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노출될수록 긍정적"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이재명 후보의 바로 옆에 선 아내 김혜경 씨에게 시선이 쏠렸다. 기념촬영을 앞두고 이 후보의 옷매무새를 다정하게 다듬어주는 모습이 포착되면서다.
출범식 내내 김 씨는 이 후보 옆자리를 지켰다. '푸른 물결'을 일으키자며 선대위 주요 인사들이 파란 천을 흔드는 결의 퍼포먼스 때도 한가운데 서서 이 후보와 함께 했다.
단정한 '중단발'의 헤어스타일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 씨는 이 후보가 2017년 대선 경선에 출마해 언론에 처음 노출될 때부터 짧은 단발 파마머리를 고수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어깨까지 닿는 중단발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 대선 경선 선거운동이 한창인 지난 9월에는 붉은빛이 도는 염색에 굵은 웨이브 스타일을 보였다가, 지난달부터 단정한 중단발로 미묘한 변화를 준 모습이다.
이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서 대중 앞에 노출할 기회가 많아진 점을 고려해 이미지 구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선 후보 배우자의 이미지에 따라 후보에 대한 유권자 인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와 관련,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아직 후보 배우자의 수행과 관련해 결정된 건 없는 것으로 안다"며 "(헤어스타일은) 웨이브가 있어 화려해 보일 수 있으니 스스로 결정한 것 같다"고 했다.
2018년 지방선거 이후 대외 활동을 자제해온 김 씨는 이번 대선 경선부터 이 후보를 물밑 지원해왔다. 김 씨가 이 후보의 대선 출마 선언 후 공개 행보에 나선 것은 지난 7월 목포까지 내려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장인상 조문을 다녀온 것이 처음이다. 경기도정 업무로 바쁜 이 후보를 대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이 후보가 '백제 발언' 논란으로 곤욕을 치를 당시 비공개로 호남을 수차례 방문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이 후보를 대신해 경남 양산 통도사의 회향식 행사에 참석해 야당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나란히 앉은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후보 배우자의 역할도 선거 과정에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고 말한다. 후보의 이미지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기에 적극적인 행보는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최진 대통령 리더십연구소장은 <더팩트>에 "시대가 변할수록 배우자의 역할과 영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옛날에는 후보 배우자가 '그림자 내조'였다면 지금은 '동반자 내조' 이미지가 있다. 그래서 예전에는 배우자가 바깥에 노출될수록 손해였지만 지금은 노출될수록 플러스다. 대표적으로 이 후보의 경우 2018년 경기도지사 출마 당시 지상파 예능 프로에 나가 효과를 봤다"고 했다. 이어 "요즘에는 여성적 리더십이 주목을 받고 있고, 배우자는 부드러운 느낌과 친근감을 주기 때문에 후보의 정치적 이미지를 훨씬 부드럽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최 소장은 다만 배우자의 과도한 정치적 역할은 경계해야 한다며 "배우자가 밖에 돌아다니면서 사람을 만나고 행사에 참석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할수록 긍정 효과가 있지만, 캠프 인사에 개입하거나 캠프 정책까지 개입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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