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l 박희준 기자]2010년 3월 북한에 피격돼 침몰한 초계함 천안함이 강력한 대잠수함전 능력을 갖춘 호위함으로 부활했다. 대잠능력의 끝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해군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해군이 지난 9일 진수한 대구급 호위함(FFG-Ⅱ) 7번함 '천안함'의 강력한 대잠전 능력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해군 전문 매체 네이벌뉴스는 천안함 진수소식을 전하면서 배수량에 비해 강력한 대잠전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구급은 해군이 운용해온 1500t급 울산급 호위함(FF)과 1000t급 포항급 초계함(PCC)을 대체하기 위해 건조하는 함정이다. 총 8척을 건조하는 데 마지막 함인 8번함은 내년 중 진수한다.
새롭게 부활한 천안함은 길이 122m, 너비 14m, 높이 35m로 기준 배수량 2800t, 만재배수량 3600t으로 울산급에 비해 두 배 이상 커진 체구를 자랑한다. 큰 체구에 걸맞게 장거리 육상과 수상,수중 표적 타격 능력을 갖춘 무기로 무장한다. 상륙공격을 지원하기 위한 5인치(127mm) 62구경장 함포 1문과 '해성' 함대함유도탄, '해룡' 전술함대지유도탄, '해궁' 함대공 유도탄, 근접방어무기체계 등으로 무장한다.
주목할 만한 것은 대잠전 능력이다. 네이벌뉴스는 "인천급에 비해 대잠전 능력이 가장 크게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울산급 호위함과 포항급 초계함의 약점인 대잠전 능력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화했다. 탐지와 추적, 공격 능력은 물론 함정의 생존능력을 동시에 확보했다.
잠수함 탐지능력이 크게 강화됐다. SQS-240K 선체고정음탐기(HMS)와 SQR-250K 예인선배열음탐기(TASS)를 수중환경이 복잡한 서해에서도 원거리에서 적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SQS 240K HMS는 저주파를 사용하며 신호처리 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대 탐지거리가 30km 이른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전한다. SQR 250K TASS는 역시 저주파를 사용하는 소나로 최대 탐지거리가 50~100km로 알려져 있다. 대구급 호위함 1번함인 대구함(함번 818, 사진 위)은 이보다 성능이 한 단계 낮은 SQR-220KA1을 장비하고 있다.
둘다 세종대왕급 이지스함과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의 소나에 비해 탐지거리와 정밀도가 우수하며 수중 환경이 복잡한 서해에서 탐지능력을 발휘하기에 적합다고 한다.
천안함은 원거리에서 탐지한 적 잠수함을 공격할 무기로 대잠 로켓 어뢰 '홍상어'를 탑재한다. 홍상어는 물속에서 발사되는 일반 어뢰와 달리 로켓추진 장치로 공중으로 발사됐다가 바다로 들어가 잠수함을 타격한다.길이 5.7m, 지름 38cm,무게 820kg이며 사정거리는 18km이상이다. 원거리에서 공격하는 만큼 함정의 생존성을 확보한 가운데 잠수함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무기라고 방위사업청은 자평했다.
홍상어는 전술함대지유도탄 등과 함께 함수의 함포 뒤에 설치된 수직발사관(VLS)에 장착된다. 수직발사관은 발사관 셀당 미사일 4기가 들어가는 쿼드팩 형태다.
여기에 10t 규모의 해상작전헬기 1대를 운용할 수 있다. 해상작전 헬기도 수중의 잠수함을 탐지하는 디핑 소나와 공격하는 무기인 어뢰를 탑재한다.
게다가 엔진은 가스터빈과 추진전동기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추진체계다. 평소에는 디젤엔진을 돌려 생산한 전기로 추진하는 모터를 장착하고 있다.전기 추진기는 소음이 적어 적함에 피탐될 확률을 낮춘다. 방사청은 "수중방사소음을 줄여 적잠수함의 공격에 대비한 생존성을 크게 높였다"고 자평했다.
대구급이 이처럼 대잠 능력을 강화한 것은 10년 전 천안함의 비극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천안함은 시운전 평가를 거쳐 2023년 해군에 공식 인도되며 이후 전력화 과정을 마친 뒤 서해를 관할하는 해군 2함대의 주력 함정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북한 잠수함이 우리 해역에 들어올 여지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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