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정체 속 '관심도' 높은 이재명…"부정 이슈 털어내야"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에게 지지율이 뒤처진다는 결과가 나오지만, 온라인 빅데이터상에는 이 후보의 관심도(검색량, 언급량)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윤호·이선화 기자

포털·SNS 언급량 尹보다 많아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대선 본선 질주를 시작한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와 달리 검색량 등 관심도는 이 후보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는 "부정적인 이슈들을 정리해 지지율로 흡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거대 양당 대선 후보가 본선 링 위에 오른 후 공표된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이 후보는 윤 후보에 10%포인트(P) 이상 차이로 크게 뒤지고 있는 양상이다.

알앤써치가 지난 18일 발표한 20대 대통령 선거 가상 5자 대결 여론조사(매일경제·mbn 의뢰, 15~17일 조사 기간, 전국 유권자 1023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에서 윤 후보는 47.7%의 지지율을 얻었지만, 이 후보는 33.3%를 얻는 데 그쳤다.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14.4%P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5일 발표한 차기 대선 5자 가상대결 여론조사(12~13일 조사 기간, 전국 유권자 1009명 대상,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에서도 이 후보(32.4%)는 윤 후보(45.6%)에 13.2%P 격차로 크게 뒤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두 후보 간의 양자 가상대결에서도 윤 후보는 50.2%의 지지율을 얻어 이 후보(36.0%)에 14.2%P 앞섰다.

이는 지난 5일 마무리된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의 '컨벤션 효과'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윤 후보 지지율이 상승 흐름이라는 데는 여야 모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두 후보에 대한 구글트렌드(위)·썸트렌드(아래) 분석 결과. /박숙현 기자

하지만 여론조사와 달리 빅데이터상에는 이 후보에 대한 '관심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가 '구글트렌드'를 통해 민주당 경선 당일인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한 달여 동안 '이재명·윤석열'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 이 후보는 윤 후보보다 검색 빈도가 높았다.

윤 후보 검색량이 급증했던 때는 지난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최종 경선 당일이다. 해당 기간 중 가장 높은 검색어의 빈도가 100이라고 할 때, '윤석열' 검색어는 줄곧 낮은 수치(20 이내)를 유지하다가 지난달 22일 소폭(28) 올라 '이재명' 검색 빈도(14)를 제쳤다. '전두환 옹호' 발언 이후 윤 후보의 반려견 토리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개에게 사과를 내미는 사진이 업로드되면서 논란이 폭증했던 때다. 이어 5일 해당 기간 가장 높은 검색 빈도(100)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급격히 꺾이며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 후보에 대한 검색량이 가장 많았던 때는 지난 10일이었다. 전날(9일) 부인 김혜경 씨의 낙상사고로 이 후보 일정이 전면 취소됐다가 모습을 드러낸 날이었다. 또 이날은 대선 후보 확정 이후 처음으로 윤 후보와 한 행사장에서 만나 여론이 뜨거웠던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 검색량이 많은 날은 민주당 대선 경선 당일인 지난달 10일이었다. 이날 이 후보의 검색 빈도는 45로, 후보 선출로 가장 높은 검색 빈도(100)를 기록한 윤 후보와 대조된다. 검색량을 통해서도 윤 후보가 상대적으로 '경선 컨벤션 효과'를 얻었다는 점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두 후보에 대한 썸트렌드 긍·부정어 분석 결과. /박숙현 기자

뉴스를 비롯해 인스타그램, 블로그, 트위터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데이터분석 사이트인 '썸트렌드'에서도 같은 기간 유사한 추이가 보였다. 이 후보의 언급량은 꾸준히 윤 후보보다 많았다. 이 후보는 민주당 경선 당일 최고 수치(17만5655건)를 기록한 뒤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윤 후보의 언급량보다는 높게 나왔다. 윤 후보는 '개 사과' 논란이 있었던 10월 22일(5만1943건), 경선 당일인 11월 5일(5만9221건) 언급량이 급등한 것을 제외하고는 4만 건 밑에 머물렀다.

여론의 관심도는 왜 지지율로 이어지지 않는 것일까. 언급량에 비해 부정 평가가 대다수인 점이 이유로 분석된다.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 후보가 정책이라든지 이슈를 많이 던졌다. 그에 대한 반응이 있을 수 있고, 또 대장동 이슈가 계속 있었기 때문에 관심도가 높은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언급량을 '긍정 감성 단어'와 '부정 감성 단어'로 분석해보면, 두 후보(이재명 78%, 윤석열 74%) 모두 부정 단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구체적으로 상위 10개 단어를 살펴보면 이 후보는 △의혹 △거부하다 △싫다 △지지하다 △범죄 △논란 △음주운전 △비판△특혜 △비판하다 순으로, 긍정 단어는 1개였다. 윤 후보는 △의혹 △범죄 △망언 △논란 △잘하다 △싫다 △지지하다 △비판 △혐의 △위기 순으로 긍정 단어가 2개 포함됐다.

전문가는 이 후보가 논란이 되는 이슈들을 정리해 부정 평가를 떨쳐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의 사례를 봐도 긍정이든 부정이든 일단 언급량이 많은 것 자체가 꼭 나쁜 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대장동 의혹 등이 명확히 해소되고 있지 않다. 빅데이터에서 부정적인 언급이 많이 나오면 비호감도를 개선하는 데 긍정적이지는 않다"며 "부정적인 이슈가 있었을 때 정리를 해줘야 부정 평가가 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이 후보 측에서도) 부정적인 이슈들을 정리해나가는 것 같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이 후보는 최근 기존 입장에서 선회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강력히 주장해온 전 국민 재난지원금 요구를 사실상 철회했다. 또 자신을 둘러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에 대해서도 '조건부 특검(특별검사제) 수용'에서 '강력한 특검 요구'로 나아갔다. 이 후보와 민주당 지도부는 대장동 사건 관련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가 나오면 야당과 특검법 협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 있지만, 본선에서도 야당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의혹을 털어내고,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부실대출 등 윤 후보에게 반격할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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