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후보 확정에 엇갈린 與…이재명 "축하", 민주당 "축하하기 어렵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을 축하하며 정책 선거를 제안했다.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당 대선 후보에 최종 선출된 후 인사말을 하고 있는 윤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민주당 "검찰 중립성 훼손하고 국기 문란케 한 장본인…비리 의혹 수사 적극 협조해야"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정책과 비전을 언급하며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민주당은 윤 전 총장이 '소도(蘇塗) 후보'라며 "여러 비리 의혹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윤 후보가 선출된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대선이 정책과 비전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는 진정한 축제의 장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길 기대한다"며 "축하드린다"고 했다.

그는 "이번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코로나 팬데믹, 기후 위기, 에너지 위기 등 대전환의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제 당내 경선이 모두 끝났으니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 삶의 변화, 민생 개혁을 위한 생산적이고 열띤 경쟁을 펼치면 좋다. 윤 후보도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에 대한 비판 한 줄 없이 '정책 선거'를 제안하면서 민생 후보 이미지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민주당은 높은 수위로 윤 후보를 저격했다. 고용진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에서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내야 마땅하지만, 검찰의 중립성을 심대하게 훼손하고 국기를 문란케 한 장본인에게 그러기는 어렵다"며 운을 뗐다.

이어 "유감스럽지만, 윤석열 후보에게는 무수한 의혹이 따라붙고 있다"며 "그럼에도 윤 후보의 검찰에 대한 여전한 영향력과 수사기관의 '혹시나 미래 권력'에 대한 눈치보기로 수사가 지연·왜곡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자신을 가리키고 있는 많은 의혹부터 훌훌 털어야 한다"며 "윤 후보를 둘러싼 여러 비리 의혹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약속해야 한다"고 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또 "윤 후보는 새 보수 정치의 용광로를 자처했지만 비리혐의자, 부동산 투기자, 물의 야기자가 처벌을 피해서 의탁한 '소도(蘇塗) 후보'였다"며 "그런 점에서 윤 후보의 환골탈태를 기대할 수 있을지 깊은 의문"이라고 했다.

소도는 삼한 때에, 천신(天神)에게 제사를 지내던 성지다. 죄인이 이곳으로 들어오면 잡아갈 수 없어 도둑이 성행한 것으로 전해져 법이나 제도를 악용하는 이들을 지적할 때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각종 비리 의혹이 있는 윤 후보에게 국민의힘이 소도와 다를 게 없다고 꼬집은 것이다. 앞서 국민의힘 대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도 윤 후보의 검찰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당을 끌고 들어가지 말라"며 "당은 소도가 아니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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