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경찰 '부실대응·초동수사' 미흡 청원에…"경찰 체질 개선" 약속

김창룡 경찰청장이 3일 경찰의 부실대응과 초동수사 미흡을 비판한 국민청원에 대해 사과하면서 재발방지책 마련을 약속했다. /유튜브 갈무리

'인천 흉기난동', '군대 선후임 손도끼 협박 사망' 사건 사과…재발방지책 발표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청와대가 3일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과 '군대 선후임 손도끼 협박 사망 사건' 관련 경찰의 부실대응과 초동수사 미흡을 비판한 국민청원에 답했다. 경찰청장이 직접 답변자로 나서 경찰의 과오를 인정, 사과하면서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공개된 국민청원 답변 영상에서 "최근 발생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과 군대 선후임 협박 사망 사건 관련 총 2건의 국민청원에 대해 답변드리겠다. 두 청원은 사건 현장 부실대응과 초동수사 미흡 등 경찰이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을 질책하시는 국민의 목소리"라며 "국민청원뿐 아니라 최근 일어난 여러 범죄 사건에서 경찰의 대응이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경찰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김 청장은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 당시 경찰의 부실대응 청원(국민 25만1736명 동의)과 관련해 "청원인께서는 피해자의 동생분으로 △피해자인 언니 가족이 위협을 당해 경찰에 수차례 도움을 요청하였으나 적절한 보호조치가 없었던 점 △가족들이 공격을 당하고 있었음에도 함께 있었던 경찰관들이 현장을 이탈해 피해가 커진 점 △사건 이후 잘못을 무마하기 위해 경찰관들이 회유를 시도한 점에 대해 엄중한 처벌과 대책 마련을 요청하셨다"라며 "자신을 보호해 주리라 믿었던 경찰이 현장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위험에 빠진 국민을 제대로 지켜드리지 못했다. 끔찍한 범죄 피해를 입은 피해자와 가족분들의 심정을 생각하면 어떠한 말로 위로를 드려도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은 경찰의 소명과 존재 이유를 저버린 명백한 잘못이다. 경찰청은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 2명을 해임하고, 지휘책임을 물어 관할 경찰서장을 직위해제하는 등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사건 당일 현장 경찰관들의 행위뿐만 아니라, 사건 이전 반복된 112신고에 대한 미흡한 처리, 그리고 사건 이후 공감하기 어려운 언행으로 가족분들의 마음에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해 책임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경찰은 이번 사안을 경찰관 개인과 해당 관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조직적 문제로 인식하고, 엄중한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라며 "청원인과 국민 여러분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비상한 각오로 재발방지 방안을 마련해 경찰의 체질을 개선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이번 사건 발생 이후 경찰청은 차장 주재 '현장 대응력 강화 TF팀'을 발족하고, 이번 주부터 코로나19 유행으로 현장 대응훈련이 부족했던 신임 경찰관 1만여 명 전원에게 '물리력 행사'와 '경찰 정신' 특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112신고 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하는 지구대·파출소, 형사 등 현장 경찰 7만여 명을 대상으로도 1인 1발씩 테이저건 실사 및 긴급상황 대응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청장은 "신고 출동 시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돌발적 기습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관련 매뉴얼을 정비하겠다"라며 "보다 효과적으로 범인을 체포할 수 있는 첨단 장비를 개발하는 한편 경찰관이 국민 안전을 위해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법을 집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도 확충하겠다. 또한 경미한 사안이라도 3회 이상 반복 신고에 대해서는 경찰서장이 책임지고 점검하며 시·도경찰청의 지휘·감독을 강화하는 등 안전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청와대 누리집 갈무리

김 청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여경 무용론'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은 남녀의 성별 문제보다는 경찰관이 적절한 교육·훈련을 통해 충분한 현장 대응 역량을 갖추었는지가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실제로 여경들은 최일선 지구대·파출소에서부터 범죄수사, 과학수사, 집회시위 대응, 교통안전, 사회적 약자와 범죄 피해자 보호·지원 등 모든 영역에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 언제, 어디서, 어떠한 위험 상황에서도 국민을 제대로 지켜드릴 수 있는 경찰관을 양성하기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군대 선후임들의 협박·갈취 등으로 피해자가 사망한 사건 관련 청원(20만6939명 동의)에 대해선 "이번 사건은 지난 8월 8일 군대 선후임들로부터 금품을 갈취당하고 수치스러운 협박과 괴롭힘에 힘들어하던 20대 남성이 사망한 사건으로 가해자 3명은 현재 모두 구속되어 재판이 진행 중에 있으며, 앞으로 검찰과 협조해 엄정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청원인은 '가담자에 대한 늑장수사와 공범에 대한 미입건 조치', '유가족에게 증거자료를 확보하도록 하는 등 경찰의 부실수사' 문제를 지적했다. 진실 규명과 철저한 수사를 호소하는 유가족의 마음을 미처 헤아리지 못하고 수사가 미진했던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사건 담당자와 팀장·과장을 전보 조치해 수사 업무에서 배제했고, 수사 과정 전반에 대해 강도 높은 감찰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직무유기 여부까지 철저히 확인하는 한편 결과가 나오는 대로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경찰은 앞으로 이러한 부실수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책임수사 체계 전반을 정비하겠다. 담당 팀장과 과장이 사건 전반을 확인해 점검하고, 수사심사관이 사건 처리의 적정성을 객관적으로 심사토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요 사건은 접수 단계부터 시·도경찰청과 국가수사본부에서 직접 지휘하는 수사체계를 보다 내실화해 나가겠다"라며 "경찰청은 최근 일련의 사건과 관련한 국민 여러분의 우려와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다시는 이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와 개선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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