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 '내조 경쟁' 시동…김건희, 언제 나설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등판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19년 7월 청와대 본관에서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 직전 윤 후보 내외 모습. /뉴시스

李, 부인과 '야구 관람'…일각선 '金 노출 최소화' 전망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본선행을 확정 지은 지 2주가 지난 시점에서도 배우자 김건희 씨는 한 번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일부 대선 주자의 부인들이 내조 경쟁에 시동을 건 것과 대비된다. 김 씨의 등판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김 씨는 지난 2017년 윤 후보의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 때 청와대에 동행했을 때를 제외하고 외부에 노출된 사례가 없다. 당내 경선 기간에도 다른 예비후보 부인들이 힘을 보탰던 것과 달리 김 씨는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았다. 윤 후보가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김 씨에 대한 대중의 궁금증은 커지고 있다.

차기 퍼스트레이디 후보인 다른 여야 대선 후보 부인들은 대외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는 지난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경기를 관람했다. 김혜경 씨는 낙상 사고를 당한 이후 9일 만에 외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 부부는 서로 팔짱을 끼거나 손을 잡는 등 애정을 과시했다.

제3지대에 머물며 대권 도전을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배우자 정우영 씨는 19일 첫 공개 일정으로 경기 수원시 경기아동보호전문기관을 찾아 간담회를 했다. 최근 대선 공약을 발표하거나 광주를 방문하는 등 활발하게 대권 행보를 이어가는 남편과 발을 맞춰 일찌감치 내조에 팔을 걷어붙인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김건희 씨를 고리로 윤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19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현재 언론들은 파파라치 하듯 하고 있는데 왜 김건희 씨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것일까 궁금하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김건희 씨를 둘러싸고 있는 문제들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문제라든지 허위학력 문제라든지 이런 명백한 혐의가 있다"며 "수사가 들어간 것에 대해서는 아무리 (대선 후보) 부인이라고 하더라도 철저한 수사와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1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4차전을 관전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17일 "국민대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도 모자라 대학 강사로 임용될 당시 허위 이력서를 제출했다는 의혹까지 터져 나온 상태"라며 "현재 김 씨가 공식 석상에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대선 후보의 배우자로서 대단히 부적절하고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송 대표는 김 씨의 추가 허위이력과 논문표절 의혹도 언급한 뒤 "표창장 하나 가지고 검찰을 총동원해서 한 집안을 풍비박산 내고도 그와 비교가 안 되는 본인과 일가의 악질적 비리 혐의에 대해선 윤 후보는 침묵으로 일관 중"이라며 "내로남불이 유체이탈급"이라고 비판했다. '조국 사태' 당시 대대적인 수사를 지휘했던 윤 후보가 자신의 일가가 연루된 의혹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같은 날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후보자로 선출되면 (부인도) 자연스럽게 활동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런저런 사유가 있지 않겠느냐"며 "적절한 시기에 활동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김 씨가 조만간 공개 석상에 등판할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과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는 점과 논문 표절 및 학력위조 논란도 있어 공개 활동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대중과 만나는 것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두렵고 부담될 수밖에 없기에 김 씨가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라며 "만약 공개 행보를 한다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한 질문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겠나. 말실수나 기자들의 질문에 잘못 대응하면 윤 후보의 지지율을 깎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에 노출은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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