒤처지지만, 지지자들의 적극적인 움직임 덕에 향후 판세를 좋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이 같은 지지자의 홍보활동에 대해 SNS 정치 활동을 일종의 '놀이 문화'로 인식하고 활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지지자들 사이 대선 선거 운동 관련 정보를 빠르게 공유하고, 사안과 관련해 논쟁도 벌이는 등 한층 진화된 소통 문화를 만들어낸 것"이라며 "챌린지의 경우, 지지 후보를 확실하게 결정하지 않은 주변인들에게 입소문을 내 지지층으로 영입하고자 하는 활동인 거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추천하면서 정치적 동질성을 공유하고 자신의 정체성도 드러내는 건데 이는 진화된 '팬덤'정치·선거운동의 한 현상"이라고 밝혔다. 다만 박 평론가는 지지자들의 과한 홍보 활동이 '무지지층' 혹은 '정치 무관심층'에게는 오히려 부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했다.

manyzero@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