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신인' 윤석열, 대선 본선행…남은 과제는?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에 선출된 윤석열 후보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당 점퍼를 입고 손을 흔들고 있다. /이선화 기자

본인과 가족 의혹 변수…중도·청년 지지 확보 관건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막판까지 '무야홍' 바람을 일으켰던 홍준표 의원과 초접전을 벌였던 만큼 '큰 산'을 하나 넘은 셈이다. 정계 입문 넉 달 된 정치 신인임에도 당원들의 지지를 한몸에 받으며 제1야당 후보로 대권을 노리게 됐다.

본선에 진출함과 동시에 과제도 남아 있다. 앞으로 고발사주 의혹과 가족 비리 의혹에 대한 여당의 강도 높은 검증과 공방을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된다. 또 외연 확장은 물론 상대적으로 저조한 득표율을 보였던 '2030 세대'의 지지를 끌어올리는 것도 급선무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최종 득표율 47.85%를 기록, 홍 의원(41.5%)을 따돌리고 대선 후보로 지명됐다. 경선 레이스 막바지 매섭게 추격했던 유승민 전 의원(7.47%)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3.17%)도 고배를 마셨다.

정권 교체의 깃발을 든 윤 후보는 본선 진출에 실패한 후보들이 한목소리로 경선 결과에 승복하면서 부담을 덜게 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출된 이후 이낙연 전 대표와 마찰을 빚었던 것과 다르게 경선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윤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고려하면 험난한 본선이 예상된다. 배우자와 장모 등 가족 관련한 의혹과 고발사주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윤 후보의 선출로 확정된 본선 레이스의 총성이 울리자마자 "윤 후보를 둘러싼 여러 비리 의혹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약속하라"며 압박했다.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고발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과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불러 조사했다. 또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당일 대검찰청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지시와 개입 등이 있었는지 여부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후보에 선출된 윤석열 후보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개표결과 발표 후 홍준표 후보와 포옹하는 모습. /이선화 기자

부인 김건희 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도 검찰에서 수사하고 있다. 또 국민대는 김 씨의 박사학위 논문도 재조사하기로 했다. 요양급여 부정수급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장모 최 모 씨도 법적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이 자체만으로도 여당의 프레임 공세가 불가피해 보인다. 본인과 가족의 여러 의혹은 윤 후보의 중도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여지가 있다. 게다가 앞으로 검찰의 수사 상황과 사법부 판단에 따라 도덕성에 타격을 받는다면 대권 가도에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윤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사법 리스크 공세에 대한 대응 방안'에 대해 "워낙 말이 안 되는 얘기라서 대응할 필요 자체를 못 느낀다"면서 "지금까지 가족에 대한 (수사를) 1년 6개월 했는데, 이런 정치 공작이나 불법적인 선거 개입을 계속하게 되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2030 젊은 세대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도 관건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4일 발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 후보는 20대(3%)와 30대(7%)에서 한 자릿수 지지율을 보였다. 이 후보(20%/29%)와 홍 의원(24%/19%)보다 한참 낮은 기록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젊은 세대들의 인기를 끌었던 홍 의원의 선거대책위원회 합류 여부도 불투명하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겠다.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이번 대선에서는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하겠다"라고 밝혔다. 본선 레이스에서 전면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홍 의원을 지지했던 청년층 표심이 윤 후보로 향할지는 미지수다. 윤 후보는 청년층 표심을 잡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는 "어떤 후보든지 우리 당에서 청년 세대가 지지해준다는 거 자체가 고무적인 일"이라며 "계속 유지하고 더 많은 지지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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