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논란 두고 맞붙은 이준석 vs 정의당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평등 선진국 공약을 발표하는 등 여성 공약 노선에 힘을 줬다. 최근 발생한 사회적 범죄가 페미니즘 논쟁으로 번지자 당 차원에서 공약으로 발표하는 등 노선을 확고히 하는 모양새다. /이선화 기자

"논란 시작은 정의당" vs "당내 존재감 부각 의도"

[더팩트ㅣ곽현서] 최근 발생한 사회적 범죄가 '페미니즘' 논쟁으로 번지면서 정치권의 최대 화두가 됐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연일 SNS에서 설전을 이어가자 정의당과 심상정 대선 후보는 여성 관련 정책을 선명히하는 등 지원에 나서는 모양새다.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소모적 논쟁 보단 제도적 개혁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삶 자체가 페미니즘'이라고 공언한 심 후보는 지난 25일 세계여성폭력추방의 날을 기념해 "모든 성폭력과의 전면전을 시작하겠다"며 성폭력 근절 공약을 발표하는 등 정책 노선에 힘을 줬다. 이 자리에서 심 후보는 최근 발생한 스토킹 범죄 사건과 관련해 "스토킹 피해자 보호법을 제정하고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확고한 지원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최근 논란 되고 있는 사회적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정치권에서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처럼 정의당은 최근 발생한 범죄 문제를 거론하며 우리 사회에 '젠더이슈'를 부각시키고 있다. 장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벌어진 스토킹 범죄사건을 두고 '교제 살인'이라 규정하며 "이별통보 했다고 칼로 찌르고 19층에서 밀어 죽이는 세상에서 여성들이 어떻게 페미니스트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라고 적으면서 '페미니즘'의 운을 띄웠다. 그러자 이 대표가 "선거 때가 되니 또 슬슬 이런 저런 범죄를 페미니즘과 엮는 시도가 시작되고 있다"며 즉각 반박하면서 공방이 시작됐다. 이 대표는 '스토킹 살인에 성차별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범죄 자체가 잘못된 것이지, 그게 왜 페미니즘을 하는 근거가 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인천 다세대 주택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과 경기도 양평 흉기 제압 현장에서 여경이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현장을 이탈해 도망쳤다는 의혹을 두고도 이 대표와 정의당 간에는 뜨거운 설전이 오갔다. 이 대표는 "우리는 공정한 경찰공무원의 선발에 대해서 조금 더 치열하게 논쟁할 필요가 있다"며 "체력 검정 등은 성비를 맞추겠다는 정치적 목적으로 자격 조건을 둘 게 아니라 국민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치안 능력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경찰 채용 과정에서 '여성 할당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이 대표를 향해 "열심히 일하는 모든 여성 경찰 앞에 사과하라"며 비판에 가세하는 등 두 진영간 '페미니즘' 논란이 가열됐다. 이 대표가'여경 무용론'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와 장 의원은 SNS상에서 페미니즘 논란에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도 가세해 비판을 이어갔다. 이를 두고 장 의원은 <더팩트>와 만나 이 대표가 페미니즘 4글자에 꽂혀서 지나치게 정치적 쟁점화 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라고 밝혔지만 국민의힘 측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논란을 만드는건 정의당이라고 반박했다. /남윤호 기자

이처럼 정의당은 '여성'과 '페미니즘'을 향한 목소리를 연일 높이고 있다. 다가오는 대선에서 표류하고있는 이대녀(20대여성)의 표심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더 나아가 정의당은 당 차원에서 강 대표를 중심으로 류호정·장혜영 의원 등 2030 여성 정치인을 전면에 내세워 청년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 과정에서 강 대표는 이 대표를 향해 "이준석식 안티페미와 맞붙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는 자신을 향한 비판을 두고 "안티 페미랑 맞붙는 것이 아니라 님들(정의당)이 그냥 페미니스트 정당 선포한 것"이라며 "진지하게 노동운동 하던 분들 어디가고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나"라고 비난했다.

이에 장 의원은 <더팩트>와 만나 "정의당은 페미니즘 정당이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페미니즘' 4글자에 꽂혀서 지나치게 정치적 쟁점화 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라며 "스토킹·젠더 범죄 폭력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게 주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장 의원은 또 "앞으로도 정의당은 젠더 기반 범죄에 대해 계속 중요한 이슈로 싸우고 같이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강 대표도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 대표의 페미니즘 발언을 두고 '젠더발언을 통해 당내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강 대표는 "이 대표가 소위 '안티 페미니즘'이라는 전략으로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것 같다"라며 "범죄의 핵심 속성이 '젠더'인데 이것을 성별과 상관 없이 보자는 것은 사안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계속되는 논쟁에 국민의힘 측은 '오히려 논란을 만드는 건 정의당'이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갈등을 심화시키고 끊임 없이 '페미니즘' 이슈를 정치 테이블에 올려놓는건 정의당"이라면서 "정책적 사유를 '페미니즘' 프레임으로 걸어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했다.

또 두 진영간 설전의 원인이 됐던 '스토킹 범죄' 사건에 대해선 "정치권에서 논의되어야 할 문제는 '경찰의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여성이 어떻게 살해당했는가, 어떤 제도적 허점이 있었는지'에 대한 것인데, 성별 논란으로 본질이 흐려졌다"며 아쉬워했다. 사회적 문제가 정치권의 젠더 갈등으로 지나치게 확산되자 경찰행정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표한다. 곽대경 동국대 교수는 "현재 논란되고 있는 사안을 남자·여자 경찰로 나누워 남녀 사회 편가르기 하는 것은 상당히 비생산적"이라고 했다.

곽 교수는 '경찰이 시민의 안전을 지키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제도적 차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임무 수행 중 경찰에게 주어진 권한이 크지 않다는 점을 언급하며 "권총·테이저건 등을 사용할 때 법률적 소송에 대한 (국가·사회)적 지원이 전혀 없기 때문에 경찰 조직 차원에서 고문 변호사나 법률인단이 마련되어야 한다"라며 "어떠한 상황에 놓였을 때 망설이지 않게 국민을 보호할 수 있도록 나설수 있게 하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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