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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공군 성추행 부실수사 책임자 '삼정검' 수여 논란
[더팩트ㅣ정리=허주열 기자]
◆한준호, '난임 부부' 아픔 무시한 '김건희 저격' 논란
-이번 한 주는 정치인들의 'SNS'가 화제가 됐어.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행 실장인 한준호 의원 페이스북 글이 많은 논란이 되고 있던데?
-한 의원은 지난 17일 이 후보를 지원하려는 의도로 이 후보의 부인인 김혜경 씨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 씨의 사진을 나란히 올린 뒤 "두 아이의 엄마 김혜경 vs 토리 엄마 김건희, 영부인도 국격을 대변합니다"라는 글을 올렸지. 한 의원의 글이 게재된 이후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 한 의원의 블로그에는 '난임 부부의 아픔을 무시했다. 애 없으면 출마도 못 하냐' 등의 비판적인 댓글이 줄을 이었어.
-최근 윤 후보에게 논란이 됐던 '개 사과' 사진을 비꼬아 공격한 의도로 보였지만, 두 아이를 낳은 김혜경 씨와 달리 김건희 씨는 자녀 없이 반려견 토리만 키우는 것을 비판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자 한 의원은 해당 글을 수정했지?
-맞아. 이후 한 의원은 '김혜경 vs 김건희' 문구로 수정했어. 특히 윤 후보 부부는 과거 힘들게 아이를 가졌지만, 국정원 댓글 수사 파문 이후 유산한 것으로 알려졌어. 당시 윤 후보는 "아이가 태어나면 업고 출근하겠다"고 할 정도로 크게 기뻐한 것으로 알려졌지. 유산 후 낙담이 컸던 탓에 윤 후보 부부는 강아지 네 마리와 고양이 세 마리를 키운다고 해.
-논란이 되고 있는 한 의원의 글에 대해서 민주당은 어떤 입장이야?
-민주당 선대위 측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문제없다"는 입장을 전했어. 특히 한 의원이 해당 글과 함께 김건희 씨의 각종 의혹을 함께 적은 것을 언급하며 "김건희 씨에 대한 수사는 엄격히 진행돼야 한다"고 했어. 그러면서 한 의원의 발언은 선대위 내부에서 '리스크' 차원의 논의가 없었다고 했어.
-민주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듯해. 이낙연계 출신, 민주당 의원은 "아직 선대위 구성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지혜가 부족할 수 있다"라면서 "선거 전날까지 보완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어.
-여기에 2012년과 2017년 문재인 캠프 대선에 참여해 '사람이 먼저다', '나라를 나라답게' 슬로건을 만든 이 후보 메시지총괄 담당 정철 카피라이터도 한 의원의 '영부인 비교' 글에 "너무 나갔다. 오버했다"라고 표현했어. 또 정치권에 막말이 많아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런 표현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확률이 높다"면서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니다"라고 단호히 말했어.
-야당 의원들의 비판도 쏟아졌다고 하던데?
-국민의힘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한 의원을 '수행 실장'에서 경질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신인규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런 초특급 막말을 하는 사람을 수행 실장으로 놔두는 이재명은 한 의원 의견에 묵시적 동의를 하는 건가? 라며 강도 높은 비난을 했지. 성일종 의원은 한 의원과 이 후보가 사과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한준호 수행 실장의 발언은 윤 후보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난임·불임 부부들 가슴에도 대못을 박은 역대급 막말 중의 막말"이라고 했어.
-정의당도 "가뜩이나 대장동과 고발사주로 불신과 냉소의 대상이 돼버린 대선판에 수준 낮은 비방까지 더해져 국민들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고 말을 보탰어.
-국회 출입기자들의 반응은 어때?
-한 의원의 글이 '지나쳤다'라는 평이 대부분이야. 취재기자 A 씨는 "갑자기 수행 실장이 된 한 의원이 왜 이렇게 이 후보를 치켜세우는지 모르겠다"라며 비판했고, 취재기자 B 씨는 "요즘은 친구들끼리도 '임신했니?'라는 질문은 조심스러워 하는데 저런 식의 글을 쓴 의도를 모르겠다"고 말했어.
-'SNS'를 통해서 지지자들과 소통하는 것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으로서 바람직한 행동이지만,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말도 안 되는 논리로 깎아내리는 행위는 옳지 못한 것 같아. 게다가 논란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마디의 사과도 없는 한 의원의 태도가 실망스러운 것 같아. '국회의원'이라는 이름의 무게와 책임감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
◆文대통령, 전익수에게 '삼정검' 직접 수여…군인권센터 "공군 성추행 사건 부실수사 책임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올해 준장 진급자 76명과 배우자를 청와대로 초청해 직접 '삼정검'을 수여 하고, 환담을 나눴어. 그런데 대상자 중 공군 여중사 성추행 사건을 부실 수사한 책임자가 포함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있네?
-맞아. 삼정검 수여식 다음 날(17일) 군인권센터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월 중순, 공군본부 보통검찰부 소속 군검사들이 나눈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어. 대화에 등장하는 군검사는 소령(진) 1명, 대위 4명으로 총 5명인데, 녹취록에 따르면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준장, 공군 법무병과 책임자)이 고 이예람 중사 성추행 사건 수사 초기 직접 가해자 불구속 수사를 지휘했고, 이 과정에서 가해자 변호사가 소속된 로펌에 대한 전관예우가 있었던 것으로 보여.
-해당 녹취록을 보면 A 군검사는 "그러니까 제가 (가해자를) 구속시켜야 한다고 몇 번을 말했어요. 범행 부인에, 피해자 회유 협박에, 2차 가해에 대체 왜 구속을 안 시킨 거예요? 구속시켰으면 이런 일도 없잖아"라고 말했어. 이에 선임 군검사 전 모 소령(진)은 "실장(전익수)님이 다 생각이 있으셨겠지. 야 우리도 나중에 나가면 다 그렇게 전관예우로 먹고살아야 되는 거야. 직접 불구속 지휘하는데 뭐 어쩌라고? 피곤하다. 그만 얘기하자. 입단속이나 잘해들"이라며 불구속 수사를 전익수 실장이 직접 지휘했고, 그 까닭은 전관예우 때문이었다는 점을 언급했어.
-가해자가 선임한 로펌에는 해군본부 법무실장 출신으로 전 실장과 군법무관 동기이고, 대학 선·후배 사이인 김 모 예비역 대령이 파트너 변호사로 있는데, 공군 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 군검찰 등이 노골적으로 가해자의 편을 들며 수사를 진행했던 이유가 이번 녹취록에서 드러났다는 게 군인권센터 주장이야. 이와 관련 전 실장도 국방부검찰단의 수사 대상이 됐는데, 국방부검찰단은 "전 실장은 사건 관련 보고를 받은 적이 없고, 참고 보고도 유심히 살펴보지 않아 사건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라며 불기소 결정을 내렸어.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전 실장의 악행은 여기가 끝이 아니야. 전 실장은 국방부검찰단으로 해당 사건이 이첩된 이후 '피내사자 신분'으로 군검사들에게 "이 중사 사진을 갖고 오라"고 종용한 것으로 보여. 녹취록에 C 군검사는 "무슨 변태도 아니고, 피해자 사진을 왜 봐요?"라고 했고, B 군검사는 "어차피 그거 보고 무슨 짓 하는지 다 아는데 왜 피해자 여군 사진을 올려야 되냐고요"라고 말하며 흐느끼기도 했어. 이에 대해 군인권센터는 전 실장은 가해자 봐주기 수사를 직접 지휘하고, 조직적인 거짓 진술로 법의 심판을 피해가고, 불법적으로 수사 정보를 빼내 증거를 인멸한 것도 모자라 권한을 남용해 짐승 같은 일까지 벌이고 있었다고 주장했어.
-당사자는 뭐라고 했지?
-전 실장은 군인권센터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어. 그는 입장문을 통해 "녹취록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불구속 수사지휘를 한 사실이 없다. 저와 함께 녹취록에 등장하는 당사자들은 군인권센터를 고소할 것이다.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반박했어. 이에 고 이 중사 아버지는 지난 18일 문 대통령의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어. 청와대 사회통합비서관실 관계자는 고 이 중사 부친 청와대 앞 1인 시위 현장을 방문해 요구사항을 듣고, 대통령 면담 요구서를 수령했다고 해.
-진실공방이 펼쳐지고 있는데, 청와대는 어떤 입장이야?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당 장성은 (사건 발생 전인) 올 1월 1일에 정상적으로 진급해서 삼정검 수여식에 참석한 것"이라며 "녹취록 관련해서는 일단 사실 확인 여부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어. 고 이 중사 부친의 청와대 앞 1인 시위와 관련해선 문 대통령의 특별한 언급은 19일까지 나오지 않았어. 억울한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문 대통령이 다시 한번 철저한 수사를 지시해서 희생자 유가족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곽현서 기자, 송다영 기자
sense83@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