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민하게 대응해 성과 축적하는 선대위 되겠다"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이재명표'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단 인선을 마무리했다. 특히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에서 영입을 시도했던 예능 프로그램 제작자 김영희 전 MBC 콘텐츠 총괄부사장의 선대위 합류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선대위 종합상황실장과 공보단장, 정책·조직·홍보소통·직능 분야 등 핵심 실무진인 본부장 인선 개편 결과를 밝혔다. 재선인 김영진 의원과 강훈식 의원이 각각 총무본부장과 전략기획본부장을 맡는다. 이 외에 △윤후덕 정책본부장 △이원욱 조직본부장 △서영교 총괄 상황실장 △오영훈 비서실장 △윤건영 정무실장 △김병욱 직능본부장 △박광온 공보단장 △이근형 미래기획단장 △김영희 홍보소통본부장 등 대다수를 현역 국회의원으로 구성했다.
이 가운데 민주당은 김 본부장의 선대위 합류를 전날(1일) 사전 고지할 정도로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는 '느낌표', '이경규의 몰래카메라', '나는가수다' 등 간판 예능프로그램을 연출한 스타 PD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에서도 영입을 시도한 바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이 후보는 "야당에서 영입 노력을 하다 잘 안 되니까 이솝우화에 나오는 여우처럼, '저 포도 분명히 실 거야' 이런 것들이 참 보기 안 좋다"며 "훌륭한 인재를 영입하다가 실패했으면 격려하고 응원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김 본부장에 대해선 "우리 대선 캠페인도 진취적이고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그런 방향의 캠페인을 진두지휘해줄 것으로 믿고 크게 의지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본부장의 '이재명 선대위' 합류는 송영길 대표의 적극적인 영입 노력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사실 PD시절에 개인적으로 정치권으로부터 많은 제의를 받아왔지만 프로그램을 통해서 사회에 기여하는 게 훨씬 더 크다고 판단해 거절해왔다. 그런데 국민에게 사랑을 되돌려드려야 한다는, 거역할 수 없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치 입문 계기를 밝혔다.
그는 이어 "결심하게 된 배경에는 송 대표의 역할이 정말 컸다"며 송 대표가 자신의 자택 앞에 1시간가량 기다리면서 만남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김 본부장은 또 "사실 그 전부터 국민의힘에서 제안이 있었고 저는 계속 고민해보겠다고 말씀드리고 있던 상태였다"며 "송 대표가 제게 지극정성을 들이는 걸 보고 진심이 제 마음을 움직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송 대표를 중심으로 이 후보를 잘 보필해서 이 후보가 약자를 배려하고 따듯한심성을 가진 유능한 경제대통령이라는 것을 온 국민에게 잘 알려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만 그가 언론인의 정계 진출에 대해 '중립성이 훼손된다'며 비판 입장을 견지해온 만큼 이번 선대위 합류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지금 MBC를 떠난 지 1년 반이 넘었고, 그러니까 MBC 출신인 것은 관계는 없다고 본다"며 "민주당을 선택한 것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제가 그동안 프로그램을 통해 추구해온 가치, 서로를 배려한 따듯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한 가치를 이 후보와 송 대표가 잘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여기에 온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쇄신 선대위'를 통해 보다 기민하게 움직이고 국민 목소리를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대위가 기민하지 못하다는 지적들이 있었는데 민주당 당내 여러 의원들이 백의종군해주고 당을 위해서 선당후사 하는 결의 덕분에 기민한 선대위 체제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며 "기민하게 국민 목소리에 반응하고 국민이 요구하는 목소리들을 정책에 반영해서 작게라도 신속하게 실천해내서 성과를 축적해가는 민주당, 선대위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